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와 함께 백화점을 갔다. 친구가 뭘 좀 사려는데 옆에서 봐 달라는 것이었다.

'맨입은 없다' 가 내 신조인 만큼. 나는 백화점을 따라가서 물건을 골라주는 대신 (물건은 그녀의 싸랑해 마지 않는 남친 생일 선물이었다. 나는 CP 컴퍼니에서 니트 점퍼를 하나 골라줬다. 눈알 빠지게 비쌌다.) 작은 선물을 하나 받아챙겼다.

그것은 바로 내 돈 주고 사기는 아깝고 어지간하면 넘에게 받아내고픈 동전지갑!

세상에 동전지갑 따위가 뭔 필요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옳소 라고 대답하겠다. 맞다. 멀쩡한 지갑이 있으면 동전지갑 같은건 필요가 없다. 더구나 요즘처럼 동전의 가치가 하락했을때는 더더군다나 동전 쓸 일이 없으므로. 그 쓰일지 안쓰일지 모르는 동전을 위한 지갑을 산다는건 순 낭비이다. 하지만 이걸 남에게 선물로 받는다면 얘긴 달라진다.

나는 버스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토큰이나 동전을 가지고 다닌다. 허나 내 지갑에는 동전을 넣는 부분이 아예 없기 때문에 늘 주머니에 짤짤 거리면서 넣어 다녔었다. 하지만 겨울이 되어 장갑을 끼니 도무지 주머니에서 동전과 토큰을 찾을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 같으면 맛난거 사내라고 외치는 대신 동전 지갑을 사내라고 했다.

소 굳 카테고리에 넣지 않은건. 실용성 면에 있어서 전혀 소 굳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소 뷰티풀할 뿐. 네모나게 각이 딱 져 있어서 언뜻 보기에는 동전지갑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안을 열면 마치 포장할때 끝부분 처리 해놓듯 가죽들이 접혀 있고 그 안에 네모난 공간이 나온다. 거기에다 동전을 넣으면 된다. 허나 원채 얇아서 동전을 많이 넣지는 못한다. 지폐도 꼬깃꼬깃 접어서 넣을수는 있으나 한장 이상 넣으면 모양이 망가진다. 내가 알기로는 루이까또즈라는 가죽제품 전문 브랜드가 우리나라껄로 아는데 까르띠에를 밴치마킹 한 것이란다. 그러고 보니 상당히 까르띠에틱 하다. 어찌 되었건 가죽도 이쁘고 모양도 이쁘다. 다만 실용성이 떨어질 뿐. 가격은 3만 7천원 선. 혹시 가지고 싶거든 어디가서 선물받길 바란다. (색상은 블랙과 와인 두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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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5-01-11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유한 친구가 좋아요 :-) 흐흐흐

groove 2005-01-1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보고 까르띠에인줄알았는데..흐흐^^; 저모양에서 크기만 키우고 은장만금장으로바꾼다면 저희 아버님의 지갑모양이거든요.

플라시보 2005-01-1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후훗 저도 부자 친구가 좋아요^^



groove님. 아버님 지갑이 까르띠에 인가봐요^^ 정말 많이 비슷하죠? 세상에는 짝퉁도 있는 반면 저렇게 메이커임에도 무언가를 카피한(좋게 말해 밴치마킹한) 메이커도 존재하다니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듭니다.

mannerist 2005-01-1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여성동지들은 동전지갑이 필요하더이다. 주머니에 대개 짤랑거리는 것들 넣고 다니는 걸 별로 안 좋아하더라구요. 주머니 불룩한걸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근데 매너는 주머니에 뭔가 들은 감이 나쁘지 않더군요. 일없이 주머니에 손 넣구 다니다가 동전 짤짤거리는 재미도 있구요(예. 매너 정서불안입니다-_-;)

플라시보 2005-01-1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대체로 여자들은 주머니에 뭐 많이 넣어 불룩한걸 싫어합니다. 또 그렇기에 여자옷에는 주머니가 그다지 깊지 않은것도 많구요. (그냥 모양으로 달아놨지 뭐 넣었다간 흘리기 쉽상인 모양이 많습니다.) 저 지갑을 가지고 오늘 직원들의 반응을 보니 남자들이 더 이뻐라 하더군요. 여자들은 '뭐 그냥 그렇지만 자세히보니 깔끔한 맛은 있네' 정도^^

