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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오비디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파에톤의 추락], 1596년, 조셉 하인즈, 라이프치히 조형예술 박물관 소장
파에톤아, 너는 큰 것을, 네 그 힘과 그토록 어린 나이에
맞지 않은 선물을 요구하는구나. 너는 죽을 운명을 타고났는데,
네가 바라는 것은 죽을 운명을 타고난 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구나.
아니, 하늘의 신들에게 허용될 수 있는 것 이상을 너는 멋모르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 각자에게 자신의 권능이 마음에 든다
하더라도, 나말고는 어느 누구도 이 불타는 굴대 위에 자리잡고
서지 못한다. 무시무시한 손으로 사나운 벼락을 던져대는,
광대한 올륌푸스의 통치자도 이 마차는 몰 수 없을 것이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2권 54∼61행
[아폴론에게 태양의 지휘권을 간청하는 파에톤], 19세기경, 벤자민 웨스트, 루브르 박물관
그러니 내 아들아, 조심해야 한단다. 내가 너에게 치명적인 선물을
주는 일이 없도록 아직 늦지 않았을 때 소원을 바꾸도록 해라.
내 아들임을 확신할 수 있도록 내게 확실한 증거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나는 너를 위해 염려함으로써 확실한 증거를 보이겠다.
내가 아버지답게 염려한다는 사실이 네 아비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자, 내 얼굴을 보아라. 네가 내 가슴속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아비의 염려를 알아챌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러고 나서 풍요로운 세상이 갖고 있는 것을 다 둘러보고,
하늘과 대지와 바다의 그토록 많은 재물 중에 무엇이든 요구해라.
나는 너를 위해 그 어떤 것도 거절하지 않겠다. 하지만 제발 이것만은
거두어다오. 그것은 사실은 명예가 아니라 벌이다. 파에톤아,
너는 선물 대신 벌을 요구하고 있다. 이 어리석은 것아, 왜 이렇게
두 팔로 내 목을 끌어안고 응석을 부리는 게냐? 의심하지 마라.
네가 무엇을 원하든 너는 그것을 받게 될 것이다. 나는 스튁스 강에
걸고 맹세했으니까. 하지만 너는 더 현명하게 원하도록 해라!"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2권 88∼102행
[아폴론과 파에톤, 태양의 마차를 몰고 있는 파에톤], 18세기경, 니콜라 베르탱, 루브르 박물관
의기양양한 파에톤이 그것을 보며 그 솜씨에 감탄하고 있는 동안,
보라, 밝아오는 동녘에서 망을 보고 있던 아우로라가
장미가 가득한 방들의 자줏빛 문들을 활짝 열었다.
별들이 달아나기 시작했고, 루키페르가 그들 대열의 후미를 이루며
하늘에 있는 자신의 망루(望樓)를 맨 마지막으로 떠났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2권 88∼102행
[The Fall of Phaeton], 1605년, Peter Paul Rub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