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2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안영옥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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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요.」산초가 대답했다. 「단지 제가 알고 있는 건, 잠을 자는 동안에는 두려움도 희망도 고생도 영광도 없다는 겁니다요. 잠을 발명한 자 복받았으면 좋겠습니다요. 잠은 인간의 모든 근심을 덮어 주는 외투이며, 배고픔을 없애 주는 맛있는 음식이고, 갈증을 쫓아내는 물이며, 추위를 데워 주는 불이자, 더위를 식혀 주는 차가움으로, 결론적으로 말해서 무엇이든 살 수 있도록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돈이자, 목동을 왕과 똑같이 만들어 주고 바보를 똑똑한 자와 똑같게 만드는 저울이며 추랍니다. 잠이 가지고 있는 단 한 가지 흠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 보건대 죽음과 닮았다는 겁니다요. 잠든 자와 죽은 자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거든요.」

 

「이보게 산초······」돈키호테가 말했다. 「나는 자네가 지금처럼 이토록 우아하게 말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다네. 이로 미루어 보면 자네가 몇 번이나 말하곤 했던 속담이 진실이라는 걸 알겠구먼. <누구에게서 태어나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풀을 먹느냐가 중요하다>라는 속담 말일세.」(830∼831쪽)

 

 

 

 - 『돈키호테 2』, <68, 돈키호테에게 일어난 돼지의 모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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