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주된 세력을 형성하는 한국, 중국, 일본 민족은 동양 사상을 구축한 요체로서 역학의 원리를 새겨 볼 만하다.
이 관점에서 한국, 중국, 일본 세 민족의 장단점을 들어 동양 사상의 형성 과정이나 동아시아의 문화 문명에 어떤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동아시아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살펴보자.
불교에는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원리가 있다. 즉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결과가 있다’는 인과법칙이다. 이것은 조상의 죄과罪過를 후손이 치른다는 유교의 권선징악 원리와 일맥상통한다. 동양 사상에 있어 대표적 사상인 유교, 불교, 선교(도교)는 이런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내가 역사를 보는 시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역사 진화 과정을 유교, 불교, 선교의 동양 사상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일반 역사학자들과는 달리 과거의 역사보다는 미래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대부분의 사학자들은 정사正史로 밝혀진 내용 위주로 이야기한다. 즉 세계 역사에서 중국을 동아시아 문명의 발상지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이를테면 중국에서 문명이 발생해서 우리나라로 전파되었고, 여기에서 다시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시각이다. 또한 일본이 제일 늦게 동양의 전통 문화권에 들어갔지만, 현실적으로는 동양 문화의 세계성을 가장 잘 실현하고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를 근거로 예측해 본다면 미래 역사에서 일본은 가장 불행한 나라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의 선조들이 저지른 죄악에 대한 결과가 미래에 분명히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례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살펴보자. 일본은 지난 5백 년 동안 무려 49차례나 우리나라를 침략했다. 만약 임진왜란 때 천운이 우리 편이 되어 주지 않았다면 세력으로만 보자면 일본에게 우리 땅을 열 번도 더 빼앗겼을 것이다. 수차례 왜군의 침략으로 삼남三南은 쑥대밭이 되었고, 결국 함경도까지 함락되면서도 나라를 완전히 빼앗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우리나라의 국운 덕분이었다. 즉 우리 선조들이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동양의 전통적 가치를 지키며 남을 해칠 줄 모르고 살아온 것이 결국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동양 사상의 근본 원리인 인과법칙이자 인과응보이며 우주의 법칙이다. 이것을 역학의 원리로 풀이해 보면 다음과 같다.
《주역》의 팔괘에서 우리나라는 ‘간방艮方’에 위치해 있다. 《주역》에서 ‘간艮’은 사람에 비유하면 ‘소남小男’이다. 이것을 나무에 비유하면 열매다. 열매는 시종始終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소남을 풀이하면 ‘소년少年’이라 할 수 있는데, 소년은 시종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소년은 청산靑山이면서, 아버지 입장에서는 결실이기 때문이다. 소년이 다시 시작되면 성장하여 언젠가는 아버지가 된다. 열매는 결실 전 뿌리에 거름을 주어야 효과가 있고, 일단 맺게 되면 자기를 낳아 준, 다시 말해 열매를 만들어 준 뿌리와 가지의 말을 듣지 않는다. 오히려 열매는 뿌리를 향하여 자기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간艮’의 원리이자 소남의 해석이며 시종의 논리다.
《주역》을 지리학상으로 전개해 보면 우리나라는 간방에 해당되는데 지금 역의 진행 원리로 보면 이 간방의 위치에 간도수(艮度數; 《주역》에서 인간과 자연과 문명의 추수 정신을 말함)가 비치고 있다. 이 간도수는 이미 1900년 초부터 시작되었다.(42∼44쪽)
(나의 생각)
탄허 스님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일본이라는 나라는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나라이다. 남의 나라를 강제로 빼앗고 병합시킨 것도 모자라, 우리 민족 자체를 말살하기 위해 온갖 만행을 저질렀으면서도 도무지 진솔한 사과조차 할 줄 모르니 말이다. 전세계가 인정하는 '위안부 문제' 하나로도 모자라, 최근에는 '일제시대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온갖 험담과 위협을 일삼고 있고, 독도 훈련을 트집 잡아 말도 안 되는 트집과 해악질을 부리고 있다. 저들이 과연 '제정신인가'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저토록 반성이라곤 할 줄 모르는 일본 사람들이라면, 탄허 스님의 말씀대로 미래가 진행된다 한들 무슨 변명이 소용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