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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백만장자
토머스 J. 스탠리 & 윌리엄 D. 댄코 지음, 홍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1996년에 미국에서 출판되면서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켰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게 약 2년 전이었는데, 그 때가 2002년의 월드컵 4강 신화와 함께 신용카드 과소비 붐이 일어나던 시기였음을 생각해 본다면 이 책의 출판시기는 매우 시의적절했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이 책이 담고 있는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백만장자가 되는 비결은 특별한 데 있는 게 아니라 소비에 대한 자제에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 '소비 절약의 중요성'을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출판된 지 2년 여가 지난 지금, '미래에 소비할 몫'까지 미리 앞당겨 쓴 결과로서 신용불량자의 양산과 가계부채 부담의 급증 등으로 인해 극심한 내수 침체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비춰보면, 절약과 검소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쳐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스탠리 박사와 댄코 박사는 1973년 부터 무려 20여 년에 걸쳐 미국의 부유층에 대해 실시한 광범위한 조사와 인터뷰 결과들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유는 '미국의 백만장자는 결코 비싼 집에 살지도 않고 고급 수입차를 몰고 다지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낸 데 있다. 또한 두 저자들은 부를 축적하는 능력은 대부분의 경우 행운도, 유산도, 고학력도, 심지어 지성과도 관계가 없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부는 대개 근면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계획적이고, 자제력 있는 생활 습성으로 얻을 수 있으며,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제력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소득이 물론 부자가 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자가 되는 핵심적 요령은 소득 보다는 소비에 달려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소득과 소비의 관계를 스포츠의 공격과 수비에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가 열심히 득점을 하더라도 수비가 엉망이면 높은 득점이 별 소용이 없듯이, '지출에 대한 중앙 통제가 확고히 뒷받침된 소비 습관'이 부자를 만드는 첩경임을 수많은 통계 자료를 통하여 이 책의 전체에 걸쳐서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백만장자 공식'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통해 진짜 부자와 가짜 부자들을 여러 측면에서 비교 분석하고 있다. 백만장자 공식은 어떤 사람이 부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방법으로서도 유용하며 또 장차 백만장자가 될 가능성까지도 가늠해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당신의 연령과 소득을 고려할 때 현재 당신의 부는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부자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나이에 상속 재산을 제외한 모든 수입원에서 나오는 세전 연간 실현 소득을 곱한다. 그 결과를 10으로 나눈다. 모든 상속 재산을 제외한 이 수치가 당신의 순재산 기대치이다.'
나이와 소득을 고려할 때 당신의 순재산이 상위 25% 이내에 든다면 당신은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PAW)'이고, 만약 하위 25%에 포함된다면 당신은 '기대 이하의 부를 축적한 사람(UAW)' 이며, 이 둘이 아니면 그저 '평균 정도의 부를 축적한 사람(AAW)'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PAW 부류에 속하려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이 순재산 기대치의 2배는 되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재산이 기대치의 절반 이하라면 그는 UAW로 분류될 것이다.
PAW는 자신이 속한 나이/소득 집단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재산 축적 면에서 탁월한 사람들이다. PAW는 UAW가 지닌 재산의 4배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두 저자들이 20년간 실시한 연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PAW와 UAW의 비교이며, 진정한 부자인 PAW와 무늬만 부자인 UAW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진짜 부유층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을 밝혀냈다.
이 책에서는 또한 부와 높은 비례 관계를 보이는 요소들을 밝히고 있는데 그것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백만장자가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자영업과 부는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니며, 예산 등 소비 지출 계획을 잘 세우고, 신용카드가 적으며, 재정적 투자를 계획하고, 소득을 투자에 투입하는 시기가 빠르며,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매우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점 등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해서도 부유층 자녀가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 책에서도 부유층 자녀가 평생 동안 100만 달러 이상의 부를 축적할 가능성은 5명 중 1명이고, 부모가 백만장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은 30명 중 1명에게만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부유층으로 분류되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3.5%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결과적으로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결국 부유층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됨을 알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부유한 부모와 생산적인 자녀를 위한 규칙으로서 부모의 자녀에 대한 '경제적 원조'의 부작용과 자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설명해 놓고 있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 가운데 마지막 7장과 8장에서는 '돈이 되는 분야'와 백만장자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사업가'에 관한 유익한 내용들도 담겨 있다. 특히,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평범한 사업과 부자들'에 관한 내용은 '가치투자자들의 관심 영역'이기도 해서 유익하다. 또한 사업가 또는 기업가가 되는 것도 '위험한 것'일 수 있지만, 하나의 소득원만을 가지고 있는 '고용된 사람들' 또한 위험한 상태에 있음을 지적한 점도 흥미롭다. '당신의 사장에게 청소용역업을 제공하는 사업가는 어떨까요? 그에게는 수백명의 고객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소득원이 수백개나 되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가 되는 비밀'은 6,000년 전의 고대 도시 바빌론의 유적지에서 발굴된 토판(土板)을 바탕으로 쓴 책인《바빌론 부자들의 돈버는 지혜》에 나오는 내용과도 매우 닮아있다. 특히 다음의 두 가지는 고대에서나 지금이나 부에 이르는 원리는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이 책에서 또다시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버는 것보다 적게 써라' 그리고 '일을 즐겨라, 그러면 돈은 소리없이 당신을 찾아온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