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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ㅣ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평점 :
민주주의 운동 비판
민주주의 운동은 그리스도교적 운동의 유산을 상속한 것이다. 그러나 조급한 사람과 앞에서 언급한 본능에 시달리는 병자나 중독자에게는 속도가 아직도 너무 느리고 졸릴 정도라는 사실, 이것은 현재 유럽 문화의 뒷골목을 방황하는 무정부주의자의 개들이 더욱 광포하게 으르렁거리며 더욱 이빨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 이들은 겉으로는 평화롭고 근면한 민주주의자이나 혁명을 주창하는 이데올로기 사상가와는 반대로 보이며, 더욱이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부르며 '자유로운 사회'를 바라는 어리석은 사이비 철학자나 형제애를 꿈꾸는 몽상가와도 반대로 보이지만, 사실 자율적 무리의 사회 형식 외에 어떤 다른 사회 형식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또 본능적으로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 그들과 하나이다('주인'과 '노예'의 개념마저 거부하기에 이른다. ㅡ 신도 주인도 없다는 것이 사회주의적 형식이다 ㅡ ). 어떤 사람은 모든 특별한 요구, 모든 특별한 권리와 특전에 대해 맹렬하게 저항한다(이는 결국 모든 권리에 저항함을 의미한다 :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한다면, 어떤 사람에게도 더 이상 '권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ㅡ). 또한 어떤 사람은 처벌하는 정의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마치 그것이 약자에 대한 폭력이며, 모든 이전 사회가 낳은 필연적인 결과에 부당함이 있는 것처럼 ㅡ). 그러나 그와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은 동정의 종교를 믿으며 오직 느끼고 살아가고 고통받는 한 동감한다(이는 아래로는 동물에까지 이르며, 위로는 '신'에까지 다다른다 : ㅡ '신에 대한 동정'이라는 탈선은 민주주의 시대의 것이다 ㅡ ). 어떤 사람은 동정을 외치면서 동정에 초조해하고 고통 일반에 대해 죽을 정도로 증오하며 이 점에서 방관자로 남아 있을 수 없고 고통받게 놓아둘 수 없는 거의 여성적인 무능력 안에 있다. 어떤 사람은 원하지 않은 우울함과 유약함에 빠져 있으며, 거기에 속박되어 유럽은 새로운 불교에 위협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사람은 마치 공동의 동정이라는 도덕을 신봉하고 마치 이것이 도덕 자체인 것처럼 생각하고, 절정, 인간에 의해 이른 절정, 미래의 유일한 희망, 현존하고 있는 자들의 위로제, 이전의 모든 죄에서 위대하게 해방된 것처럼 보고 있다 : ㅡ 어떤 사람은 전체적으로 구제자로서의 사회를 믿으며 즉 무리를 믿고 '그 자신'을 믿는다 ······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202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