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5-02-04 18:33:40]


서울대가 4일 '천변풍경'(박태원), '과학혁명의 구조' 등 서울대생이 읽어야 할 '권장도서100선'(표 참조)을 발표했다. 이번 권장도서 목록은 지난 1993년 서울대가 발표한 '동서고전 200선'을 바탕으로 분야별 교수 20여 명이 1년여 동안 검토 끝에 선정한 것이다.

'페더랄리스트 페이퍼'(알렉산더 해밀턴)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로얼드 호프만) 등 다른 교양서 추천목록에선 보기 힘들었던 책들이 포함됐다. 분야별로는 한국문학 17권, 외국문학 31권, 동양사상 14권 서양사상 27권, 과학기술 11권이다.

여정성 서울대 교무부처장은 이와 관련 "학생들이 개별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어 종합적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책을 골랐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권장도서마다 해당 분야 교수의 해설을 곁들인 가이드북을 3월말 간행하는 한편 해당 서적을 분야별로 다루는 핵심교양과목을 개발할 방침이다.

한편 문학평론가 장은수씨는 "좋은 책들이나 요즘 대학생 수준에 비춰 읽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와 과학 분야에서 서구 중심이어서 전체적으로 균형감이 떨어지는 인상"이라고 평했다.

김성희 기자
jae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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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02/06 17:22

[천자칼럼] 권장도서


내일 모레면 설이다.

설이 지나면 곧바로 개학이니 초·중·고생들은 설날에도 바쁘게 생겼다.

문제를 풀어야 하는 방학책은 없어졌지만 만들기와 독후감쓰기같은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독후감도 인터넷 곳곳에서 퍼다가 짜깁기하는 일이 흔하다지만 그것도 간단하진 않을 것이다.

독서는 기실 누가 시키고 말고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경우 엄마가 골라주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의 책은 내용이나 품질에 상관없이 잘 팔리는 반면 10대 이후 스스로 선택해 읽는 책의 판매량은 뚝 떨어진다고 한다.

게임 등 재미있는 놀이가 수두룩한데다 독서가 공부를 방해하는 가욋일로 여겨지기 일쑤인 탓이다.

그러다 보니 독후감 쓰기를 방학과제로 내줘서라도 읽게 하는 셈인데 수많은 요약본과 인터넷 덕(?)에 의도하는 대로 되는 것같지 않다.

고전이라도 이해하기 어렵거나 절판돼 구하기 힘든 책을 권장도서로 제시하거나, 기껏 써냈는데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채 넘어가는 것도 초·중·고생들의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가로막는다.

결국 대학생 혹은 사회인이 돼도 마음속에 간직한 책 한권 없는 수가 허다하다.

제목과 대략의 내용은 알지만 정작 읽진 않아 첫 문장이 어떻게 시작되는지,가슴 깊이 와닿는 대목이나 문구는 무엇인지 모르는 일도 태반이다.

책은 안읽고 영화나 드라마로 보는 바람에 책과 다른 내용을 기억하기도 한다.

서울대가 재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백선'을 내놨다.

분야별 교수 20여명이 1년여 검토해 만들었다는 목록의 한국문학엔 '구운몽''춘향전'부터 이기영 백석의 작품,서양사상엔 헤로도투스의 '역사'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들었다.

얼마나 고심했을지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제아무리 유명한 책도 읽히지 않으면 곤란하다.

전공서적이 아닌 교양서적이면 더더욱 그렇다.

책이란 옛것을 아는데도 중요하지만 오늘과 내일을 이해하는데도 필수적인데 동시대 저자의 책이 거의 없는 것,예술 경제경영 여성학에 대한 책이 없는 것도 의아하다.

