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0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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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영광과 위험이 따르는 타슈켄트로의 부임을 거절한다는 것, 그것은 브론스키의 예전 사고방식에 따르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불명예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그 자리를 거절해 버렸다. 그리고 상급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을 눈치채고 곧바로 전역해 버렸다.

 

한 달 후,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아들과 함께 집에 남았고, 안나는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그것을 단호히 거부하며 브론스키와 함께 외국으로 떠나 버렸다.(418∼419쪽)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_2권』

 

 

 

 

너무나 기묘해

 

그녀는 자신만이 아니라 친구들과 지인들을 비롯해 그녀가 알고 지낸 모든 여자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에게 단 한 번뿐인 그 엄숙한 순간에 그들이 어떠했는지를 떠올렸다. 그때 그들은 키티와 똑같이 마음속에 사랑과 희망과 두려움을 품은 채 관을 쓰고서 과거를 버리고 신비한 미래로 들어섰다. 그녀는 기억 속에 떠오른 그 신부들 가운데 사랑하는 안나도 떠올렸다. 그녀는 얼마 전 안나가 이혼할 것 같다는 소식을 세세히 전해 들었다. 그녀도 똑같이 오렌지 꽃과 베일에 싸인 순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너무나 기묘해." 그녀는 중얼거렸다.(462쪽)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_2권

 

 

 

 

물에 빠진 사람이 자기에게 들러붙는 사람을 떨쳐 버렸을 때 느꼈음직한

 

남편에게 불행을 준 사악함에 대한 기억은 그녀의 마음속에 혐오와 비슷한 감정, 물에 빠진 사람이 자기에게 들러붙는 사람을 떨쳐 버렸을 때 느꼈음직한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그 사람은 물에 빠져 죽었다. 물론 그것은 나쁜 짓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유일한 구원이었고, 그런 무서운 일들은 세세히 기억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때 불화의 첫 순간에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위안이 될 만한 한 가지 생각이 그녀에게 떠올랐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과거의 모든 일들을 떠올릴 때면 그 생각을 기억해 냈다. '내가 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하지만 난 그 불행을 이용하고 싶지 않아. 나 역시 괴로워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난 내가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던 것을 잃었어. 난 명예와 아들을 잃었단 말이야. 난 나쁜 짓을 했어. 그들과의 이별로 괴로워할 거야.'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안나는 아무리 진심으로 괴로워하려 해도 전혀 괴롭지 않았다. 수치심도 전혀 없었다.(478∼479쪽)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_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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