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세게 3대 전기작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의 피뢰침이 작동하는 순간'이라고 묘사한 '어느 한 날짜 혹은 어느 한 시각'에 대한 이야기들을 절묘하게 모아 놓았다.

이 책의 제목도 몹시 매혹적이지만 츠바이크의 세련되고 뛰어난 문체를 접하는 즐거움도 이 책의 내용 못지 않게 매력적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 이야기가 역사인지 소설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역사적 순간들'이 드라마틱한 소설적 전개들을 보여준다.

"위대한 운명의 순간은 언제나 천재를 원하고 그에게는 또 불멸의 모범이라는 명예를 안겨주지만, 유순한 자에게는 그렇지가 못하다. 오히려 경멸하며 밀쳐 버린다. 지상의 다른 신이기도한 위대한 운명의 순간은, 불 같은 팔로 대담한 자들만을 들어올려 영웅들의 하늘로 들여보내 주는 것이다."와 같은 표현들을 읽어보면 츠바이크의 문장력에 그저 감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12 개의 흥미로운 역사 에피소드를 마치 단편 문학작품처럼 써내려 간 듯하다. 역사가 자칫 너무 어렵고 묵직하고 따분하게 느껴져 거북스러운 독자들이라도 츠바이크의 이 책 만큼은 그런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금융위기의 역사』라는 책을 읽다가 찰스 매케이의 『대중의 미망과 광기』라는 책을 발견하고 나서, 그와 비슷한 책들이 또 없을까 하고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츠바이크의 작품들이 여럿 있는 줄 알면서도 여태 더 읽어보지 못한 게 새삼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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