어쨌거나 설 연휴엔 언젠가 읽으리라 별렀던 책 한권쯤 독파해볼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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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2005-02-04 15:03]

⊙서울대 선정 '서울대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선'

[한 국 문 학]

1. 고전시가선집 향가, 고려가요, 송강가사(정철) 등 포함 2. 연암산문선 3. 구운몽 (김만중) 4. 춘향전 5. 한중록 6. 청구야담 7. 무정 (이광수) 8. 삼대 (염상섭) 9. 천변풍경 (박태원) 10. 고향 (이기영) 11. 탁류 (채만식) 12. 인간문제 (강경애) 13. 정지용전집 14. 백석시전집 15. 카인의 후예 (황순원) 16. 토지 (박경리) 17. 광장 (최인훈)

[외 국 문 학]

18. 당시선 이백시선, 두보시선 포함 19. 홍루몽 (조설근) 20. 노신선집 21. 변신인형 (왕몽) 22. 마음 (나쓰메 소세키) 23.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24. 일리아드, 오딧세이아 (호메로스) 25. 변신(오비디우스) 26. 그리스비극선집 소포클레스 등 포함 27. 신곡 (단테) 28. 그리스로마신화 29. 세익스피어 Hamlet, Macbeth, The Tempest, As You Like it 등 포함 30. 위대한 유산 (디킨스) 31. 주홍글씨 (호손) 32. 젊은 예술가의 초상 (조이스) 33. 헉클베리핀의 모험 (트웨인) 34. 황무지(엘리어트) 35. 보바리 부인 (플로베르) 36. 스완네 집 쪽으로 (프루스트) 37. 인간조건 (말로) 38. 파우스트 (괴테) 39. 마의 산 (토마스 만) 40. 변신 (카프카) 41. 양철북 (그라스) 42. 돈키호테 (세르반테스) 43. 백년동안의 고독 (마르께스) 44. 픽션들 (보르헤스) 45. 고도를 기다리며 (베케트) 46. 카라마조프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47. 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 48. 체호프 희곡선 (체호프)

[동 양 사 상]

49. 삼국유사 50. 금강삼매경론 (원효) 51. 퇴계문선 사단칠정론, 성학십도 포함 (이황) 52. 율곡문선 천도책, 성학집요 등 포함 (이이) 53. 다산문선 목민심서 등 포함 (정약용) 54. 주역 55. 논어 56. 맹자 57. 대학-중용 58. 제자백가선도 59. 장자 60. 아함경 61. 사기열전 62. 우파니샤드

[서 양 사 상]

63. 역사 (헤로도투스) 64.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투키디데스) 65. 국가 (플라톤) 66. 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 67. 고백록 (아우구스티누스) 68. 군주론 (마키아벨리) 69. 방법서설 (데카르트) 70. 리바이어던 (홉스) 71. 정부론 (로크) 72. 법의 정신 (몽테스큐) 73. 에밀 (루소) 74. 국부론 (아담 스미스) 75.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 (칸트) 76. 페더랄리스트 페이퍼 (해밀톤 외) 77. 미국의 민주주의 (토크빌) 78. 자유론 (밀) 79. 자본론 1권 (마르크스) 80. 도덕계보학 (니이체) 81. 꿈의 해석 (프로이드) 82.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베버) 83. 감시와 처벌 (푸코) 84. 간디 자서전 (간디) 85.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브로델) 86. 홉스봄 4부작: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 극단의 시대 (홉스봄) 87. 슬픈 열대 (레비스트로스) 88.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하우저) 89. 미디어의 이해 (맥루한)

[과 학 기 술]

90. 과학고전 Anthology On the Revolutions of Heavenly Spheres (Copernicus), Dialogue Concerning the Two Chief World Systems (Galileo Galilei), The Principia (Newton) 등 포함 (현재까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선집은 발간되지 못했음) 91. 신논리학 (베이컨) 92. 종의 기원 (다윈) 93. 과학혁명의 구조 (토마스 쿤) 94. 괴델, 에셔, 바흐 (호프스태터) 95. 부분과 전체 (하이젠베르크) 96. 엔트로피 (리프킨) 97. 이기적 유전자 (도킨스) 98. 수확의 확실성 (클라인) 99. 객관성의 칼날 (길리스피) 100.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호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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