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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ㅣ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이런 자를 잡아간다면
안수로 재주를 부리는 마법사, 신의 은총이란 것을 입어 괴상한 이적을 행하는 자, 성유를 바르고는 세계나 비방해대는 자, 악마가 나타나 이런 자를 잡아간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악마는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일이 없지. 언제나 그렇지만 그는, 이 경을 칠 놈의 난쟁이, 안짱다리는 너무 늦게 나타난단 말이야!
판관까지 되고자 한 것
그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비밀스러움으로 가득 찬 신이었다. 진정, 그는 그의 아들에게까지도 샛길로 왔다. 그래서 그의 신앙의 문턱에 간통이란 것이 자리하게 된 것이지.
그를 사랑의 신으로 찬양하는 자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평가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판관까지 되고자 한 것이 이 신이 아니었던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라면 보상과 보복이라는 것을 초월하여 사랑하기 마련이거늘.
동방에서 온 이 신은 젊은 시절 가혹했으며 복수심에 불타 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자들을 기쁘게 할 생각에서 지옥이란 것을 만들어내었던 것이다.
선과 악의 저편
"이 얼마나 놀라운 이야긴가!" 교황은 귀를 곤두세운 채 말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그같은 불신앙으로 말미암아 그대 자신이 믿고 있는 것보다 한층 더 경건하시다! 그대 안에 어떤 신이 있어 그대로 하여금 신의 존재를 믿지 않도록 만든 것이리라.
그대로 하여금 그 어떤 신도 더 이상 섬기지 못하도록 만든 것, 그것은 그대의 경건성이 아닌가? 이제는 그대의 차고 넘치는 저 크나큰 정직성이 그대를 선과 악의 저편으로 인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