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 슈바이처' 청진기를 놓다
[조선일보 2004.12.28 04:57:46]
[조선일보 김봉기, 최규민 기자]김경희(金庚熙·84) 은명내과 원장은 서울 중계동 아파트 마루에 앉아 “말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겨우겨우 “내가 심장이 아파…크리스천인데 오늘(26일 일요일) 교회도 못갔어. 한달 반 전인가, 그때부터 아파서…” 하곤 말을 멈췄다. 인터뷰도 이것으로 끝났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평생을 바친 ‘상계동 슈바이처’가 기력을 잃고 60여년 동안 들었던 인술(仁術)의 청진기를 내려놓았다. 그가 운영하던 은명내과의원은 고행 길을 뒤따르겠다는 후계자를 찾지 못해 24일 폐업 신고서를 내고 문을 닫았다. 병원 입구엔 ‘사정으로 인해 당분간 휴진하오니 양해 바랍니다’란 안내문이 걸렸다. 개원 20년 만의 폐업이다.

3년 전부터 건강이 악화됐지만 내색을 안 하고 얼마 전까지 독거노인 무료 진료를 다니던 김 원장이었다. 15년 동안 봉사활동을 함께 한 현대교회 진삼웅(50) 목사는 “목과 허리 디스크를 앓으셨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며 왕진을 계속하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평소 “팔 다리야 아픔을 껴안고 살지만 혈관이 안 좋으면 내일을 기약 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심장병 악화로 마침내 기약 못할 그날을 맞은 것이다.

68년 전인 1936년 1월 어느날 서울 정동교회. 한말(韓末) 궁의(宮醫·한의사)의 손자 김경희(당시 배재고보 3학년·16세)는 “하나님,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나이다” 하고 기도로 약속했다. 식민 치하에서 가난 때문에 치료 한 번 못받고 결핵에 걸려 숨진 친구들, 스스로 폐결핵으로 사경을 헤매다 살아난 ‘중생(重生) 체험’이 그를 바꾼 것이다. 4년 후 세브란스의전(醫專·연세대 의대 전신)에 진학한 그는 평생 이날의 약속을 지켰다.

1941년(의전 2학년) 서울 답십리 조선보육원 아이들 치료에서 시작, 광복 후 일본과 만주에서 귀국한 무의탁 동포 무료 진료, 6·25전쟁이 끝난 뒤 일본 교토대 의학부 대학원 유학, 박사학위 취득. 귀국한 의학박사 김경희는 1973년 다시 왕진 가방을 들고 영세민과 피란민이 엉켜 살던 서울 답십리·청계천·망원동·한강 뚝방 판자촌에 뛰어들었다. 10년 동안 전국을 돌며 무료 진료…. 그는 1984년 ‘은명내과’ 간판을 내걸고 처음 정착했다. 그곳은 당시 판잣집이 즐비하던 서울의 대표적 빈민촌, 상계동이었다.

처음엔 영세민들에게 돈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정작 “누굴 거지로 아느냐”며 정색을 했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자존심까지 살려줄 진료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던 김 원장이 반짝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바로 ‘1000원 진료’였다. 어떤 치료를 받든 진료비는 1000원. 그가 ‘상계동 슈바이처’란 별명을 얻은 것은 이웃의 마음까지 돌보는 세심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헌신은 의술에서 끝나지 않았다. 1985년 은명장학회를 설립해 200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심장수술후원회를 결성해 선천성 심장병 환자들을 치료했다. 1996년에는 모든 재산(부동산)을 학교와 종교 단체에 기증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 2000년에는 영세민촌인 중계본동 104번지와 상계1동 노원마을의 가난한 100가구를 ‘은명마을’이란 이름으로 한데 모으고, 이들의 건강과 살림살이, 경조사를 챙겼다. 그가 병원, 장학회, 공동체에 붙인 ‘은명(殷明)’이란 이름은 부친(김은식 장로)과 모친(서명신 권사) 함자에서 따온 것이다.

