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은 그자가 자신의 소행으로 어느 누구의 동정도 살 수 없게
되지 않았던들 남의 동정을 살 만도 한 그런 벌을 궁리했으니,
여신은 그자가 허기에 시달리다 죽게 할 참이었소.
하나 여신은 허기를 몸소 찾아갈 수는 없었기에 (케레스와 허기가
만나는 것을 운명이 금했기 때문이오.) 산의 여신들 가운데
한 명을, 시골에 사는 산의 요정을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소.
'얼음처럼 차가운 스퀴티아의 가장 먼 변경에는 대지에
곡식도 나지 않고 나무도 나지 않는 황량한 불모지가 있다.
그곳에는 나태한 한기와 해쓱함과 오한과 수척한 허기가
살고 있다. 너는 허기에게 저 신성을 모독하는 자의 죄 많은
뱃속에 숨으라고 일러라! 그리고 어떤 풍요함도 그녀를
이기지 못하게 하고, 그녀가 싸움에서 내 힘을 이기게 하라!
길이 멀다고 네가 겁먹지 않도록 너는 내 수레와 용들을 받아
그것들을 고삐로 몰려 하늘을 날아가도록 하라!'
······
요정은 허기를 찾다가 그녀가 돌투성이의 들판에서
손톱과 이빨로 얼마 안 되는 풀을 뜯는 것을 보았소.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두 눈은 움푹 들어가 있고,
얼굴은 창백했고, 입술른 말라 갈라졌고, 입안은 태(苔)로 거칠어졌고,
살갗은 딱딱하게 말라 안에 있는 내장이 들여다 보였소.
그녀의 앙상한 좌골(坐骨)들은 음푹 들어간 허리 아래로 튀어나와
있었고, 배는 빈 자리에 불과했소. 그대는 그녀의 가슴이 허공에
매달려 있고, 척추의 뼈대에 간신히 붙들려 있다고 생각할 것이오.
그녀는 수척하여 관절이 굵어 보였고, 무릎은 부어올랐으며,
복사뼈는 지나치게 큰 혹처럼 툭 튀어나와 있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