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고칠 현삼제(古七現三制)'를 취하는 버릇이 있으나, 그것도 오히려 치우친 생각이요,
중용이 좋다고나 할까?
- 양주동의 면학의 서(書)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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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군대('83-'85)에서 기록했던 독서노트를 발견했는데..
독후감까지 자세히 적혀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더랬습니다.
독서 목록을 보고 나니..고칠현삼제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학창시절이나 군대 있을때는 세상 물정도 잘 모르던 때라 당연히 고전들만 찾게 되는
시절인데..젊을 때 고전들을 많이 읽지 못했던게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는군요..
나이 사십 넘어서 이문열 삼국지를 읽어 보니 고교때 월탄 박종화님의 삼국지를 읽던 때의
그 가슴벅찬 감동들은 온데 간데 없고..온갖 권모술수들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때 그 유명한 '늙어서는 삼국지를 읽지마라'는 말을 절감했더랬습니다..
제 경우에는 워낙 책을 잘 안 읽기도 했지만,
요즘들어 느끼는 점 하나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실용서적 중심으로 책을 읽다 보니
고전에서 느껴지는 책의 향기 같은 게 없어서 많이 아쉽다는 점입니다.
독서에는 때가 없다고도 생각되지만, 고전을 집어들 여유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독서에도 때가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참고 : 입대후 읽었던 책 목록..)
1. 파우스트(J.V.P. 괴테)
2. 소유냐 삶이냐(E.프롬)
3. 단절의 시대 (P.드러커)
4. 백년동안의 고독(G.마르께스)
5. 파리대왕(W.골딩)
6. 적과 흑(상,하)(스탕달)
7. 구토(J.P.사르트르)
8. 아들과 연인(상,하)(D.H.로렌스)
9. 백경(상,중,하)(H.멜빌)
10. 서울 1964년 겨울(김승옥)
11. 어린 왕자(생떽쥐페리)
12. 좁은 문(A.지드)
13. 이중인격(도스토예프스키)
14.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F.니체)
15. 영원한 자유인이 되기 위하여(크리슈나무르티)
16. 이 영원한 삶의 진리를 찾아서(R.M.릴케)
17. 정상에서 만납시다(G.지글러)
18. 데미안(H.헷세)
19. 역사의 연구 Ⅰ,Ⅱ (A.토인비)
20. 국가/소크라테스의 변명(플라톤)
21. 사회경제사(막스 베버)
22. 군주론/리바이어던(N.B.Machiavelli/T.Hobbes)
23. 방관자의 시대(피터 드러커)
24. 수상록(몽테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