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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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스탄과 이졸데 

 

나는 음악과 친척 관계에 있어 음악에서 어머니의 품을 느끼며 다른 사물과도 음악과의 무의식적인 관계를 통해서만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려 한다. 이 진정한 음악가에게 질문을 던진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3막을 말과 영상의 도움 없이 순수하게 거대한 교향곡의 악장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그러면서도 영혼의 모든 날개가 경련하며 펼쳐져서 숨을 멈추지 않을 사람이 있는지? 세계 의지의 심장에 귀를 대고 실존에 대한 강렬한 욕망이 콸콸 흘러내리는 강물이 되거나 잔잔히 흐르는 시냇물이 되어 세계의 모든 핏줄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느끼는 사람은 느닷없이 산산이 부서져야 하지 않는지? 그는 인간 개체의 비참한 유리 껍질 안에서 '세계의 밤의 넓은 공간'에서 들려오는 무수한 쾌락과 고통의 외침을 참고 들어야 하는지, 형이상학의 이 목동 윤무에도 자신의 원초적 고향으로 도망가지 않은 채? 개체적 실존을 부정하지 않고 그런 작품을 전체로서 지각할 수 있다면, 창조자를 멸망시키지 않고도 그런 음악이 창조될 수 있다면 ㅡ 어디서 우리는 그런 모순을 해결할 방법을 얻겠는가?

 

- 『음악의 정신으로부터의 비극의 탄생』, 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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