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박집에서 하루를 묵고 난 다음 날 아침, 방문을 열고 마당에 내려서니 멋진 일출이 그냥 한 눈에 펼쳐져 있다.
2. 아침을 먹는 걸 뒤로 미루고 깃대봉을 먼저 오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3. 깃대봉 오르는 초입
4. 산을 조금만 올랐는데도 홍도1구 마을이 한 눈에 다 내려다 보인다.
5. 깃대봉 정상 부근에서 흑산도 쪽으로 바라본 풍경
6. 산을 내려오면서 보니 몽돌 해수욕장 쪽 바다가 눈이 부시도록 푸르다.
7. 손바닥만 한 운동장이 있는 곳이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 학생들은 '내내 전교 4등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고...
8. 아침 햇살에 눈이 너무 부셔서 내 얼굴은 잔뜩 인상을 쓰고 있지만, 홍도의 쪽빛 바다는 곱기만 하다.
9. 이른 아침인데도 유람선인 듯한 배 한 척이 벌써 바다를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
10. 멀리 바다 쪽으로 쪼르륵 튀어나온 바위들이 남문바위가 있는 곳.
11. 몽돌해수욕장
12. 모래가 한 알갱이도 없는 몽돌해수욕장
13. 홍도1구 마을 전체가 아침 햇살에 환하게 빛나고 있다.
14. 깃대봉(368.7m)은 '싸게 싸게' 다녀오면 1시간 40분쯤 걸리고, 느긋하게 걸어도 2시간 반쯤이면 충분하다.
15. 일요일 아침이지만 홍도 주민에게는 휴일이 따로 있을 리 없을 듯.
16. 관광객들이 홍도로 놀러 오는 길이 곧 어부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17. 작은 어선들은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한가롭기만 하다.
18. 일요일 아침, 가을 햇살에 빛나는 홍도1구의 마을들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19. 홍도에서 10시 40분 배를 타고 흑산도로 건너왔다. 말로만 듣던 '흑산도 홍어'가 식당마다 가득하다.
20. 오늘 점심은 '흑산도 홍어'로 배가 터지도록 '때려 먹을' 작정이었다... 하루를 묵을 민박집도 썩 마음에 들었고...
그런데 갑자기 '월요일 풍랑주의보'가 예보되어 우리가 떠날 예정이었던 '내일'은 배가 '전면 운항 금지'란다.
흑산도에서 목포로 떠나는 배편을 급히 당일 오후 4시 40분으로 바꾸고 나니 남은 시간이 1시간 30분 밖에 없다.
서둘러 '한 잔씩만' 하고 남은 40∼50분 동안에 흑산도 일주 관광을 마쳐야 한다. 갑자기 몹시 바빠졌다.
21. 흑산도를 일주하는 점보 관광 택시를 타고 서둘러 '일주 관광'을 시작했다.
멀리 보이는 섬이 흑산도이고,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이 '습지'로 유명한 장도이다.
22. 여기가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시간이 없어서 노래도 한 곡 못 들어 보고 30초 만에 다시 택시에 올랐다.
23. 흑산도 13경인 지도바위. 처음에는 호주 지도처럼 보이다가 나중엔 완벽한 한반도 모양으로 변한다.
13경인 지도바위는 마리와 비리 사이에 있는데 바위 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구멍은 처음에는 중앙아시아 모양으로 보이다가 어느 시점에 가면 우리나라 지도로 보인다. 그 지도 모양이 너무 정교하여 보는 이들이 모두 놀랄 정도이다.
- 고동률, 『홍도와 흑산도』중에서
24. 멀리 보이는 섬이 홍도. 마치 독수리가 머리를 내밀고 왼쪽으로 비스듬히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듯하다.
25. 손암 정약전이 15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하여던 곳으로 추정되는 자리인 복성재가 있는 마을.
흑산도는 오지 중에서도 오지이다. 그 옛날에는 목포에서 배를 타면 보름씩 걸려 도착하였다는 섬이다. 그래서 유배 문화가 남아 있다. 유배형은 조선시대 형벌 가운데 하나로 유배지는 서울에서 멀고 교통이 불편한 지방이 각광을 받았다. ······
손암의 흑산도 유배 생활은 절망과 회한으로 얼룩지지만은 않았다. ······ 손암은 15년 간 귀양살이를 하면서 서남단 근해에서 서식하는 물고기와 해산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꼼꼼한 관찰력과 해박한 지식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손암은 이 작업을 평생의 일로 여겼다. 틈만 나면 바다를 관찰하고 어부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결과 155여 종의 수산물을 채집하여 명칭은 물론 특성, 형태, 성어기, 분포 상황 등을 자세히 기록한 『자산어보』를 남겼다. 『자산어보』는 한국 어족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됨은 물론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자연과학 서적이다.
- 고동률, 『홍도와 흑산도』중에서
26. 흑산도의 바닷가 풍경
27. 슬픔과 애환이 가득한 섬이지만 이 곳 풍경은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28. 드넓게 펼쳐진 흑산도 앞바다
29. '면암 최선생 적로 유허비'가 있는 곳이니 잠깐 사진만 찍으라고 했지만 사양하고 그 대신 기사님 모습을 찍었다.
그 분의 명함에 담긴 내용을 옮겨 놓는다. 흑산도에 가실 분들은 꼭 이 분과 만나길... 최고의 재미를 보장한다.
<리무진 대형 개인택시, 흑산도 일주관광 9인승, 조 말 례, 010-3114-1017, E-mail : 3367045@naver.com>
면암이 흑산도에 위리안치된 것은 1876년(고종 13년)의 일이다. 이 해에 조선과 일제와의 통상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이를 매국이라고 간파한 면암은 도끼를 둘러메고 광화문에 나가 왜적을 멀리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자신의 목을 베라며 조약 체결의 불가를 역설하였다. 그 유명한 '오불가척화의소(五不可斥和議疎)'이다. 이로 인하여 면암은 유배길에 오르게 된다.
- 고동률, 『홍도와 흑산도』중에서
30. 흑산도 바다위에 떠 있는 고기잡이 배들.
31. 구녕(?) 바위. 뻥 뚫린 구멍 주위로 잘 자란 나무들이 더욱 묘하다.
32. 흑산도에서 목포 방향으로 보이는 이 섬은 영산도.
33. 2005년에『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소개된 걸 보고 처음 찾았던 목포의 '독천식당'. 이번이 벌써 세 번째이다.
34. 독천식당에서 내놓은 낙지탕탕이와 낙지무침
35. 나무젖가락에 둘둘 말아 구워낸 '낙지구이'까지... 술맛이 절로 났다.
36. 목포에 왔으니 유달산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오면 '목포의 눈물'이 계속 흐른다. 물론 이난영씨의 노래다.
37. 유달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목포 시내와 목포항 전경. 멀리 영산강 하구둑과 영암 월출산도 보인다.
38. 작년 여름에 종주했던 '영암 월출산'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가 보다.
이번에 함께 한 일행들과 내년 가을에는 울릉도를 가기로 약속했다. 여행에 나설 때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 『홍도와 흑산도』 말고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몇 권의 책을 더 샀다. 나이 들수록 돌아다닐 시간도 더 많이 생겨나는 게 자연스런 이치이리라 믿고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좀 더 많은 섬들을 두루 돌아다녀 보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