주민들은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 원장 진료를 받아온 중계본동 박진심(여·78)씨는 “그렇게 좋은 분이 또 어디 있나, 빨리 건강을 찾으셔야 할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독거노인 조광균(여·80)씨는 “몸으로 봉사해준 양반이었는데, 빨리 나으시라고 우리가 기도할 차례”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난 1994년 발간한 자서전에서 “이제 내 나이 75세, 기력은 날로 쇠해 가는데, 절대 빈곤의 판자촌은 아직도 이렇게 남아 있고, 더구나 이 안에는 병까지 가진 혼자노인들이 너무나도 많은데…”라며 탄식했었다. 그후 10년, 그는 결국 후계자를 구하지 못했다. 지난 3월 보령의료봉사상 수상 직후 가진 보령제약 사보(社報)와의 인터뷰에서 김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내 손이 안 가면 (은명의 봉사활동이) 멈추겠지요. 그러면 그동안 도움을 받던 (가난한) 사람들이 영향을 받겠지요. 하나, 그것(훗날)은 하나님께 맡길 수밖에….”(김봉기기자 ,최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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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2-28 13:4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봤어요. 작년인가 재작년에도 TV에 소개되기도 했었는데...원장님 건강하신지 모르겠어요. 참 훌륭하신 분이예요.^^

니르바나 2004-12-28 13:48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저도 김원장님의 유머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생애를 꾸려가시는 분들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저는 유머와 해학정신이 살아있음을 들고 싶어요. 거의 예외없이 마음의 넉넉함이 살아 있어 우리에게 농담을 건네시던 분들이었답니다.

水巖 2004-12-28 14:58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이분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건강해 지셔서 다시 활동하신다면 얼마나 행복해 하실가 혼자 생각해 보았습니다.

2004-12-28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YLA 2004-12-28 22:38   좋아요 0 | URL
흑_ 저도 어제 이 기사 보고 눈물이 찔끔했어요. 쉴 나이가 훨씬 지나셨는데...더 슬펐던건 저 슈바이처님의 뒤를 이을 사람이 없단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그 수많은 의사중 '뜻'을 지닌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니. 저도 제살기에 바쁜 욕심덩어리라 남에게 뭐라할 처지는 아니지만 . 그런 현실이 좀 안타까웠습니다. 단 한사람도 없다니_라는 생각에요.

니르바나 2004-12-28 23:14   좋아요 0 | URL
수암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대로 김경희 원장님께서 건강해지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우리들 영혼을 밝히시는 등불이신 분이시지요.


니르바나 2004-12-28 23:26   좋아요 0 | URL
라일라님, 김경희 원장님의 은명마을 공동체의 현실이 참으로 아쉽지요.

그러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우리 사회에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연극배우들 춥고 너무 배고프다"
연극배우協 허현호 회장 "이혼율 60~70%…막일에 식당 주방일 등"