플라시보 2005-01-1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을 보며님. 흐흐. 저랑 똑같은 물건을 가지고 계시는 분을 발견하니 신기합니다. 음..저걸 특가판매 할때 저렴하게 사셨다구요? 제 돈주고 샀음 무지 억울했겠지만 하하 알다시피 선물받은거라 저 말을 들어도 초연합니다.^^ 이 동전지갑. 조금만 더 실용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이쁘긴 겁나게 이쁘단 생각이 들어요^^

BRINY 2005-01-11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네요. 전 지갑 뚱뚱해지는 게 싫어서 지폐+카드용과 동전용 따로 가지고 다니다, 최근 복합용으로 복귀했는데, 어느쪽이 더 편리한 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쪽 하면 저쪽이 좋아보이고, 저쪽하면 이쪽이 좋아보이고.

플라시보 2005-01-12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 님. 저랑 똑같으시다. 저도 지갑 뚱뚱한거 되게 싫어해요. 제 후배중에 지갑이 터질것 같은 아해가 있는데 언제나 봐도 이해가 안가요. 흐흐. (정작 그 후배는 제가 왜 지갑이 뚱뚱한걸 싫어하는지 이해를 못하더군요.^^) 저는 예전에는 카드는 납짝한 카드지갑이 있었구요. 지폐는 그냥 머니 클립에 끼워 다녔었습니다. 거기다 작은 동전지갑 가지고 다녔었구요. 지금은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3단짜리 카드 크기만한 작은 지갑하나 (거의 카드만 들어있는) 저 동전지갑을 가지고 다닙니다. 가끔 다이어리랑 같이 되어있는 지갑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던데 뭐 각자 편한대로 하는거겠죠^^

maverick 2005-01-12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오오.. 정말 부유한 친구분이신가봐요.. CP컴퍼니 점퍼선물에 선물골라주는 댓가로 루이 까또즈 지갑이라니 - -; 왜 내 주위에는 저런 친구가 없는거야 ^^;

플라시보 2005-01-12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verick님. 저 친구 사귀기 전에 그러잖아요. '너네집 동산과 부동산을 포함해서 도합 얼마의 자산이 있냐?' 하하하. 농담이구요. 이상하게 전 가난한데 부자 친구들이 주위에 있어요. 아마 그들에게 저의 가난이 신선하게 어필했나봅니다. 부자친구 있으면 좋은점이 많죠. 물론 부러울때도 속상할때도 있지만 아예 저 친구처럼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부자여버리면 (저 친구는 진짜 많이 부자여요^^ 제 기준에서는요) 그런 맘이 별로 안들어요. 그런 친구들을 보면 부 라는 것이 생활의 여유도 여유지만 마음의 여유도 주는구나 싶어요.
 
