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슴으로 변한 악타이온](부분), 프란체스코 알바니, 16세기경, 루브르 박물관

 

 

 


카드무스여, 그대가 그토록 번영을 누릴 때 그대에게 처음으로

슬픔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그대의 손자 가운데 한 명인 악타이온과

그의 이마에 난 이상한 뿔과 주인의 피를 실컷 빤 너희들 개 떼였다.

하지만 그대가 잘 살펴보면, 그에게서 운명의 잘못이라면 몰라도 죄는

발견하지 못할 것이오. 그럴 것이 길을 잃은 것이 무슨 죄란 말인가?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3권 138∼142

 

 

 


그곳에서 티탄의 외손녀가 친숙한 물에서 멱 감고 있는 동안,

보라, 카드무스의 외손자가 이날의 사냥을 뒤로 미루고는

알지 못하는 숲 속을 자신 없는 걸음걸이로 헤매다가

그 임원으로 들어섰다. 운명이 그를 인도했던 것이다.

그가 샘물에 젖은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남자의 출현에 깜짝 놀란

요정들은 발가벗은 그대로 가슴을 쳤고, 갑작스런 비명으로

온 숲을 메우며 디아나 주위로 몰려가 자신들의 몸으로 여신의 몸을

가리려 했다. 하지만 여신은 그들보다 키가 더 컸고,

그들의 위로 머리 하나만큼 우뚝 솟아 있었다.

디아나는 옷을 벗은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자

마치 기울어지는 석양에 물든 구름 또는

자줏빛 새벽의 여신처럼 얼굴이 빨개졌다.

······

여신은 화살을 준배해두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가진 것은 물밖에 없어 물을 떠서 남자의 얼굴에 끼얹었다.

그리고 여신은 그의 머리털에 복수의 물을 뿌리며

그의 불행한 미래를 예고해주듯 이렇게 덧붙였다. "자, 이제는

옷 벗은 날 보았다고 말해도 좋다. 말을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여신은 더 이상 위협의 말은 하지 않은 채 물이 뿌려진

악타이온의 머리에 오래 사는 수사슴의 뿔이 돋아나게 했고,

목은 길게 늘였으며 귀의 위쪽 끝은 뾰족하게 만들었다.

손은 발굽으로, 팔은 긴 다리로 바꾸었으며 그의 몸에 얼룩덜룩한

모피를 입혔다. 이에 덧붙여 여신은 그의 마음에 공포를 불어넣었다.

아우토노에의 영웅 아들은 황급히 달아나며

그토록 빨리 달아날 수 있다는 데 스스로 놀랐다.

그는 물에 비친 제 얼굴과 뿔들을 보고는 "아아, 맙소사!" 하고

탄식하려 했으나, 말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는 한숨을 쉬었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3권 173∼201

 

 

 


그는 돌아가자니 부끄럽고, 숲 속에 숨어 지내자니 무서웠다.

그는 망설이고 있다가 개 떼의 눈에 띄었다.

먼저 멜람푸스와 영리한 이크노바테스가 짖어대며 신호를 보냈는데,

이크노바테스는 그노소스 산(産)이고, 멜람푸스는

스파르테 품종이었다. 이어서 다른 개들이 바람보다 더 빨리

돌진해왔으니, 팜파고스, 도르케우스, 오리바소스,

이들은 모두 아르카디아 산이었다.

탄탄한 네브로포노스, 사나운 테론, 라일랍스,

발 빠른 프테렐라스, 냄새 잘 맡는 아그레,

얼마 전에 멧돼지에게 찢긴 적이 있는 거친 휠라이우스,

아비가 늑대인 나페, 양 떼를 지키던 포이메니스,

새끼 두 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하르퓌이아,

옆구리가 날씬한 시퀴온 산 라돈,

드로마스, 카나케, 스틱테, 티그리스, 알케,

털이 눈처럼 흰 레우콘, 검은 털의 이스볼로스,

힘이 절륜한 라콘, 달리기에 능한 아엘로, 토오스,

날랜 뤼키스케와 그 오라비인 퀴프리우스, 흰 반점이 있는

하르팔로스, 멜라네우스, 털이 거친 라크네, 딕테 산

아비와 라코니케 산 어미에게서 태어난 라브로스와 아르기오두스,

날카롭게 짖어대는 휠락토르가 곧 그들이다.

그 밖에 다른 개들의 이름을 다 말하자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이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3권 205∼2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