[조선일보 경창환 기자]
연극배우는 ‘춥고 배고픈 직업’이라고 한다. ‘자존심’으로 산다고 한다. 23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연극배우협회 허현호(58) 회장은 “탈출구 없이 어두운 터널에 갖혀 수십년을 그렇게 버텨왔는데 이제는 버겁다”고 말했다. 연극배우협회는 지난 18일 “사회의 무관심 속에 버려진 연극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내년 4월 한달간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며 ‘연극 없는 달’을 선언해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허 회장은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어렵지만 연극배우가 가장 열악하다”며 “하루 세끼를 걱정해야 하는 경제적 문제가 오랜기간 누적돼 이제는 연극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탄식했다. 용의 눈물(98년), 제국의 아침(2002년), 명성황후(2002년), 왕의 여자(2004년) 등 TV 드라마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허 회장 자신도 1980년대 초반 가난한 연극배우 시절 온 가족이 이틀을 굶고 집단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 당시와 지금은 물론 다르다”고 전제하면서도 허 회장은 “예전엔 모두가 가난했기에 밀가루만 먹다가 빵을 먹으면 행복했지만 지금은 빵만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현재는 상대적 박탈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순수예술과 돈. 어쩌면 이 두가지를 상극(相剋)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배우들이 생각하는 돈은 ‘떼돈’이 아니였다. 허 회장은 한달에 80만원 정도면 이들은 1년 365일 동안 행복하게 ‘연극’이라는 순수예술에 미쳐서 살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순수연극 배우들은 직업은 있지만 직장이 없는 실업자들입니다. 연봉으로 수입을 측정할 수도 없어요. 왜냐하면 2~3년간 수입이 한 푼 없는 경우도 많아 5년, 10년 단위로 계산을 해야 그나마 한 200만~300만원 정도 나옵니다. 흥행이 안돼 적자가 나면 아무 것도 못받죠. 순수연극 공연의 98%가 적자를 보고 있는 형편입니다. 제작자나 극작가도 한솥밥을 먹는 처지라 비슷하죠.”
허 회장은 “연극무대 생활로 생계가 해결되는 배우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남자 배우들의 이혼율이 60~70%에 달할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연구생이 아니라 정식단원인 배우협회 회원 800여명 중 TV 출연 등으로 그나마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불과 20~30여명뿐입니다. 일반인들이 얼굴을 보면 아는 배우들이죠.”
그래서 공연이 없을 때 대부분은 막노동이나 아르바이트를 한다. 여자 배우들은 주로 노점상 아르바이트, 애 봐주기, 식당 주방일을 하고 남자 배우들은 건설현장에서 일한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같은 불황에는 건설경기마저 추락해 이마저도 힘들다고 했다.
상황이 이러니 연극 질(質) 저하가 큰 문제다. 허 회장은 “연극은 하루라도 단련을 안하면 연기도 녹슬고 몸이 굳는다”며 “국가대표 축구팀이 소집돼 며칠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면 성적을 잘 내겠느냐”고 반문했다.
“연극도 마찬가지입니다. 돈 때문에 연습을 1~2년 못하고 막노동이나 아르바이트하다고 오면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 돈이 없으니 무대를 떠나 돈을 벌어야 하고 돌아오면 제대로 연기하기가 힘들고, 그러면 관객을 줄고…. 이게 악순환이죠.”
그는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 국민의 관심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수예술을 살리기 위해, 배우들이 최소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연극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우 훈련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생각하기에 지원액은 1인당 월 80만원 정도.
“연극배우들과 일부 극작가ㆍ연출가를 포함해 500~600명 정도가 몇개 그룹으로 나뉘어 경제적 걱정없이 연극 훈련을 하고, 그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오르면 정식 공연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이 시스템이 정부에게 ‘가난을 구제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훌륭한 연극배우를 양성해야 연극이 살고 순수예술이 살고, 나아가 우리나라 문화산업이 더 발전한다”는 차원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최근 ‘한류(韓流)’ 붐에서 보듯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죠. ‘모든 연기의 어머니는 연극’이라는 것입니다.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연극배우들이 영화와 TV로 공급이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연극배우들의 환경이 개선돼야 하죠.”
허 회장은 내년 4월 ‘연극 없는 달’ 선포가 단순히 사회적 관심을 끌려는 차원만은 아니라고 했다. 국민들이 ‘연극배우는 춥고 배고프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배우들의 생활을 들여다 봐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배우들 스스로도 그 기간동안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자체적으로 자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교 3학년때부터 5년간 라디오 성우로 활동하기도 했던 허 회장은 1968년 배우로 정식 데뷔해 무대생활이 34년째다. 지금까지 70여편에 출연했고 극단 운영도 해봤다. 현재 극단 ‘춘추’ 소속 배우이다. 허 회장은 인터뷰 내내 ‘예술은 산소’라고 말했다. 없어서는 안되지만 그 중요성을 모른다는 것.
“잘 훈련된 배우들이 무대위에서 싱그러운 꽃처럼 향기를 내뿜고 관객들은 그 향기를 맡고 만족하면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 연극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관심을 갖고 연극을 아끼고 사랑해줬으면 하는 바람니다.”
(경창환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ch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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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26 10:41   좋아요 0 | URL
내년 4월이 연극 없는 달이라니......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착안을 다 했을까에 생각이 미치니

안쓰럽기 그지없습니다.

(니르바나님, 성탄 연휴 잘 보내셨죠?^^)


니르바나 2004-12-26 11:39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알라디너 중에도 연극에 관여하고 계신 분이 있잖아요.
제 일처럼 걱정이 되는군요.

세상을 혼자만 잘살믄 무슨 재미냐고 하신 전우익 선생님의 말씀은,

생각할수록 명언입니다.

네. 저는 성탄 연휴를 잘 보내고 있습니다.

로드무비님도 보람있는 시간 보내셨겠지요.


