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제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다. 나는 마음이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생겨나는지, 그리고 마음을 가진 존재가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상호작용하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인간 특유의 기벽들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왜 기억은 희미해지는가? 화장은 어떻게 얼굴 형태를 달라 보이게 하는가? 인종적 편견은 어디에서 비롯되고, 어떤 경우에 불합리한가? 사람들은 왜 화를 내는가? 무엇이 아이들을 개구쟁이로 만드는가? 우리는 왜 바보처럼 사랑에 빠지는가? 우리는 왜 웃는가? 왜 사람들은 유령과 영혼을 믿는가?-20쪽
그러나 나는 상상 속의 로봇과 실제 로봇의 차이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우리가 인간의 참모습을 알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모두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마음 활동 뒤에 숨어 그 놀라운 묘기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복잡한 설계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같은 로봇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마음이 기계와 같다는 개념 자체가 잘못이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인간이 보고, 걷고,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길 때 해결하는 공학적인 문제들이 달 표면에 착륙하거나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읽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점에 있어서도 자연은 인간 기술자들이 아직까지 흉내조차 내지 못하는 정교한 해결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햄릿이 "인간이란 얼마나 멋들어진 존재인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그 능력은 얼마나 무한한가! 생김새는 얼마나 우아하고 거동은 얼마나 경탄할 만한가!"라고 말할 때, 우리의 경탄은 셰익스피어나 모차르트나 아인슈타인이나 카림 압둘 자바에게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장난감을 제자리에 놓으라는 요구를 수행하는 네 살짜리 아이에게로 향한다.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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