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wax seal이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니

 

                                            
길쭉하게 생긴 sealing wax를 녹여서 편지봉투 같은곳에 봉인을 할때(외국 영화에 무지하게 많이 나옴) 쿵 찍는 도장같은 것이다. (찍으면 길쭉한거 옆에 보이는 동그라미가 된다.)

 

오래전부터 외국의 영화를 보다보면 저런게 많이 나왔다. 특히 중세시대를 다룬 영화에서 보면 늘 비밀스런 편지를 적고는 빨간 양초같은걸 편지봉투 겉에다 띡 떨어뜨리고는 반지나 옥쇄같은걸로 쿵 찍어서 '누구누구에게 아무도 모르게 전달하도록 해' 하면서 주곤 한다. 나는 그걸 미친듯이 찾아 해맸었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는 파는곳이 없나보다. (저것도 외국의 한 사이트에서 퍼 온 사진이다.)

요즘은 편지를 전혀라고 해도 좋을정도로 안 쓰지만 저게 있으면 왠지 개발새발인 글씨로나마 편지를 써서 봉랍을 한 다음 누군가에게 보낼것 같다.  

방금 이걸 찾아냈다고 지인에게 자랑했더니만 생일 선물로 사준다고 한다. 앗싸라비야 땡잡았네 근데 wax seal가격이 34파운드 정도 하던데 34파운드는 한화로 얼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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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5-1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급스럽군요. 근데 전 편지를 워낙에 안 써 버릇해서...있으면 써 질려나?

nugool 2004-05-1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34파운드면... 오우 꽤 비싼데요? 1파운드가 이천원이 넘었던 거 같은데.... 아주 멋진데요?

2004-05-10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nnerist 2004-05-11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홍대앞 아티누스에서 팝니다. 씰은 만원 안쪽이었고, 저 도장이 몇만원했던거 같네요. 서울 사는분들에게 부탁하면 34파운드보다는 싸게 살 수 있을겁니다.

플라시보 2004-05-11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 저도 바로 그 점을 노리고 사는겁니다. 글씨를 하도 안썼더니 요즘 제 글씨는 제가 써 놓고도 알아보질 못한다니깐요.
너굴님. 그럼 허걱 6만8천원 정도군요. 음...선물로 받기에는 조금 부담스런 가격이네요. 우짜지? 쩝.
매너님 홍대앞에 판다구요? 태양문구 친구를 꼬드겨봐야겠군요. 근데 그친구 나보다 더 나가는걸 구찮아하는지라 잘 될지..하하
보슬비님도 탐나시는구나?^^

플라시보 2004-05-1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도리님. 부럽사와요. 흐흐.

nugool 2004-05-1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보니 아티누스 홈페이지에서 파는 거 본 거 같은데요? 얼마였드라.. 함 찾아보세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여름. 나는 알라딘에서 경제쪽의 리뷰를 많이 쓰시는 어떤 분으로 부터 내가 분명히 재밌어할 책이라며 이 책을 추천받았었다. 나는 책을 8월 중순에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고 다 읽은 날짜는 어제. 즉 2004년 5월 9일이었다. 이 책을 다 읽는데 거의 10개월이 걸린 것이다. 내가 이 책에 별 다섯을 주지 않는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이 책을 다 읽기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로인한 약간의 스트레스 때문에 별 한개를 빼 버린 것이지 절대 책에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다. 책은 아주 훌륭하고도 재밌다. 더구나 나처럼 철학은 어려워 라는 생각으로 프로이드건 비트겐슈타인이건 그 밖의 누구건간에 손을 들어버린 인간에게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이 책을 다 읽는데 10개월이라는 기간이 걸렸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정말 이상할 정도로 오래 읽었으며 보통 이정도로 속도가 나가지 않으면 포기해 버리는데 또 어째서 그 긴 시간이 걸림에도 끝까지 읽어치웠는지도 알 수 없다.