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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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감히 행운이라고 할 만하다. 책에대한 리뷰도 별로 없을 뿐더러 (내가 주문했을때 1편인가 있었는데 그 사이에 더 늘었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 천명관은 내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긴 하지만 알다시피 상을 받은 작품들이 다 재밌는건 아니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구입한 것은 순전히 모험이었으며 그 모험이 성공적인 것은 행운 중에서도 큰 행운이라고 말 할 만하다. 정말 재미있는 책을 만나서 밥을 먹는것도 잠을 자는것도 뒷전으로 밀어둔채 책 속에 푹 빠져서는 읽을수록 줄어드는 페이지를 아까워 하게 되는 책을 만나는 것. 그것은 책을 살때마다 매번 바라는 것이지만 모든 책이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이건 어쩌다가 찾아오는 행운이다. 물론 로또 당첨보다는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위에서도 말한것처럼 제 10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문학동네상 하면 나는 제일 먼저 은희경의 '새의 선물'이 떠오른다. 재밌게 읽은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그 책은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았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덕분에 아쿠타가와상이 내게는 믿을만한 상이 되어버린것 처럼 문학동네소설상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은희경이 이제는 심사위원인지 이 책에 대한 심사평에 이렇게 써 놓았다. 이 작가는 전통적 소설 학습이나 동시대의 소설작품에 빚진게 별로 없는 듯하다. 따라서 인물 성격, 언어 조탁, 효과적인 복선, 기승전결 구성 등의 기존 틀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약간 거창하게 말한다면, 자신과는 소설관이 다른 심사위원의 동의까지 얻어냈다는 사실이 작가로서는 힘있는 출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은희경 -소설가-) 이 심사평을 읽고 나니 무척 궁금했었다. 기존의 전통적인 소설과 다른 소설은 어떤것일까? 나는 실험성강한 작품이라느니 개성강한 작품이라는 것에 대해 비교적 인색한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어쩐지 사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마 마지막 문장인 자기와 다른 소설관을 가진 사람에게도 손을 들어줄 수 밖에는 없는 작품의 흡입력이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소설 고래는 거대한 이야기이다. 기존 소설과는 다른것이 주인공을 정해놓고 그 주인공의 삶과 주변의 것들을 양념처럼 첨가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을 비롯한 주변사람들 모두가 주인공이다. 크게 보자면 책의 주인공은 춘희라는 여자이지만 막상 소설을 읽어보면 춘희와 그녀의 엄마 금복. 그리고 국밥집 노파 이렇게 세 사람이다. 국밥집 노파는 춘희나 금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녀들의 삶에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또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하게 등장을 해서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고 할 만하다. (또 어떻게 보자면 이 모든 얘기들이 국밥집 노파의 세상을 향한 복수극이며 그 복수를 완성시켜 주는 인물들이 금복과 춘희이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춘희와 금복, 국밥집 노파의 이야기 만으로 이 책이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도입부분을 읽을 무렵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 작가 도대체 얘기를 어디까지 확대시켜 갈 것인가? 나중에 지가 쓴 인물들을 다 기억이나 할까? 하고 말이다. 정말이지 저렇게 생각할 만큼 작가는 끊임없이 촉수를 뻗어 인물을 잡아내고 그 인물을 설명하고 또 다른 인물로 넘어가기를 멈추지를 않았다. 큰 맥락의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의 핵심 인물인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며. 주변 인물들에 대한 설명은 주인공과의 관계를 이해시키고 특징을 나열하는 정도에 그치는 기본 소설들과 달리 이 소설에는 인물들 하나하나의 사연을 꽤 자세하게 다룬다. 그래서 책을 어느정도 읽기 전 까지는 춘희나 금복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나는 머리가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책에서 너무 많은 주인공들이 등장하면 책의 앞장에다 그들의 이름과 특징. 그리고 주인공과의 관계를 대충 적어놓는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렇게나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의 이름과 주인공과의 관계, 특징등을 적어놓지 않았다. 어쩐일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등장인물이 절대적으로 많이 등장하고 그들의 사연도 구구절절임에도 불구하고 다 기억이 났다. 이것은 그만큼 작가가 인물 하나하나에 (기억할 수 밖에 없는) 독특한 성격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천명관이라는 작가가 정말 하늘이 내린 천부적인 이야기꾼이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영화를 공부해서 그런지 소설의 인물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타고난 재능을 보이며 거대한 이야기를 가닥가닥 모아서 끌고가는 힘 역시 천부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어디서도 차용하지 않은, 오로지 소설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거대한 거짓말, 좋게 말해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에 있어서는 감탄사를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대체 작가는 어떤 인간이라서 이렇게 크고 넓은 상상이 가능한 것일까? 그 상상은 스케일크고 허황된 상상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내면으로 끊임없이 파들어가는 좁고 섬세한 상상력도 아니다. 그는 제법 그럴싸한 이야기와 약간의 환타지 그리고 어느정도의 과장을 적절히 믹스해서 내어놓았다.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천부적인 이야기꾼인 것이다.

