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봄의 첫 참새! 그 어느 해보다 파릇파릇한 희망을 가지고 시작하는 새로운 해! 반쯤 헐벗은 축축한 들판에 어렴풋이 들리는 유리울새와 노래참새와 티티새의 은방울 같은 노랫소리는 겨울의 마지막 눈송이들이 떨어지면서 내는 짤랑거리는 소리 같기만 하다. 이런 때에 역사와 연대기, 전통과 모든 기록된 계시 같은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냇물은 흐르면서 기쁨의 찬가를 봄에 바친다. 어느새인가 강 옆의 풀밭 위를 빙빙 도는 개구리매는 겨울잠에서 깨어 나오는 첫 개구리를 찾고 있다. 모든 계곡에서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여러 호수의 얼음도 하루가 다르게 빨리 녹고 있다.-442쪽

"봄비의 부름을 받고 풀들은 처음으로 싹튼다." 하고 어느 옛사람은 말했지만, 언덕마다 풀들이 봄 불처럼 타오르는 모습이 마치 대지가 돌아오는 태양을 맞기 위해 내부의 열을 발산하는 것만 같다. 그 불길의 색깔은 붉은 색이 아니고 초록색이다. 영원한 청춘의 상징인 풀잎은 흙에서 솟아올라 기다란 푸른 리본처럼 여름 속으로 환히 피어나지만 겨울 추위의 제지를 받고는 시들어버린다. 그러나 봄이 다시 오면 뿌리 속에 간직한 싱싱한 생명의 힘으로 지난해의 마른 잎의 끝을 치켜들며 또다시 뻗어 오르는 것이다.-4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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