파란여우 2004-12-26 13:31   좋아요 0 | URL
이런 글을 읽을때마다 돈 때문에 사람이 거시기해진다고 생각하면 많이 속상합니다. 현실의 냉정함은 우리들의 꿈도 얼마든지 앗아가지 않습니까.

sweetrain 2004-12-27 03:04   좋아요 0 | URL
참...누구든 돈 때문에 꿈을 접는 사람이 없기를,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저도 한때 배우가 되고 싶었습니다. 내년에는 학교에 복학해 시간을 쪼개서 연극을 한번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은데, 기회가 있겠지요. 이러다 또 언제고 안 이쁘고 덩치 크고 머리가 곱슬곱슬한 여배우가 될지도 모르구요.^^)

니르바나 2004-12-27 10:32   좋아요 0 | URL
파란여우님, 연극이 현실인 분들에게 힘이 되는 페이퍼를 부탁드릴께요.

냉탕에서 온탕으로요.

니르바나 2004-12-27 11:04   좋아요 0 | URL
단비님, 한 위대한 배우의 탄생을 기대하겠습니다.

책을 사랑하시는 님의 내면이 연기로 표현되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랍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1981년 개점이래 첫 매출감소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개점이래 올해 처음으로 매출감소를 보여 경기침체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계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21일 교보문고가 내놓은 '2004 교보문고 도서판매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광화문점의 도서매출액은 2004년 12월 14일 현재 95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59억원에 비해 0.91% 감소한 수치다.

지난 1981년 문을 연 이후 23년간 지속적인 매출 신장세를 보이던 광화문점의 매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화문점은 광복 이후 최악의 불황이었던 IMF 외환위기속에서도 비록 소폭이나마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도서분야별 판매량 증감추이를 보면 전년과 비교해 경제분야(4.4%), 외서인문분야(4.0%), 일본서적분야(9.7%)만 4% 이상의 판매량 증가를 보였을 뿐 나머지 분야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소설 11.8%, 컴퓨터 15.3%, 유아 10.4% 등의 경우 두자릿수 이상 감소하는 등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욘사마의 인기를 필두로 한 한류열풍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의 증가에 힘입어 일본서적의 판매가 무려 9.7%나 증가하는 등 크게 신장했다는 점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그나마 광화문점은 형편이 나은 편으로, 다른 대형서점의 경우는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감소를 기록했다는 말도 있다"며 "장기불황으로 가계소비, 그중에서도 특히 문화부문 소비가 줄어들면서 출판계 전반의 매출이 감소한 것같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출판사 매출 악화는 새로운 책을 출간하기 위한 재투자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과적으로 출판시장 전반의 부실로 이어져 책이 독자들로부터 더욱 외면을 받는 악순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문화의 기반인 출판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출판계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판계 또한 관습화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기획을 통해 독자층을 넓히는 적극적인 자세로 불황의 시대를 뚫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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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2-21 20:29   좋아요 0 | URL
앗 책을 사는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것 같습니다...

stella.K 2004-12-21 20:51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책 선물 서로하기 캠페인은 어떨까요?^^

부리 2004-12-21 22:35   좋아요 0 | URL
알라딘은...상반기 적자, 하반기 흑자라네요.

니르바나 2004-12-22 01:26   좋아요 0 | URL
알라딘의 터줏대감이신 부리님이 애쓰신 덕분이군요.

이 좋은 공간을 허락해 주시는 알라딘에게 신의 가호가 늘 함께 하길 빕니다.

니르바나 2004-12-22 01:27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도 알라딘의 자랑입니다.

책나누기 참 좋은 운동이지요.

니르바나 2004-12-22 01:29   좋아요 0 | URL
물만두님의 책사랑이 널리 널리 퍼져서 알라딘의 번영이 지속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물만두님 역시 우리 알라딘의 자부심이지요.

하얀마녀 2004-12-22 10:01   좋아요 0 | URL
내년에도 더욱 가열차게 서재질을 할 수 있겠군요. ^^

니르바나 2004-12-23 09:25   좋아요 0 | URL
하얀마녀님의 서재활동은 늘 열기가 느껴집니다.

올해와 같이 내년에도 기대하겠습니다.
 

 

'혼자만 잘 살믄…' 저자 전우익씨 별세
경북 봉화 시골에서 농사 짓고 살아온 이야기를 질박하게 담아낸 베스트셀러 수필집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의 저자 언눔(무명씨) 전우익씨가 19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봉화 대지주 집안에서 태어난 전씨는 해방 후 민청에서 활동하다 한국전쟁 직후 사회안전법 위반으로 6년 여 감옥생활을 마친 뒤 줄곧 고향 상운면 구천리에서 나무를 자식처럼 사랑한 촌로다.

