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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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달리 갈구하지 않을 것인가?

 

사람은 낮에 있었던 일을 밤에 행한다 : 그러나 또 반대도 있다. 우리가 꿈속에서 체험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종종 체험한다고 가정할 때, 결국 '현실적으로' 체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혼의 가계 전체에 속하게 된다 : 우리는 그와 같은 꿈의 체험 덕분에 더욱 풍부해지기도 하고 가난해지기도 하며, 좀더 많은 욕망을 갖기도 하고 좀더 적은 욕망을 갖기도 하며, 결국 밝은 빛이 비추는 대낮에, 그리고 우리의 정신이 깨어 있는 가장 밝은 순간에도 어느 정도는 꿈의 습관에 의해 조정당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자신의 꿈 속에서 종종 날아다닌 적이 있어, 마침내 그가 꿈을 꾸자마자 날아다니는 힘과 기술을 자신의 특권인 것처럼 의식하고 또 선망받을 만한 자기 특유의 행복인 것처럼 의식하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 그러한 사람은 어떤 종류의 곡선이나 각도도 아주 미세한 충격을 가함으로써 선회할 수 있다고 믿으며, 긴장이나 강제 없이 위로 오를 수도, 교만이나 굴욕 없이 ㅡ 중력 없이! 아래로 내려올 수 있는 어떤 신적인 경쾌함의 감정을 알고 있다. 이러한 꿈에서의 경험과 꿈의 습관을 지닌 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깨어 있는 낮에도 '행복'이라는 말이 다르게 채색되고 규정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 아닌가! 그는 행복에 대해 어떻게 달리 갈구하지 않을 것인가? 시인들이 묘사하는 '비상(飛翔)'은 그의 '비행(飛行)'에 비한다면, 이미 너무 지상에 가깝고 근육질적이고 폭력적이며 이미 너무 '무거운' 것인 듯하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19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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