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의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
제임스 조이스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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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을 앓고 있는 게 아니냐고. 아니, 아니에요, 정말 아프다고요. 꾀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요. 그는 생도감의 손이 이마에 와닿는 것을 느꼈다. 생도감의 차고 축축한 손이 닿자 이마는 뜨겁고도 축축하게 느껴졌다. 끈적거리고 축축하고 싸늘한 것이 마치 쥐를 만지는 기분이었다. 모든 쥐들은 두 개의 눈으로 살핀다. 그 미끈하고 끈적거리는 털, 뛰어오를 때마다 구부리는 그 작은 발, 그리고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검게 반짝이는 그 눈. 쥐들은 뛰는 법을 안다. 그렇지만 쥐의 마음이 삼각 함수를 이해하지는 못할 거다. 죽은 쥐는 옆으로 누워 있었다. 죽은 쥐의 털은 바짝 말라 있었다. 죽은 것들일 뿐이다.(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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