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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ㅣ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평점 :
'천민'은 언제나 되돌아온다
한 인간이 자신의 부모와 조상의 특성이나 편애를 몸 안에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설령 그 겉모습이 반대를 말한다고 해도 말이다. 이것은 종족의 문제다. 만일 부모에 대해 몇 가지를 안다고 하면, 자식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 어떤 장애가 되는 무절제와 음험한 질투, 볼품없는 자기 정당화 ㅡ 이러한 세 가지 요소가 함께 어느 시대에나 본래의 천민 유형을 이루어왔던 것처럼 ㅡ 이와 같은 것들은 썩은 피처럼 자식에게 확실히 옮아가는 것이 틀림없다. 사람들이 최상의 교육과 교양의 도움을 받아 성취한 것은 단지 이러한 유전을 속일 뿐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과 교양이 다른 것을 바라고 있단 말인가! 우리의 매우 민중적인, 즉 천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에 '교육'과 '교양'은 본질적으로 속이기 위한 ㅡ 혈통이나, 육체와 정신에 유전된 천민을 속이기 위한 기술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늘날 무엇보다도 성실함을 설교하고 자신의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진실하라! 자연스러워라!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라!"고 외치는 교육자가 있다면, ㅡ 그러한 유덕하고 순진한 멍청이도 시간이 지나면 본성을 몰아내기 위해 호라티우스Horaz의 갈퀴를 잡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 그러나 어떤 효과가 있겠는가? '천민'은 언제나 되돌아온다. ㅡ
- 니체, 『선악의 저편』, <제9장> 고귀함이란 무엇인가?, 26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