책이라는 것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지만. 정말 잘 쓴 이야기 그 자체에 목말라 있다면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다만 흠이라면 책이 너무 무거워서 읽는동안 내내 팔이 아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비하면 팔이 아픈것쯤은 아무래도 좋을 정도이다. 끝으로 간만에 우리 작가가 쓴, 자랑하고 싶을 만큼 제대로 된 소설책을 읽게 되어서 무척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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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1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5-01-1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덕분에 좋은 작가를 알게 된 듯 싶네요...ㅊㅊ 꾸욱에 보관함으로 쏘옥~

플라시보 2005-01-1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호호. 감사해요.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비연님. 사서 한번 읽어보세요. 요즘 제가 너무 뽐뿌성 심한 리뷰들만 올리고 있습니다만. 어쩌겠어요. 요즘 제가 읽은 모든책이 재미나는 아주 드문 복이 터진것을 ...흐흐

치니 2005-01-1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문 복, 으아 제가 요새 목말라 하던 것입니다.

보관함에 오래 두지 말고 얼렁 사 읽어야겄어요.

kleinsusun 2005-01-1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리뷰가 정말 맛깔스러워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는 제목에 누굴까 궁금했는데,저도 처음 접해보는 작가네요. 읽어볼께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플라시보 2005-01-1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음...이미 보관함에 담으셨군요. 구입해서 한번 읽어 보세요. 저와 취향이 크게 다르지 않으시다면 (적어도 제가 재밌게 읽은 책을 읽고 화가 나신적이 없으시다면) 님도 재밌게 보실것 같아요.^^



kleinsusun님. 저도 알라딘에서 처음 알게 된 작가입니다. 바비킴 CD를 준다길래 호기심으로 클릭했다가 발견한 행운이죠^^

플레져 2005-01-12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땡스투여요!

살건데... 씨디 주는 거 끝났군요. 대신 마일리지가 듬뿍이네~ ^^

님, 리뷰 보니까 안사면 후회할 것 같아요.

플라시보 2005-01-12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저님. 아이고 벌써 끝나버렸군요. 며칠 안된것 같은데^^ (님 말씀처럼 마일리지가 장난 아니죠? 흐흐.) 저는 많이 재밌게 읽었는데요. 님도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땡스 투 감사드려요^^

흰 바람벽 2005-01-12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플라시보님. ^^ ㅋㅋ 여기서 인사를 드리니 좀 어색.. (주로 페이퍼에 댓글 달다가... )

제가 마침 이책을 사려고 했는데 님이 벌써 평이 있더라구요.

냅다. thanks to 눌렸습니다. ^^


플라시보 2005-01-12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흰 바람벽님. 호호. 방금 살인자들의 섬 재밌게 읽으셨다는 코멘트 읽었는데 여기서 또 바로 님의 코멘트를 보니 신기해요^^ 음...그 책도 재밌게 읽으셨다니 이 책도 어지간하면 좋아하지 않으실까 싶어요. 땡스 투 감사드립니다. 님도 부디 재미나게 읽으시길... (다만 이 책이 좀 두껍고 글씨도 작고 무겁기까지 해요. 살인자들의 섬은 다행이 두꺼워도 가벼웠는데...)

깍두기 2005-01-1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 읽고 보관함에 담았는데....이주의 마이리뷰에 당선되셨네요. 축하드려요^^

플라시보 2005-01-1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흐흐. 감사합니다. 하나 다행스러운 것은 이 책을 정말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제 리뷰를 보고 책을 사서 봐도 크게 미안하지 않을것 같다는 점입니다.^^
 

이런류의 일러스트를 별로 안좋아 하지만 이 그림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게 무슨 광고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 시리즈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주인공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그녀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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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9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1-0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아. 그런가요? 흠...그래서 이리도 이쁜건가? (근데 왜 속삭이셨어요. 그냥 말씀하셔도 될것을..흐흐)

가을산 2005-01-09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이 재클린이라구요? 동명 이인인가요?

플라시보 2005-01-0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란 이름이 그리 흔하지는 않을꺼란 생각이 들어요^^

mannerist 2005-01-09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 호러블한데요. 쿨럭;;;; 웃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런 눈매의 아낙들, 정말 무서워요. ㅜㅡ

가을산 2005-01-10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는 이미 죽었어요. 몇 년 전에.
60년대에 대통령 부인이었고, 살아있더라도 할머니시죠. ^^
그리고 모습도 전혀 다르답니다.

