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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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텅 빈 채로

 

고백자 슈트라우스에게서 칭찬할 만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적어도 저술가 슈트라우스를 칭찬하기 위해 더욱 세련되고 더욱 정신성이 풍부한 특성과 표현들을 찾아서 그의 책을 샅샅이 탐색하고 또 그것을 위해 따로 표제를 붙인 하나의 메모장을 만들었을 때, 나는 실제로 무척 실망했다. 찾고 또 찾았지만, 나의 메모장은 텅 빈 채로 남아있었다. 이와는 반대로 언어 오류, 혼란스러운 비유, 불명료한 생략, 상스러운 언행, 부자연스러운 문체라는 제목이 붙은 다른 하나의 메모장은 가득 찼다. 그래서 내가 나중에 감히 시도할 수 있는 일은 수집한 방대한 견본 중에서 아주 조금만 선택해서 전달하는 것뿐이다. …… 극단적인 무미건조, 정말 굶주린 무미건조는 현재의 교양 있는 대중에게 바로 이러한 무미건조가 건강의 표시인 것 같은 부자연스러운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웅변술에 관한 대화》의 저자가 한 말은 여기에서 정말 타당하다. "그들은 그들이 과시하는 건강 자체를 강함에 의해서가 아니라 굶음에 의해서 획득한다." 강함이 그들의 건강과는 완전히 다른 건강에 관하여 증언하기 때문에 그들은 본능적으로 단결하여 이 강함을 증오한다. 또한 그들은 강함, 탄탄한 체격, 열렬한 운동의 힘, 근육 운동의 다양함과 부드러움에 혐의를 두려고 애쓴다. 그들은 사물의 본성과 이름을 뒤바꾸고, 약함이 보이는 곳에서 건강을 이야기하고, 실질적인 건강이 우리를 맞이하는 곳에서 병과 극단에 관하여 이야기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 『반시대적 고찰 Ⅰ』, <다비드 슈트라우스, 고백자와 저술가>, 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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