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열심히 톱으로 나무를 베고 있는 나무꾼에게 지나가던 사람이 물었다. "당신은 매우 지쳐 보이는군요. 얼마동안 나무를 베었습니까?"

"벌써 다섯 시간 째 톱질을 하고 있소. 나는 지금 몹시 지쳤소."

"잠시 시간을 내서 톱날을 가는 게 어떤가요? 그러면 일이 훨씬 빨라질 텐데요."
"내겐 톱날을 갈 만한 시간이 없어요. 톱질하는 데 너무 바쁘기 때문이오."

효과적인 경영은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생산물 사이의 균형에서 나온다. 그런데 생산에만 몰두한 나머지 생산능력을 돌보는 일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나무꾼과 같은 경영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기쇄신을 게을리하는 것이다.

대학시절이 공부했던 기억의 마지막인 사람들이 있다. 과음과 과로, 스트레스로 몸이 얼마나 오래 지탱하는 지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악가나 스포츠맨, 피아니스트가 날마다 연습을 하듯이 경영자도 매일 톱날을 갈아야 한다.

자기쇄신은 네 가지 차원에서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신체적 차원에서 볼 때 운동은 몸을 건강하게 하지만 기분도 좋게 만든다. 매일 30분씩 운동을 하면 혈액 내의 엔돌핀 농도가 2~3배 짙어져서 6~8시간 동안 상쾌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필자는 옛날에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운동은 스포츠센터에 가야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등록을 했다가 며칠 만에 포기하는 일이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

그런데 10년 전부터는 틈나는 대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사무실이나 차 안, 욕탕에서 수시로 목운동을 한다. 외출을 하면 천 보 달리기 혹은 국민체조를 하고, 지하철이나 사무실 계단을 오르내린다.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을 일부러 만들어 그때그때마다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하게 된 것이다.

둘째, 정신적 차원이다. 음식과 몸치장을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쓰지만 마음의 양식을 위해서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컴퓨터 하드웨어는 업그레이드 했지만 소프트웨어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체적 차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정신적 차원의 쇄신이다.

독서는 과거와 현재의 현인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쉽고 값싸고 편리한 방법이다. '독서하는 사람(reader)이 리더(leader)가 된다'는 말처럼 성공하는 삶을 위해 독서가 매우 중요함에도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차를 탈 때나 식사하고 화장실에 갈 시간만이라도 몇 쪽씩 읽자고 다짐하고 습관화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누구나 필요를 느끼는 영어공부도 마찬가지다.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초부터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면 된다. 나는 중학교에서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영어가 가장 어렵고 재미없는 과목이어서 성적이 나빴다.

그래서 군대를 제대한 후 3학년으로 복학하기 전인 6개월 동안 중학교 1학년 영어교재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때 처음으로 영어가 쉽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결국 복학 직전에는 영자신문 기자에 도전 할 수 있었고, 졸업 후에는 경쟁이 치열했던 한미재단 장학생 시험에 합격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셋째, 사회/감정적 차원의 자기쇄신이 필요하다. 미국 명문대학 졸업생 중에서 크게 성공한 500여 명을 대상으로 성공을 부른 능력이 무엇인지에 관한 설문조사 했다. 그 결과 전문지식, 기술과 같은 능력은 15%에 불과한 반면, 인간관계 능력이 85%를 차지했다.

사람들은 자동차에 약간의 이상만 있어도 카센터로 가고 몸이 아프면 병원으로 달려가고, 아픈 데가 없나 보기 위해 정기검진을 한다. 그런데 자기쇄신에서 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경영자의 마음이 아플 때 몸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큼에도, 건강진단은 하지만 마음의 검진은 별로 하지 않는다.

다면평가를 바탕으로 한 리더십 워크숍에서 마음을 검진해 볼 수 있는데, 간단하게 출퇴근길에 끼어드는 차나 은행 현금지급기 앞에서 꾸물거리는 사람들을 참을 수 없는 사람은 톱날이 무뎌졌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행동과 표정이 여유롭고 관대하면 마음의 톱날을 잘 갈고 닦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넷째, 영적 차원의 쇄신도 중요하다. 위대한 문학이나 음악에 심취하는 것, 혹은 자연과 대화하는 것이 영적 쇄신을 가능케 한다. 특히 명상과 기도로 자신의 꿈을 그려보고 각인시키면 결국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세상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는데 아직도 갈지 않고 무뎌진 톱날을 사용하는 경영자에게 성공적인 경영을 기대할 수는 없다. 매일 24시간 중 한 시간을 자기개발에 투자한다면 하루 중 나머지 시간의 질과 생산성, 만족도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김경섭한국리더십센터대표

[머니투데이   2005-02-15 13:19: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