 아름답죠? ^^


플라시보 2005-01-1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전 저렇게 생긴 여자들 너무너무 좋아라 하는걸요? 아시죠? 제가 악녀들 사랑해 마지 않는것^^



가을산님. 아 정말 하나도 안닮았네요. (눈과 눈 사이가 많이 멀군요^^) 저는 저 그림 시리즈 중에서 다이애나비는 꽤 똑같이 그렸길래 실존 인물과 닮게 그려놓은줄 알았어요. 그래서 속으로 그랬죠. 저러니 대통령과도 살고 선박왕과도 살지..하면서요. 흐흐. 좋은 자료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살인자들의 섬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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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흔히 영화나 책등의 주요 내용등을 노출하므로써 재미를 반감시키는 행위인 스포일러는 가장 유명하게는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를 개봉했을때 이 영화를 보려고 줄을 서 있던 관객에게 이미 관람한 사람이 버스를 타고 가면서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고 외쳤다는, 진실의 여부는 알수 없으나 스포일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게 된 결정적 계기가 아닌가 싶다. 그 외에 식스센스등의 결정적인 반전이 들어가 있는 영화들은 스포일러를 막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었으며. 현재는 몇몇 양심있는 기자들은 영화나 책에 대해 기사를 쓰기 전에 '스포일러 다소 있음' 등의 경고문을 미리 붙여놓는다.

그런데 진짜로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내 경우에는 영화에 대해 이미 모든걸 다 알고 보는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는 반드시 본 사람들에게 설명을 다 듣고 나름대로 기사들도 뒤져서 자료를 찾아볼 만큼 찾아보고 나서야 본다. 남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스포일러. 하지만 나에게 있어 스포일러는 아무것도 아니다. 오히려 내용을 다 알고 나면 더더욱 기대가 되며, 내용을 가지고 혼자 공상속에서 영화를 한편 만든다음 실제 영화는 어떻게 그 이야기를 영상으로 옮겨서 풀어내는지 비교를 하며 즐기기까지 한다. 허나 나는 이 책 '살인자들의 추억'을 읽고 나서는 스포일러를 왜 하면 안되는 것인지, 심정적으로 완전하게 이해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사기전에 여기서 읽었던 대부분의 리뷰가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음에 진심으로 고마웠다.

지금부터 나는 책의 내용을 아주 약간만 소개를 할까 한다. (내 생각에는 이정도는 책소개 글에 적힌 정도라고 보지만 또 알 수 없으므로 조금도 사전 정보를 얻고싶지 않으면 여기서 읽기를 멈추길 권하는 바이다.) 아내가 불에 타죽는 아픔을 겪은 보안관 테디. 그는 어느날 살인자들 중에서도 정신병력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수감되어 있는 섬으로 조사를 떠난다. 그 섬에서 한 여자 환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동료인 처크와 함께 매우 불길하고 수상쩍은 기운이 감도는 섬에 수사를 하기 위해 떠나는데... 여기까지. 여기까지가 내가 말 할 수 있는 이 책의 최대한의 내용이다. (내 생각에는 이정도를 알아가지고는 아무것도 달라질게 없다 싶어서 적었다.)

하지만 이 책은 위에서 내가 언급한 내용으로는 전혀 추론조차 할 수 없는 커다란 비밀이 존재한다. 오죽 그 비밀이 흥미진진했으면 나는 어제밤 이 책을 잡자 마자 오늘 출근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날밤을 꼬박 새워서 책을 읽어치웠다. 처음에는 다소 뜬금없이 진행된다 싶어서 한 30 페이지까지는 약간 지루한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정말이지 화장실 갈 시간도 아까울 정도였다. 내가 읽어본 범죄스릴러 소설중에 감히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유주얼서스펙트나 식스센스는 감히 명함도 내밀지 못할만큼 이 책에는 아주 큰 비밀이 있으며 막판에 가서 비밀이 밝혀질때쯤에는 작가의 치밀한 구성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수가 없다. (진부한 표현이나 이 이상의 표현이 없다 싶다.)

