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락, 그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야노쉬 지음, 이온화 옮김 / 샘터사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영화 '작별(외국영화)', '로즈'에는 삶에 몸부림치는 인간이 나온다. 두 영화 모두 주인공 여인들이 자신의 삶을 고통스럽게 살아내다 거의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맞는 내용이다. 여리디 여리면서도 강인한 이중적 성격을 지닌 그 여인네들을 보면서 실존한다는 것은 저렇게 고통스러운 것인가...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하드락, 그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에도 그렇게 고통스럽게 실존하는 여러 인간 군상들이 나온다. '작별'이나'로즈'에서는 한 인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하드락...>에서는 '무방비 상태로 인생 속에 내동댕이쳐진 단순하고 비천한 민중인 클로트니체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 민족이 분단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민족적 정서와 한이 있는 것처럼 폴란드 사람들도 전쟁에 희생된 민족이 갖는 불행한 정서가 있다. 그런 배경을 기본으로 지은이는 전쟁에 대해 종교에 대해 이기적인 인간들에 대해 통렬한 풍자를 보여준다.그런데 그 통렬함은 '하드락'이라는 '바보'를 내세움으로써 얼뜨게 뒤로 감추어져 있다. 그래서 <하드락...>은 읽을 수록 또 읽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다. 갑갑함을 뚫리게 해주는 시원함이 있고 무심코 지나치는 흘러가는 인생을 유의미하게 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아버지 마인카도 힘들었지만 삶을 사랑했다.그는 다른 방식을 몰랐기에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통증에 대해서도 민감하지 않았다. 그래서 탄광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다치면 마취제 없이 수술을 받고 사흘 동안 병원에 있다가 나와서는 곧바로 탄광으로 돌아갔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 주위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 생각하지 않아도 읽는 순간에 떠오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바로 자신이 이런 류의 사람일지도 모른다...'엘제는 웃으며 행복해 보이려고 애썼다. 하지만 웃고 있는 불행한 인간보다 더 멍청해 보이는 것은 없다.'

'인생에서 이별만큼 몰인정한 것도 없다. 이별은 죽음만큼이나 별볼일 없다.'에서 보이는 것처럼 야노쉬는 인생을 시니컬하게 그리면서도 삶을 사랑한다. 따뜻하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야노쉬가 좋다. 그의 소설이나 동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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