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새끼염소들이 질 때 이는 파도보다 더 인정머리없고,
노리쿰의 불이 벼리는 무쇠나 아직도 살아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바위보다 더 단단한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조롱했어요. 게다가 그녀는 잔인하게도 매정한 행동에
거만한 말을 덧붙이며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희망마저
빼앗아버렸어요. 이피스는 오랜 고통의 고문을 참다못해
그녀의 문 앞에서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어요.
'아낙사레테여, 그대가 이겼소.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대를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오. 즐거운 개선 행렬을 준비하시구려!
그대는 이겼고, 나는 기꺼이 죽으니까요. 자, 무쇠같은 여인이여
기뻐하시구려! 확실히 그대는 내 사랑에도 무엇인가 그대의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는 것을 시인하게 될 것이고, 내 공로를 인정하게
될 것이오. 하지만 그대에 대한 내 사랑이 내 목숨보다 먼저 나를
떠나지 않고, 내가 두 가지 빛을 동시에 잃었음을 기억하시오!
그리고 내 죽음을 전하기 위해 소문이 그대에게 다가가는 일은
없을 것이오. 나 자신이, 그대는 의심하지 마시오, 몸소 나타나 그대에게
보일 것인즉 죽은 내 시신으로 그대의 잔인한 눈을 즐겁게 해주시구려!
하지만 하늘의 신들이시여, 인간들이 하는 짓을 그대들이 보고 계신다면,
나를 기억해주시고 (내 혀는 이제 더 이상 기도 드릴 수 없나이다.)
내 이야기가 긴긴 세월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해주소서!
그리고 그대들이 내 목숨에서 빼앗은 시간을 내 명성에 덧붙이소서!'
그는 자신이 가끔 화환으로 장식하곤 하던
문설주를 향하여 눈에 눈물을 머금고 창백한 두 팔을 들더니
문 위에다 고를 낸 매듭을 매면서 말했어요. '여기 이 화환이
그대의 마음에 드시오, 잔인하고 불경한 여인이여?'
그리고 그는 그때에도 얼굴을 그녀 쪽으로 향한 채 매듭 안에
머리를 밀어 넣고는 목구멍이 졸린 채 불쌍한 짐으로 매달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