그를 ‘깊은 산 속 약초 같은 귀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신경림 시인의 주선으로 1993년 현암사에서 펴낸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는 농사짓는 이야기와 나무 키우는 재미, 흙 나무 숲을 등진 도시인을 향한 안타까움, 존경하는 작가나 작품 이야기 등을 담은 에세이집.

전씨가 가까이 사는 동화작가 권정생씨, 신영복 현 성공회대 교수, 김용택 시인 등 지인에게 보낸 편지글로,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는 생활철학, 바른 눈 바른 정신으로 세상을 꾸짖는 쓴 소리를 담박한 문체에 담아 큰 사랑을 받았다. 2002년 9월 MBC ‘!느낌표’ 좋은 책으로 선정됐으며, 지금까지 40쇄를 찍어 100만 부 이상 팔렸다. 이어 현암사에서 낸 에세이 ‘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니까’ ‘사람이 뭔데’도 호평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전용구씨 등 3남3녀. 빈소는 경북 봉화 혜성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54)673-6762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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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2-20 22:52   좋아요 0 | URL
깨어있는 한 분을 또 잃었군요...

비연 2004-12-20 23:29   좋아요 0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해가 가기 전 또 하나의 별이 스러지는군요...

니르바나 2004-12-21 00:19   좋아요 0 | URL
전우익 선생님의 글도 훌륭했지만 말솜씨도 일품이셨지요.

虛言만 판치는 세상에 세태 풍자를 우리 고유의 해학정신으로 풀어 말씀하시던

그 말솜씨가 그리워집니다.

니르바나 2004-12-21 00:20   좋아요 0 | URL
비연님, 그렇습니다. 우리 시대의 스타는 전우익선생님 같은 분이시지요.

저도 선생님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혜덕화 2004-12-21 08:32   좋아요 0 | URL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한때 그분의 열렬한 팬이었는데, 한동안 잊고 지냈군요.

제 마음의 큰 스승 한분이 또 떠나시는군요. 슬픈 2004년 겨울입니다.

stella.K 2004-12-21 10:39   좋아요 0 | URL
아, 이 분이 돌아가셨군요. 저 주름만큼이나 쉽지 않은 생을 사셨을텐데...그리고 저 주름만큼이나 흙과 바람을 몸으로 체득하며 사셨을텐데, 니르바나님 댓글 읽으니 마음에만 뒀던 책을 읽어 보고 싶군요. 저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니르바나 2004-12-21 11:58   좋아요 0 | URL
혜덕화님의 스승님과의 이별을 저 니르바나도 함께 슬퍼합니다.

니르바나 2004-12-21 12:00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과의 만남은 이래서 유익합니다.

그 가운데 전우익 선생님도 계십니다.
 

 

독일 네티즌 “한국은 아시아팀이 아닌 것 같다”
중국 네티즌도 "한국 축구 대단해"
미디어다음 / 김지한, 이근영 통신원
19일 독일 축구대표팀이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1-3으로 패하자, 독일 네티즌들은 이번 경기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독일 네티즌들은 경기 직후, 유력일간지 빌트(www.bild.de), 스포츠사이트 sport1(www.sport1.de), 키커(www.kicker.de) 등 각종 언론 및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한국과의 경기에 대한 글들을 올렸다.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자국팀의 패배에 충격을 받았으면서, 한국이 역시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팀인 것 같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독일 네티즌 muveszet님은 “독일이 유로경기 때처럼 후반 뒷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한국팀의 골결정력은 정말 무서웠다. 우리팀이 질만한 경기였다”라고 평했다. 또다른 네티즌 KAHN님은 한국팀에 대해, “조직력이 좋은 팀인 것 같다. 아시아에 저렇게 치밀한 팀이 있었다니 놀랐다”며 “빠른 역습에 독일팀이 허무하게 무너지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네티즌 jkmbo님은 “한국팀 선수들 신장이 상당하다. 저렇게 클 줄은 몰랐는데 아시아팀이 아닌 것 같다. 플레이스타일이나 여러 가지로 마치 유럽의 팀 같다”면서 한국팀을 극찬했다. 네티즌 dere님은 “한국팀이 탈아시아를 꿈꾼다는데, 유럽 톱클래스팀과 지금 겨뤄봐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으며, 네티즌 frinz님은 “독일이 한국팀의 정신력을 배워야 한다”고 평했다.

