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불러들인 사람들에 한해서만 훼방이 용남되는 공간
아버지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리고 어머니의 감시의 눈길을 벗어나기 힘든 현실에서 그 소녀는 자기 방에서, 밤에 자신의 침대에서 유일한 피난처를 찾는다. 어른이 된 후에도 줄곧 콜레트는 이런 식으로 혼자만의 독서 공간을 추구하게 된다. 안뜰이 딸린 아담한 여관이든, 아니면 널찍한 시골 저택에서든, 세를 낸 침실 겸용 거실에서든, 아니면 파리의 넉넉한 아파트에서든, 가족과 함께든 아니면 혼자든 그녀는 자신이 불러들인 사람들에 한해서만 훼방이 용납되는 공간을(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지만) 따로 두곤 했다. 담요를 포근하게 깐 침대에 쭉 펴고 드러누워서 두 손에 쥐어진 귀중한 책을 자신의 배에 얹고 있으면 그녀는 공간만이 아니라 시간의 단위까지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2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