데니스 루헤인은 예전에 미스틱 리버라는 책을 발표했을때 부터 매우 기대가 되는 작가였는데 솔직히 말해 미스틱 리버때만 해도 나는 이 작가가 이리도 대단한 책을 쓰리라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야기꾼인 작가라는 이름을 달기에 한톨의 부끄러움도 없을 만큼 이 책은 실로 놀라운 상상력을 담고 있다. 그건 해리포터 같은 류의 허무맹랑하면서도 거대한 상상도 아니고 다빈치코드류의 유치하면서도 다소 뻐기는듯한 상상력도 아니다. 정말이지 간만에 만난 아주 제대로 된 상상력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아니 그 이전에 마지막 결말 부분에 다다라서 나는 약간 무서운 기분마저 들었다. 사람의 내면을 이렇게나 무섭게 들여다본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늘 이런책을 읽으면 드는 생각이지만 나는 과연 정상일까? 혹은 내가 진실이라고 믿으며 보고 듣는것들이 정말로 사실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끝으로 한가지 충고를 하자면. 절대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 책을 잡지 말것을 권한다. 왜냐면 아까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일단 한번 읽기 시작하면 어떤 이유에서건 도저히 멈출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소개하면서 특히나 진부한 표현을 많이 썼는데 더이상의 표현을 찾지 못하는 내 언어감각의 한계가 통탄스러운 한편. 그런 진부하고 고전적인 찬사라 할지라도 이 책 앞에 바치기에는 더없이 초라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추리소설의 마니아던 마니아가 아니던간에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정말로 후회없이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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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1-08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해서 이 책의 극찬리뷰를 보다보니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어느분께 쌩스투를 눌러야 하나요..흐흐~

플라시보 2005-01-0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날개님. 이 책을 사겠다고 마음먹게 만든 분께 누르세요^^ 그나저나 이 책 정말 사서 읽어보시면 후회 안하실껍니다.

플레져 2005-01-0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일단 땡스투! 플라시보님의 리뷰를 지금 막 처음 보았으니... 님께 ^^

미스틱 리버, 영화는 정말 대단했어요. 지금도 그 영화가 생생한 걸 보니... 아직 머리가 좀 쓸만하다는 것과 영화가 참 좋았다는 걸 동시에 깨닫습니다 ^^

플라시보 2005-01-0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플레저님. 저도 미스틱 리버는 영화도 책도 전부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미스틱 리버. 영화의 경우에는 원작에 아주 충실했더라구요. 뭐 감독의 새로운 해석 같은게 가미될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소설을 영상으로 옮기면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땡스 투 감사드립니다.

마태우스 2005-01-0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일러 없이 이렇게 장문의 리뷰를 쓸 수 있다는 것도 참 대단한 일인 것 같네요. 전 뭘 써야 할지 막막했다는....

비연 2005-01-0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슴다...정말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죠^^ 리뷰 잘 읽었슴다~

마냐 2005-01-11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마태님께 동감. 저두 참 막막했었구...심지어 썼다가 물만두님의 스포일러 경고까지 받구 수정했더랬죠..^^;;;

줄리 2005-01-11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야 겠네요. 저두 범죄스릴러을 무지 좋아하는데,,, 요즘은 왜 못 읽고 있는건지 저두 잘 모르겠네요. 이거 빨리 읽고 싶네요.

플라시보 2005-01-11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히히. 리뷰가 좀 수다스럽죠. 스포일러를 피하려고 하다 보니까 다른 소리만 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럼에도 책이 재밌어 칭찬을 하기는 해야겠고..훗. 저도 대략 난감했습니다.



비연님. 이미 읽어 보셨군요. 저도 누가 재밌는 책을 추천해 달라면 이 책을 추천해야겠습니다. (여태까지는 삼미슈퍼스타즈 였습니다.^^)



마냐님. 후훗. 저 책은 아주 약간만 힌트를 노출해도 극도로 위험하죠. 재미를 너무나 크게 반감시킬 수 있으니까요.



dsx 아. 범죄스릴러 좋아하시는군요. 그럼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딱히 어떤걸 좋아한다 이런게 없는 인간인데도 이 책을 읽고나서 범죄스릴러에 푹 빠졌거든요.

흰 바람벽 2005-01-12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첨엔 두꺼워서 언제 읽나~ 했는데. 정말 거짓말 처럼 술술 잘 넘어가죠. ^^

저도 잼나게 잘 읽었더랬지요.

플라시보 2005-01-1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흰 바람벽님. 저도 처음에는 두께 보고 뜨아 했더랬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두께에 비해서 책이 가벼운 편이더라구요.

