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그대와 함께 있는 자들의 수준으로 몸을 좀 낮춰서 때로는 무식한 체도 해야 한다. 힘과 꾀는 따로 간직해 두라. 보통의 만남에는 거기에 질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남들이 좋아하거든 그 동안 땅을 기어라.

학자들은 흔히 이 돌에 잘 채인다. 그들은 항상 학자 투를 뽐내며 책에서 얻은 지식을 사방에다 뿌리고 다닌다. 요즈음 그들은 이런 것을 부녀자들이 거처하는 방과 귀에 너무 심하게 쏟아 넣었기 때문에, 그녀들은 그 실질은 파악하지 못했을망정 적으나마 그런 인상을 풍긴다. 모든 종류의 제목과 재료에, 그녀들은 아무리 변변찮고 평범한 일이라도 새롭고 박식한 말투와 문장을 사용한다.

이와 같은 말투로 그녀들은 무서움과
분노, 기쁨, 걱정, 마음의 비밀 모두를 쏟아 놓는다.
이 밖에 또 무엇을?
그녀들은 사랑의 고백까지도 박식하게 한다.                                                                           (주베날리스)

그리고 어느 누구라도 증언해 줄 사물들을 가지고, 구태여 플라톤과 성 토마스 아퀴나스를 인용해서 말한다. 그녀들의 심령 속에 들어가지 못한 학설은 그녀들의 혀끝에 머물러 있다.

점잖은 여인들이 내 말을 믿는다면, 그녀들은 그 고유의 자연스런 보배들을 빛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녀들은 밖에서 들여온 미(美)로 자기들의 미를 덮어 감춘다. 빌려 온 광채로 빛나기 위해서 자기의 광채를 없애는 일은 너무도 어리석은 짓이다. 그녀들은 기교 속에 덮여서 묻혀 있다. "미용실에서 방금 나온 얼굴이다."(세네카) 그것은 그녀들이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세상에 그녀들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그녀들이 기술에 영광을 주며, 백분으로 분칠해 주는 것이다. 그녀들은 사랑받고 숭배받고 살아가는 것 외에 무엇이 또 필요할까? 그녀들은 그런 것을 너무 많이 가졌고,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녀들에게 있는 소질들을 잠 깨워 일으켜 주는 것밖에 다른 필요가 없다. 그녀들이 수사학이나 법학이나 논리학이나 이와 비슷한, 그녀들에게 아무 필요가 없는 헛된 처방전에 매여 있는 것을 보면, 그런 것을 충고하고 있는 남자들이 이런 핑계로 여자들을 지배할 권한을 가지려고 하는 일이 아닌가 하고 두려워진다. 과연 거기에 다른 변명이 있을 것인가? 그녀들은 우리의 도움 없이도 우아한 눈을 유쾌하고 엄격하게 또는 상냥하게 굴리며, 거절할 때도 쌀쌀하고 은근하게, 그리고 호의를 지닌 눈초리를 곁들여 줄 줄 알면 충분하고, 그녀들에게 봉사하려고 하는 말에 통역을 붙여 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지식만 가지면, 그녀들은 회초리를 손에 든 것이고, 선생들과 학교를 지배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들이 남자에게 무엇이건 양보하기가 싫고 호기심으로 서적 등과 사귀고 싶어진다면, 시는 그 필요에 맞는 취미이다. 그것은 여자와 같이 촐랑이고 미묘하고 장식적인 말재간이며, 재미 있고 화려한 예술이다. 역사에서도 역시 여러 가지 편익을 얻을 것이다. 철학에서는 인생에 소용되는 면에서, 남자들의 심경과 조건을 판단하고 남자들의 배반에서 몸을 지키며, 자신의 벅찬 정욕을 조절하고, 그녀들의 자유를 아끼고, 인생의 쾌락을 누리며, 하인의 하는 일이 믿음성이 없다든다, 남편이 혹독하게 대한다든가, 나이 들어 주름살이 잡히는 걱정 등등, 이와 같은 일들을 인간적으로 참아 내게 하는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여자들에게 학문에 관해서 지정해 주고 싶은 부문들이다.


 - 제3권 <3. 세 가지 사귐에 대하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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