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의 조건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책은 책의 제목이 주는 거창함과 책의 앞부분에 놓인 추천사(이 책은 '신뢰'가 기업 경영을 위한 핵심 자산이자,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유용한 도구인지를 밝힌 최초의 책이다....) 때문에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가 '신뢰가 경제적 성공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며 '경영의 도구로서의 신뢰의 가치'를 역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천사 내용의 핵심 부분(추상적이고 모호한 관점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신뢰의 개념과 의미를 밝혀내며, 신뢰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에 대해서는 뭔가 체계적 논증이 다소 부족한듯한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는 성공적인 경영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감하며, 신뢰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하고 있는 부분은 이 책의 효용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신뢰는 그 자체로서 높은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신뢰란 어떤 시대에나 늘 필요로 하는 것이겠지만, 신뢰는 본질적으로 공동체 혹은 사람과의 관계속에서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고, 신뢰가 기능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주체들간의 상호작용'들을 반드시 필요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신뢰는 선한 것이다.'라는 명제에 데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것이 오히려 '신뢰에 대한 결정적인 오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비도덕적인 신뢰관계도 있는 것이며 신뢰가 악용되거나 그럴듯하게 포장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부터 넓게는 국가라는 조직에 이르기까지 신뢰는 늘상 우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가치를 창출해내는 유용한 '도구'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에 빗대어 보자면, 신뢰 또한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이 갈수록 우리를 둘러싼 경제 환경 가운데 기업의 존재 만큼이나 그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시기에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기업이라는 조직속에서 어떤 경제적 메커니즘을 가지는지에 대해, 또한 무엇이든지 측정하고 또한 축적하고 싶은 인간 본성의 욕구에 따라 신뢰라는 무형의 요소를 기업 경영에서 어떻게 '측정'하고 '구축 또는 강화'하며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슈프렝어가 제시한 해답도 읽어볼만 하다. 이 책은 경영의 유용한 도구를 찾으려는 기업 경영자들에게도 필요하겠지만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이윤을 창출하는 경제적 요소'로서의 '신뢰'에 대해 궁금해했던 나같은 사람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다.

펩시사의 회장인 크레이그 웨더는 "사람들은 실수를 너그럽게 보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그들의 신뢰를 망가뜨린다면 그들로부터 신뢰를 다시 얻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신뢰를 가장 귀중한 재산으로 여겨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노르만 슈바르츠코프 장군은 이에 대해 더욱 날카롭게 지적한 바 있다. "지휘란 전략과 신뢰를 견고하게 혼합시켜 놓은 것이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한다면 전략을 포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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