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856년 12월 6일,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해리슨 블레이크에게 쓴 편지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제 또 다시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
어떤 것이든 자기 자신으로부터 다양하게 분출해 내십시오. 나는 앞으로 천 년 동안 넘쳐흘러 밑바닥까지 모두 분출해 낼 준비가 돼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요! 나의 수족은 새카맣게 타버렸고 정신도 역시 타버려서, 이제 당분간은 벌레 먹거나 썩을 염려는 없습니다. 내가 들이쉬는 숨이 내게는 감미롭습니다. 내가 가진 재산은 무한합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자꾸만 미소가 지어집니다. 내 은행 잔고는 아무리 꺼내 써도 다 쓸 수가 없습니다. 나의 재산은 소유가 아닌 향유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요즘의 나날들을 무엇으로 채우고 있나요? 이제 또 다시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은 지난겨울과 같은가요? 가난한 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을까요? 겨울에 쓸 장작들은 들여놓았나요? 그리고 또 겨울을 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무엇으로 벽난로에 커다란 불을 지필 것이며, 또 무엇으로 당신의 가슴에 작지만 강렬한 불을 지필 건가요? 당신에게 주어진 행복과 불행, 지난여름 뜨거운 태양의 대가와 그 비싼 수업료를 지불할 확실한 준비가 되어 있나요?
시간은 천리마보다 더 빠르게 지나가지 않던가요? (148∼1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