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모방자, 꾸미는 자, 모조자, 맹목적인 모방자들은
예술을 개념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참된 작품을 보면, 마음에 들거나 효과가 뚜렷한 점에만 관심을 두고, 이것을 명확하게 하여 개념으로서, 즉 추상적으로 파악한 다음에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교활한 생각을 품고 모방한다. 그들은 기생 식물처럼 타인의 작품에서 양분을 섭취하고, 해파리처럼 그 양분의 색깔을 갖는다. 비유를 사용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끌어 넣은 것을 잘게 깨어 혼합시킬 수는 있지만, 영원히 소화할 수 없는 기계와 같다. 따라서 그 혼합물 속에서는 언제나 다른 성분을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거기에서 가려낼 수 있다.······· 모방자나 꾸미는 자는 타인의 걸작을 개념으로 파악한다. 그러나 개념은 결코 작품에 내적 생명을 부여할 수 없다. 시대 일반, 즉 그 시대의 다수를 점하는 어리석은 대중은 기교를 부린 작품에 기꺼이 갈채를 보내며 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품은 2,3년이 지나면 재미가 없어져 버린다. 왜냐하면 시대정신, 즉 유행의 개념이 변했기 때문인데, 이러한 작품의 유일한 근거는 이 유행의 개념이다.

자연과 인생에서 직접 이끌어 낸 참다운 작품만이 자연이나 인생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젊고 언제까지나 근원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러한 참된 작품은 특정한 시대의 것이 아니라 인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작품은 그 시대에 영합하는 것을 경멸하고 시대로부터는 냉담한 대우를 받으며, 그때그때의 잘못이 그 작품에 의해 간접적이고 소극적으로 발견되기 때문에, 나중엔 진가를 인정받게 된다. 또 이러한 작품은 진부해지지 않고, 시대가 지난 후에도 여전히 신선하고 언제나 새롭게 사람의 마음에 호소한다. 이렇게 인정받은 이상, 이제는 무시되거나 오인받을 염려는 없어진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판단력이 출중한 소수의 사람들의 칭찬으로 영광의 왕관을 쓰고 진가를 인정받게 되기 때문이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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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기 작가의 작품들에서 그토록 많은 '표절'이 그토록 오래 숨어 있었다니 그저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런 사실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공공연한 비밀'로 치부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가 아래와 같은 오래된 글을 찾아 읽어보니 더욱 놀랍다. 메르스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를 두고 그저 쉬쉬하고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가. '표절의 기나긴 잠복기'에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제발 이번엔 '확진 판정'으로 이어져 '격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앞선다.

 

http://blog.naver.com/ye0jung/2128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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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짓말과 애매모호한 말은 집어치우고...
    from Value Investing 2015-07-01 15:55 
    "오오, 필멸의 존재로 태어난 우리 모두가 되돌아오는이 지하 세계를 다스리시는 신들이시여. 거짓말과애매모호한 말은 집어치우고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허용되고또 그대들이 허락해주신다면, 내가 이리로 내려온 것은어두운 타르타라를 구경하려는 것도 아니고, 메두사 같은 괴물의,뱀들이 친친 감고 있는 세 개의 목에 사슬을 채우려는 것도 아닙니다.내가 이리로 온 것은 아내 때문입니다. 발에 밟힌 독사가그녀에게 독을 퍼뜨려 그녀의 꽃다운 청춘을 앗아갔으니까요.나는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