중국 인터넷도 크게 술렁였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축구는 대단하고 중국축구는 한심하다”는 자조적인 의견을 내비치거나 “그래도 중국 축구를 믿는다”는 희망을 담은 의견을 나타냈다. 다음은 중국의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에 올라온 이 나라 네티즌들의 반응들.

“중국축구와 한국축구의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한국은 각종 경기에서 훌륭한 플레이와 좋은 성적으로 수많은 팬들에게 보답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권위와 스타성에만 급급한 나머지 진정한 축구를 선보이는 데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특히 정신력에 있어서 중국은 한국보다 한참 아래다. 중국축구 언제쯤 정신 차리고 진정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한국은 역시 강했다. 우리의 영원한 숙적. 그러나 충분히 존중할 만한 팀이다.”

“아시아 축구의 핵 한국이 독일을 3대 1로 격파했다. 만약 중국이 독일과 경기했다면 0-4나 0-6으로 져서 망신을 당했을 것이다.”

“이번 경기 덕분에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축구에 대한 편견을 깨게 됐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에게 감사해야 한다.”

“한국은 정말 강한 팀이다. 유럽의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가 다 뭐냐? 모두 한국에게 혼쭐이 났는데…. 2002한일월드컵 때 한국에 조금만 더 운이 따랐더라면 한국이 우승했을지도 모른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이 넣은 3골은 모두 훌륭했다. 특히 이동국의 터닝슛은 칸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정말 한국축구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단지 친선경기일 뿐인데 저렇게 필사적으로 싸우다니. 정말 본받을 만하다.”

“사실 난 한국축구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중국축구가 발전하려면 우선 한국의 정신력을 배워야 한다. 축구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거는 그런 필사적인 정신력을.”

“오늘 싸운 한국축구 선수들 명단을 보니 대부분 신인 선수들이었다. 그런데도 유럽 강팀을 상대로 저런 실력을 보이다니 믿을 수가 없다. 이에 반해 도둑 축구, 검은 축구, 인맥, 뒷돈 등의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중국축구는, 휴~, 정말 할 말이 없다.”

“한국축구가 바로 진정한 축구다”

“그래도 나는 중국축구를 믿는다. 중국엔 축구 인구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중국축구의 잠재력은 크다. 중국 프로축구의 발전과 개혁으로 중국의 젊은 피들이 아시아를 재패하게 될 것이다”

또 시나닷컴의 한 ‘열성’ 네티즌은 독일인터넷에 올라온 독일축구팬들의 경기 관전평을 중국어로 번역해 이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다음은 이 네티즌이 번역한 독일 팬들의 한국전 패배에 대한 반응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상대를 얕본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어떤 팀이든 얕봐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특히 축구에서는 이 교훈이 중요하다.”

“한국축구팀은 절대 약한 팀이 아니다.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우리가 우세하다고 하지만 항상 근소한 차이로 이긴 것이었다. 오늘의 결과는 우연이 아니다.”

“그래도 한국축구에 져서 다행이다. 한국은 원래 강한 팀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걸로 알고 있다.”

“독일인들이여, 너무 절망하지 마라. 상대가 한국이라면 우리도 질 수도 있다. 만약 일본이나 태국 같은 나라와 싸워서 졌다면 정말 비참했을 것이다.”

“아시아에 이렇게 기막힌 팀이 있었다니. 독일 왜 이러나? 계속되는 별 효력 없는 공격. 게다가 상대방의 반격 한 차례에 무너지는 수비. 가슴이 너무 아프다”

“한국은 매우 강인하고 끈기 있는 팀이다. 이런 팀은 어떤 팀에게든 항상 골칫거리다.”

“많은 독일인들이 오해하고 있다. 한국축구의 수준은 유럽축구 수준과 비슷하다. 한국을 얕보는 건 문제가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면 당연히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난 경기 시작할 때부터 한국과의 경기가 절대 쉽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우린 매우 강한 팀에게 진 것이다.”

“언제부터 아시아에 이런 막강한 팀이 있었나? 정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한국선수들의 신장이 매우 크다. 아시아의 축구선수들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다. 아시아 팀 선수들은 원래 작지 않나? 그런데 한국선수들은 신장이 유럽선수들과 대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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