픽팍 2006-05-2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플라시보 님의 서평을 보고 서점가서 바로 질렀는데,, 재미는 있었지만;;역시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저는 반전이 나오고도 이게 뭐야 하고 실망했던 기억이;;;그리고 소설 중반 정도에 가서는 어느 정도 반전이어떻게 될지 눈에 보여서 조금 실망했더랬지요;;;재미가 없진 않았지만 그렇게 까지 는;;
good은 주겠지만 great는 못 주겠는;;;
 

많은 사람들이 3D 애니메이션 샤크를 보려고 하면서 이와 비슷했던 물고기 영화 '니모를 찾아서' 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니모와 샤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샤크는 슈렉을 만들었던 드림웍스에서 만든 것이고 니모는 디즈니와 픽사가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물고기가 등장한다는 것 때문에 이 영화는 보기 전부터 니모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태어났다.

샤크에는 화려한 이력들이 많다. 슈렉으로 재미를 봤던 데이비드 카젠버그가 제작을 했고, 라이온 킹에서 주옥같은 테마 음악을 들려주었던 한스짐머가 음악을 담당했다. 거기다 노래는 최고의 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불렀다. 그것 뿐이면 말도 안한다. 샤크에 나오는 각 인물들의 목소리연기는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주인공 윌 스미스를 비롯해서 로버트 드 니로, 안젤리나 졸리, 르네 젤위거, 잭 블랙. 거기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갱스터 TV시리즈 소프라노의 출연진들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하지만 이 모든 화려한 캐스팅에, 될 수 밖에 없는 갖은 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이 영화는 감히 실패작이라고 말 할수 있다. 첫째로 인물들의 캐릭터가 너무나 진부하다. 주인공인 오스카는 전형적인 뺀돌이 캐릭터. 하는 짓이 뻔한만큼 그가 갑자기 마음을 돌리는 계기도 너무나 뻔하다. 거기다 오스카의 친구로 등장하는 상어 레니는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인물이다. 그렇다. 니모에 나오던 상어들을 기억하는가? 채식주의를 하겠다고 물고기들을 앞에 두고서 '얘네들은 먹는 음식이 아닌 우리의 친구' 를 외치던 상어와 비슷하다. 다만 니모의 상어들이 의지력이 약해 가끔 친구들을 한입만 먹으려고 하지만 레니는 내추럴 본 베지테리언 이라는 것 정도. 그리고 이런 레니를 못 마땅해하는 상어계의 대부이자 레니의 아빠인 돈 리노는 전형적인 갱스터 두목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오스카를 유혹하는 팜므파탈 로라는 별로 하는일 없이 목소리만 끈적하고 몸짓만 야시시하다. 오스카의 여자친구이자 오스카의 마음을 돌리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는 여자친구 물고기 엔지도 한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진부함을 보인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진부하고 캐릭터들의 진부함보다 더 큰 문제는 너무 많은 스타군단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에게 집중이 되어도 나갈까 말까 한 스토리가 산만하기 그지없다. 

예전 슈렉에서처럼 목소리 연기자와 캐릭터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은 처음 수렉때나 신선했지 지금은 유통
기한 하루 남은 프레시 샐러드 같은 느낌이다. 윌 스미스의 몸짓까지 닮아 흑인 래퍼 물고기 같은 오스카, 누가 안젤리나 졸리 아니랄까봐 두꺼운 입술에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로라. 알 파치노의 쭉 찢어진 가는 입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돈 리노는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다. 거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힙합스러운 분위기는 클럽 마니아들에게는 반가울지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하나도 와닿지 않는다. 같은 물고기가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니모의 경우에는 캐릭터들이 모두 확실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바하지 않았었다. 샤크는 저 경우와 반대로 캐릭터는 약하지만 인물들은 끊임없이 오바를 한다. 거기다 신선한 주인공들이 등장했던 니모와 달리 샤크에는 외모만 봐도 어떤 인물인지 확연한 인물들이 등장해서 절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목소리 연기자부터 제작, 음악에 이르기까지 드림팀을 모아놨건만 영화는 진부한 캐릭터들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것이 되어버린다. 거기다 화면에 너무 많은걸 집어넣으려고 해서 산만하기 그지없다.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보여주었던 니모도, 디즈니 랜드를 비꼬았던 영주의 우스꽝스런 성이 나왔던 슈렉도 모두 보여주고자 했던것이 확실한데 샤크는 도무지 뭘 보여주려는 건지 알수가 없다. 이것저것 너무 욕심을 부린탓에 화면은 아름답지도 신기하지도 멋지지도 않고 다만 소란스럽다. 도무지 주인공이나 등장 인물에게 집중을 할 수가 없다.

