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걸어야 하지, 이 불행한 내가?」산초가 답했다. 「이 판자들이 꿰매 놓은 듯 내 몸에 딱 붙어서는 움직이는 걸 방해하고 있으니 무릎뼈 하나 놀릴 수가 없단 말이오. 당신들이 나를 안아다가 어느 문에다 가로로 놉히거나 세우거나 해주시오. 그러면 내가 이 창으로든 아니면 내 몸으로든 그 문을 지킬 테니 말이오.」
「그러지 말고 어서 걸어 보세요, 통치자 나리!」다른 사람이 말했다.
「판자보다는 두려움 때문에 나리께서 걸음을 떼지 못하시는 것 같네요. 그러지 말고, 자 서두르세요, 늦었습니다. 적들은 계속 불어나고 함성도 더 높아지고 있으니 위험이 더 커지고 있어요.」(657∼658쪽)
- 『돈키호테 2』, <53 산초 판사의 힘들었던 통치의 결말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