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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ㅣ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영혼이 늘어지기를 재촉하고 있는 것
잠이 달래고 있으니, 나 어찌하랴? 잠은 비위를 맞추려는 듯한 손길로 나의 내면을 토닥거린다. 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잠은 나의 영혼이 늘어지기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보다 튼튼한 밧줄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자신의 더없이 조용한 포구로 들어온 배가 그리하듯 길고 긴 항해와 미지의 바다에서 지칠 대로 지친 그는 이제 뭍에 몸을 기댄다. 뭍이 그래도 더 미덥지 않은가?
이처럼 지친 배가 뭍에 기대어 붙어 있을 때는 한 마리의 거미가 뭍에서 배를 향해 거미줄 하나를 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보다 튼튼한 밧줄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없이 조용한 포구에 정박해 있는 지칠 대로 지친 배처럼, 나 또한 더없이 무른 실에 묶인 채 뭍 가까이에서 신실하고 믿음직하게 기다리면서 쉬고 있다.
한 순간
'다행히, 아주 적은 것으로도 충분하다, 행복해지는 데는.' 나 일찍이 이렇게 말하고는 내가 영리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건방진 생각이었다. 나 그것을 이제야 터득했다. 영리한 바보가 말은 더 잘하는 법이지.
더없이 적은 것, 더없이 조용한 것, 더없이 가벼운 것, 도마뱀의 바스락거림, 숨결 하나, 휙하는 소리, 한 순간. 이처럼 적은 것이 최상의 행복을 만들어낸다. 그러니 조용히 하라!
그처럼 찔리고 나서는
나를 찌르는 것이 있구나. 애석하게도, 심장을? 심장을! 오, 터져버려라, 터져버려라, 심장이여, 그같은 행복을 맛본 다음에는, 그처럼 찔리고 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