샤크가 지닌 또 하나의 결점은 스토리가 너무도 재미없다는 점이다. 오스카가 사는 물고기 세계는 인간들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빈부격차가 심하다. 오스카는 출세지향적이지만 별 볼일없는 날건달 같은 물고기이다. 그런 물고기가 거짓말로 상어를 물리치고 나서 TV뉴스쑈로 대변되는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늘 바라던 꿈의 팬트하우스에 살게 되지만 어느 순간 허망한 느낌을 가지게 되고, 그것은 곧 자기가 상어를 물리친게 아니라는 고백으로 이어진다. 그 고백은 물고기들에게 더 큰 감동을 안겨주고 오스카는 입술 두툼한 로라대신 자기를 응원하고 기다려준 여자친구의 품으로 돌아간다. 뻔한 캐릭터들 만으로도 부족했던지 샤크는 끝끝내 진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어떤 예상의 허를 찌르는 기쁨도 제공하지 않은 채 조용히 끝이 난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아니 하고 싶은 말이 있기나 했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큰 기대를 했건만. 결국 샤크는 죽은 캐릭터와 재미없는 스토리로 인해서 단지 화려한 목소리 연기자들이 등장했다는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겨주질 못했다. 최근 개봉한 인크레더블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비교할때 그 반의 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혹시 극장에서 샤크를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정 보고 싶으면 비디오를 보라고. 아니면 언젠가 TV에 해 주는 그날까지 기다리라고 말이다. 간만에 영화비가 제대로 아까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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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5-01-07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흠...계속해서 잘 된 애니메이션이 나오기는 힘든 일인가 봅니다...

▶◀소굼 2005-01-07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픽사는 언제나 잘되지만 드림웍스의 애니는 한번씩 죽을 쑤더군요. 왜 하울은 안오고 샤크는 왔는지 오늘도 궁시렁대는 소굼.

sooninara 2005-01-07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영이가 보러가자고 난리인데..어디 지가 알아듣지도 못할거면서..

아마 보러가야 할것 같습니다..

은영아..영어로만 말해서 넌 못 알아 들어라고 아무리 말해도..괜찮아요..보러가요 하거든요^^

明卵 2005-01-07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가 꼭 보라고 난리를 쳐서 보러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비디오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겠네요.

드림웍스라고 하면 전 이집트 왕자만 생각나요. 슈렉도 있긴 하지만, 역시 제 머릿속에서 이집트 왕자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이군요.

마태우스 2005-01-0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단 말이죠. 하마터면 볼 뻔했다는....

LAYLA 2005-01-09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때메 볼거긴한데......역시 미야자키 하야오는 인류의 재산인건가요. 돈을 쏟아부어도 사람 마음을 이렇게 잡지 못하는걸 보면...^^

플라시보 2005-01-09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그러게요. 계속 히트치긴 힘들겠죠.^^



sa1t님. 그런것 같아요. 드림웍스는 하나 대박나고 하나 죽쑤고... 샤크랑 하울이랑 비교하자면 하울이 훨씬 나아요. 물론 제 개인적인 견해지만^^



sooninara 더빙도 있어요. 아이랑 볼때는 더빙을 보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



명란님. 드림웍스 하면 전 그 초기 화면 (뭐라 불러야 할지 몰라서...) 만 생각이 나요. 달에서 아이가 낙시줄 드리우고 물에 파장 생기면서 드림웍스 글자 뜨는거요.^^ 전 이집트 왕자는 안봐서 그런지 슈렉이 생각나요.



마태우스님. 비디오 나올때까지 기다리세요.^^



LAYLA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만드는 족족 히트를 치는것 같아요. 대단한 감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