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티로스의 부축을 받는 술 취한 실레노스

안톤 반 다이크(Anthony Van Dyck), 17세기 전반경, 런던 내셔널 갤러리

 

 

 


어느새 열한 번째로 루키페르가 하늘에서 별들의 무리를

몰아냈을 때, 왕은 흐뭇한 마음으로 뤼디아의 들판으로 나가

실레누스를 그의 젊은 양자(養子)에게 돌려주었다. 그러자 신은

양부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기뻐하며 왕에게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해주었는데, 그것은 즐겁기는 하지만

무익한 선물이었다. 선물을 악용할 운명을 타고난 왕은 "내 몸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 누런 황금이 되게 해주소서!" 라고 말했다.

리베르는 그의 소원대로 해악을 가져다줄 선물을 주며

그가 더 나은 것을 구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베레퀸테스족의 영웅은 흐뭇한 마음으로 떠나며 자신의 재앙을 기뻐했고,

이것저것 만짐으로써 약속이 과연 진실인지 시험해보았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1권 97∼107행

 

 

 

[미다스와 디오니소스],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629∼1630,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상상을 하자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희망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가 기뻐하고

있을 때 하인들이 진수성찬을 차려 내놓았고, 거기에는 빵도

빠지지 않았다. 그가 케레스의 선물에 손을 뻗치자,

케레스의 선물은 굳어졌다. 그리고 탐욕스런 이빨로

진수성찬을 먹으려고 하면 그의 이빨에 씹히는 것은 얇은

황금 조각들뿐이었다. 그는 이런 선물을 준 박쿠스 신의

포도주를 깨끗한 물로 희석했다. 그대는 녹은 금이

그의 목구멍 사이로 흘러내려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으리라.

이 이상한 재앙에 깜짝 놀라, 부자이면서도 비참한 그는 자신의

재산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방금 전에 기구했던 것이 싫어졌다.

아무리 많은 음식도 그의 허기를 채워주지 못했다. 목 안은

타는 듯이 말랐다. 그는 제 잘못으로 가증스런 황금으로

고통 받자 하늘을 향하여 두 손과 번쩍이는 두 팔을 들고 말했다.

"아버지 레나이우스여, 용서해주소서. 내가 죄를 지었나이다.

바라옵건대, 나를 불쌍히 여기시어 이 번쩍이는 저주에서 구해주소서!"

박쿠스는 그를 복원시켜주고 계약과 선물을 무효로 하며 말했다.

"그대가 잘못 기구한 황금에 온통 싸여 있지 않도록

강력한 사르데스에 인접해 있는 강으로 가되

그 강의 발원지에 이를 때까지 굴러 내려오는

물결을 거슬러 산등성이 위로 오르도록 하라.

거기 샘물이 거품을 일으키며 가장 많이 솟아나오는 곳에

그대의 머리와 몸을 담가 그대의 죄를 씻어내도록 하라!"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1권 118∼141행

 

 

 

파크톨루스 강의 미다스,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7세기경, 페슈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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