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포에니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아스(As)는 그 가치가 더욱 떨어져서 먼저는 동을 2온스 포함하던 것에서 1온스 포함하는 것으로, 그 뒤에는 동1온스에서 1/2온스를 포함하는 것으로까지 떨어졌다[즉, 포에니 전쟁 이전에 12온스 포함하던 것에서 1/2온스 포함하는 것으로 줄어들었으니, 그 최초 가치의 1/24로 감소한 것이다]. 로마가 실시한 이런 세 차례의 화폐가치 인하 조치를 만약 (영국이) 한꺼번에 취한다면, 영국의 채무 1억 2,800만 파운드는 한꺼번에 5,333,333파운드 6실링 8펜스로 줄어들 것이고, 영국 정부의 막대한 부채도 금방 상환될 수 있을 것이다.-1164쪽
-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조중재,「악마와의 계약」(2008.11.26) 中에서 부분적으로 발췌 (2007년 이후 급속하게 진행된 세계적 금융위기와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 관한 보고서) 그린스펀 의장은 2006년 마에스트로라는 영예로운 칭호와 함께 갈채를 받으며 퇴임하고 디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전략가 역할을 했던 버냉키 이사가 연준리 의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경기회복보다 값진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이라는 실전경험과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에 필요한 전략지침서'라는 매뉴얼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이 매뉴얼은 'Monetary Policy Alternatives at the Zero Bound:an Empirical Assessment'라는 제목으로 문서화되었다. -----쪽
이제 'Great Moderation'이라 명명된 80년대 이후 미국의 성장을 살펴보자. 실제로 이 시기 미국의 안정된 경제성장은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1982∼2007년의 경기 확장기는 평균 95개월로 1854∼1929년간의 26.6개월의 3.6베에 달하는 반면 경기 수축기는 전자가 8개월, 후자가 21.5개월로 1/3로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다. 지난 47년 이후 10년 단위로 GDP성장률의 변동성과 물가상승률을 비교해보면 80년대 이전에는 성장을 위해 물가를 희생했던 고통스런 성장이었던데 반해 81년 이후의 성장은 GDP성장률의 변동성이 뚝 떨어진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물가마저 떨어지고 있어 Goldilocks라는 표현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쪽
FRB의 대응:무기고를 열어라 문제는 이렇게 금리를 인하하다보면 결국 금리가 더 이상 인하할 수 없는 레벨로 떨어져 버리게 된다는데 있다. 과거 일본의 경우 제로금리를 선포하기 직전 0.15%까지 정책금리가 인하되기도 했지만 MMF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MMF의 30∼40bp에 달하는 수수료를 감안할 때 정책금리의 하한을 0.5%∼0.75%로 보고 있다. 최근 일본 역시 금리 인하가 20bps에 그쳤던 이유도 금리가 그 이하로 떨어질 경우 MMF가 작동을 멈추며 단기자금시장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쪽
2002년 버냉키 당시 연준 이사는 이에 대해 비유를 통해 간단한 해법을 제시했다. 즉 정책금리가 제로금리 부근까지 떨어졌을 경우 정책수단을 금리에서 통화량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현재 온스당 금 가격은 대략 $300 내외이다. 갑자기 어떤 연금술사가 거의 비용없이 무한정 금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가정하자. 게다가 그의 이러한 발견이 널리 알려지고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후에 며칠 안에 대량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치자. 금 값에 어떤 일이 생길까. 아마도 염가의 금이 장차 무제한 쏟아질 것이라는 가능성에 금 값은 폭락하고 말 것이다. (중략) 이게 통화정책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금처럼 미국의 달러도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가정하에서만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미 정부는 화폐윤전기라는 기술을 갖고 있어 거의 비용 없이 무제한 달러를 생산할 수 있다. 시중 유통화폐를 증가시킴으로서 혹은 그러겠다고 위협함으로써 미 정부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화폐의 가치를 낮출 수 있다"-----쪽
정책수단이 통화량으로 옮겨갈 경우 금리의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무한한 자금공급이 가능해진다. 바로 발권력의 동원이다. 실제로 일본은 99년부터 양적 통화팽창을 사용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2차 TARP 법안 통과시 지준에 대한 이자지급을 승인받음으로써 이미 금리가 1%에서도 양적 통화팽창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뉴욕연준은 지난 9월 "Divorcing Money from Monetary Policy"라는 글을 통해 이것이 정책 방향임을 시사했으며 Kohn 부의장은 지난 주 이를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쪽
현재 미 경제는 대공황 이후 직면해 본 적이 없는 커다란 위험에 처해있다. 그러나 동시에 연방은행은 어떤 중앙은행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강력한 통화팽창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조심스럽게 연방은행의 승리를 점치지만 이 승리는 곧 기존의 부채 성장경로를 다시 한 번 이어가는 과거의 연장일 따름이고 또 한 번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통한 부채의 녹여버림, 어쩌면 바로 그것이 연방은행이 노리고 있는 위험한 목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시 불러들인 괴물은 처치하려는 망령보다 더 흉악할 수 있다. -----쪽
(리뷰어의 생각) 핼리콥터에서 대량의 달러를 뿌려댄다고 해서 '핼리콥터 버냉키'라 불리는 미국 연준리 의장은 최근까지도 그 자신의 별명에 걸맞는 결정을 계속해 오고 있다. 위의 보고서에 등장하는 '부채의 녹여버림'이라는 말이 결국 핵심인 것 같다. 어찌되었건 '달러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피하기 어려운 수순이 될 것 같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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