젊은 예술가의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
제임스 조이스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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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노느라고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그에게는 괴로웠다. 애들의 바보스러운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자기가 다른 애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이 클롱고우스 시절보다도 더 민감하게 느껴졌다. 그는 놀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기 영혼이 그 동안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던 그 실체 없는 이미지와 실제 세상에서 맞닥뜨리고 싶었다. 그는 어디서 어떻게 그것을 찾을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를 인도하고 있던 어떤 예감은 그가 공공연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결국 그 이미지와마주칠 수 있을 것임을 말해 주었다. 아마도 어느 집 문간에서, 혹은 보다 은밀한 곳에서 오랜 지기(知己)들이 만나듯이, 마치 만나자는 약속을 미리 해두었던 것처럼, 그들은 서로 만나게 될 것이다. 어둠과 정적에 휩싸인 채 단둘이 있게 되리라. 그러면 부드러운 감정이 절정을 이루는 순간에 그는 변신하게 되리라. 그녀의 눈앞에서 그는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것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고 그 순간 변신할 것이다. 그 마법의 순간에 연약함과 소심함과 무경험이 그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이다.(102-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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