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고요가 말했다.

 

"아! 그 자신이 수양하는 데 신중하고 길게 생각하며 구족의 질서를 돈독히 하면 많은 현명한 인재들이 보좌할 것이니 가까운 데에서 먼 곳에 이를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을 뿐입니다."

 

우가 그 훌륭한 말에 절하며 말했다.

 

"옳소."

 

고요가 말했다.

 

"아! 인재를 알아볼 수 있으면, 백성을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우가 말했다.

 

"아! 완전히 이와 같이 하는 것은 요제도 어려워하셨소.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은 지혜로운 일이므로 [지혜가 있으면] 인재를 관리로 임명할 수 있으며, 백성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은혜로운 일이므로, [은혜가 있으면] 백성들이 그를 그리워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오. 지혜로울 수 있고 은혜로울 수 있다면 무엇 때문에 환두를 근심하겠으며, 무엇 때문에 유묘를 내쫓았겠으며, 무엇 때문에 교묘한 말과 꾸미는 얼굴빛으로 아첨하는 사람을 두려워하겠소?"

 

고요가 말했다.

 

"옳습니다. 아! 또한 일을 행할 때에는 아홉 가지 덕이 있어야 하며 말을 할 때에도 덕이 있어야 합니다."

 

이어 말했다.

 

"일에 종사하기 시작하면 관대하면서도 근엄하고, 온유하면서도 주관이 뚜렷하고, 선량하면서도 공손하고, 일을 잘 처리하면서도 경건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굳세고, 곧으면서도 따스하고, 간략하면서도 분명하고, 과단성 있으면서도 성실하고, 고집스러우면서도 의리에 맞아야 합니다. 이 아홉 가지 떳떳한 덕행을 밝히면 길할 것입니다. 날마다 이들 중 세 가지 덕을 실천하여 아침부터 밤까지 공경한 자세로 분발하면 가문을 이룰 수 있습니다. 날마다 이들 중 여섯 가지 덕을 공손히 실행하면 분명히 나라를 가질 수 있습니다. 세 가지 덕과 여섯 가지 덕을 합하여 널리 베풀어 아홉 가지 덕을 모두 실천한다면, 뛰어난 인재가 관직에 있게 되어 모든 관리가 엄숙하고 신중할 것이니, 사람들을 간사하고 음란하며 기묘한 꾀를 부리도록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직위의 적임자가 아닌데도 관직을 차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천하의 일을 어지럽힌다고 하는 것입니다."(83∼85쪽)

 

 - 사마천, 『사기 본기』, <하 본기> 중에서

 

(나의 생각)

 

참으로 명쾌하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 * *

 

당시에 하나라의 걸왕이 포악한 정치를 하고 방탕함에 빠져서 제후 곤오씨가 반란을 일으켰다. 탕이 즉시 군대를 일으키고 제후들을 통솔하니 이윤도 탕을 따라 나갔다. 탕은 직접 도끼를 들고 곤오를 정벌하고 나서 마침내 걸왕까지 정벌하고자 했다. 탕이 말했다.

"여러분은 모두 와서 내 말 좀 들으시오. 나처럼 형편없는 사람이 함부로 난을 일으키려는 것은 아니오. 하 왕조는 죄가 많고 내가 그대들의 원망을 들었기에 나는 하늘이 두려워 감히 정벌하지 않을 수 없소. 지금 하나라가 죄가 많아 하늘이 그를 처단하라고 명하셨소. 지금 여러분 가운데에는 '우리 군주가 우리를 불쌍히 여기지 않아 내 농사를 버려두고 전쟁에 참여하였으니 무슨 정사를 한단 말인가.'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오. 또 여러분 중에는 '하나라 걸왕이 죄가 있다는데 무슨 죄인가?'라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오. 하나라 왕은 백성들이 농사짓는 데 쓸 힘을 모조리 못 쓰게 하고, 하나라의 재물을 모조리 빼앗아 백성들은 거의가 게을러지고 화목하지 않게 되었소. 그래서 '이 태양은 언제쯤 사라질까? 나와 너와 함께 없어져 버리리라!'라고 말하게 되었소. 하나라 왕의 덕이 이와 같으니, 지금 내가 반드시 가야만 하오. "(100∼101쪽)

 

 - 사마천, 『사기 본기』, <은 본기> 중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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