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ㅣ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밑줄긋기)
이보다 더 민망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전쟁 이후 이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행복과 품위 그리고 자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사회는 "독일 문화의 성과"에 따라 보증과 인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거의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회는 더욱 격식을 차려 엄숙하게 말하고, 독일 민족에게 고하기를 좋아하고, 고전 양식에 맞춰 전집을 간행하고, 또한 실제로 자신에게 예속된 신문에 자기 사람 몇몇을 새로운 독일 작가이자 모범 저술가라고 선언하기도 한다. 아마 독일의 교양 있는 사람들 중 보다 사려 깊고 학식 있는 일부의 사람들은 이러한 종류의 성과의 오용이 초래하는 위험들을 인식하거나, 혹은 적어도 눈앞에 펼쳐지는 연극이 보기 민망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기대해야 할 것이다. 볼품없는 사람이 거울 앞에 서서 수탉처럼 거드름을 피우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찬탄의 눈길을 주고받는 광경을 바라보는 것보다 더 민망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 『반시대적 고찰 Ⅰ』, <다비드 슈트라우스, 고백자와 저술가>, 1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