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어떻게 절박한 상황에서 한 아이를 희생시키는 소피의 선택을 할까? 진화론의 예측에 따르면 주된 기준은 나이일 것이다. 유년기는 지뢰밭이어서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이를 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아이는 곧바로 성년기에 도달하여 손자 손녀를 낳을 소중한 자산이 된다. 예를 들어 보험 요율표에 따르면, 식량수집사회의 4세 아동은 평균적으로 부모에게 1.4배의 손자 손녀를 안겨 주고, 8세 아동은 1.5배, 12세 아동은 1.7배의 손자 손녀를 안겨 준다. 그래서 만일 새 아기가 태어났을 때 이미 아이가 있어서 둘 다 먹여 살리기가 불가능하면 부모는 유아를 희생시킨다.-696쪽
어떤 인간 사회에서도 어린 자식이 태어났을 때 부모는 큰 자식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부모가 자식을 죽일 확률은 아이의 나이에 정비례하여 꾸준히 낮아지는데, 이 현상은 특히 아이가 취약한 첫해 동안에 두드러진다. 아이를 잃는 경우를 상상해 보라고 하면 10대까지에 한하여 부모들은 큰 아이의 죽음이 더 많이 슬플 것이라고 말한다. 예상되는 슬픔의 등락은 수렵채집 사회에서도 아이들의 예상 수명과 거의 완벽한 상관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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