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블리스는 아폴로의 손자인 자기 오라비에게 걷잡을 수 없는
연정을 품었으니, 뷔블리스야말로 소녀들은 허용된 것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오라비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오누이간의 사랑이 아니라, 해서는 안 될 사랑이었다.
······
그녀는 혈족이란 말을 싫어했으며, 어느새 그를 여보라고 부르며
그가 자기를 누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뷔블리스라고
불러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녀는 깨어 있는 동안에는
마음속에 감히 불순한 욕망을 품지는 않았다.
하나 부드러운 잠에 사지가 풀리게 되면 그녀는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가끔 보았다. 그녀는 오라비의 품에 안겨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잠들어 누워 있는데도 얼굴을 붉혔던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한동안 말없이 누워 꿈에서 본 것을
되새기며 갈팡질팡했다. "아아, 나처럼 불쌍한 애가 있을까!
이 고요한 밤의 환영이 원하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
그런 일은 얼어나지 말았으면! 왜 나는 이런 꿈을 꾸는 것일까?
그를 곱지 않게 보는 눈에도 그가 미남인 것은 사실이야. 나도 그가
마음에 들어. 오라비만 아니라면 그를 사랑할 수 있을 테지. 그는
나에게 딱 어울리는 상대였겠지. 하지만 불행히도 나는 그의 누이야.
내가 깨어 있을 때 그런 짓을 하려고 시도하지만 않는다면야,
가끔 잠이 그와 비슷한 꿈과 함께 돌아왔으면 좋겠어.
꿈에는 증인도 없고, 그렇다고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니니까.
오오, 베누스여, 그리고 부드러운 어머니와 함께하는
쿠피도여, 나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얼마나 실감나는 쾌락에
나는 사로잡혔던가! 누워 있었을 때 나는 골수가 모두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 생각만 해도 나는 즐거워.
비록 그것이 짧은 쾌락에 지나지 않고,
밤은 우리가 시작한 일을 시기하여 허둥지둥 달려갔지만 말이야.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9권 454∼486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