제목에서 나타나 있듯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금 더 깊게 생각을 해 보면 단순히 사랑해가 아니라 왜라는 물음에서 약간의 고민을 엿볼수도 있다. 그냥 너무 사랑해라던가 정말 사랑하는구나가 아닌 왜 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의문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그 문제에 관한 생각. 즉 철학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책의 화자는 한 남자이다. 미혼이며 직장이 있고 혼자 살고 있는 꽤 평범한 남자이다. 그는 어느날 비행기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클로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러다 그녀와 만남을 가지게 되고 당연하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랑에 빠진 다음 단계가 계속해서 빠지는 것이면 좋겠지만 실제의 사랑은 그렇지 않다. 바로 원하던 것을 얻게된 자의 오만. 즉 상대의맘에 안드는 구석이나 단점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따라온다. 그리고 그 단점들은 어느순간 크게 보이기 시작한다. 저 단점들을 내가 다 알았더라도 나는 사랑을 시작했을까 라는 의문이 들 만큼.

그리고 그 다음 단계. 그런 단점들로 인해 사랑이 끝장 나 버리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어느새 정이라는게 생기고 익숙함이 생기며 함께지낸 시간들이 쌓여서 남들은 모르는 둘만의 암호같은 세상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사랑은 더더욱 영글어가는 듯 보인다. 이제 남자는 클로이라는 여자에게 완전히 익숙해져 있으며, 어쩌면 클로이라는 여자를 사랑하는 자신 혹은 클로이와 자신이 함께 만들어내는 풍경에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사랑은 그 익숙함 만으로 지속되게 가만있지 않는다. 광고에도 나왔다시피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 사랑을 하는 사람이 움직이므로.

어느날 그는 클로이가 자신의 친구와 외도를 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하지만 인정하지는 않는다. 의심은 들지만 의식적으로 그 의심을 누른다. 하지만 자신을 속일수는 있어도 변한 상대방의 행동은 속일수가 없다. 클로이는 점점 변해간다. 시큰둥해지고 무덤덤해지고 짜증과 싸움이 늘어간다. 그러다가 만난지 1주년이 되는 날. 역시 둘이 처음 만났던 장소인 비행기 안에서 클로이는 헤어지자고 말한다. 그는 받아들인다. 적어도 겉으로는 말이다.

사랑하던 사람이 갑자기 떠나겠다는 선언을 하고 나면 남은 사람이 할 일은 딱 한가지이다. 슬퍼하기. 혹은 괴로워하기. 뭐라 불러도 상관없을 마음의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했던 일들을 하나 하나 떠 올리고 사람은 가고 없지만 함께 했던 모든 사소한 일들을 부여잡고 그 기억들과 함께 산다. 그러다 마침내 남자는 클로이가 죄책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자살을 시도한다. 자살 시도는 시도로 끝나고 그때를 기점으로 그는 클로이를 미워한다.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자기가 버림받을 만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것과 달리 이제는 자기를 버린 클로이라는 여자에게 모든 원망과 미움을 다 보낸다. 그리고 다음 단계. 서서히 잊어간다. 억지로 떠 올려야 생각이 날 만큼. 그리고 가끔은 그렇게 잊었다는 것에 스스로 감상적인 슬픔에 젖을 만큼 말이다.

남자는 클로이를 잊었으며 동시에 새로운 여자 레이첼을 만나게 된다. 그는 어렴풋이 자기가 클로이를 만났을때와 똑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려 하고 있음을.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다짐이 소리없이 무너지고 있음을 느낀다. 자. 또 다시 빌어먹을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의 심리상태에 의존하여 전개 해 나간다. 다행스럽게도 남자의 심리상태는 시간 순서에 따라 흐르므로 따라잡기가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큰 사건 없이 한 남자의 내면. 그것도 오직 사랑이라는 것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은 마치 조그만 구멍이 하나밖에 나 있지 않은 상자에 갖혀 있는 것 처럼 답답증을 느끼게 한다.

한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이야 책에서 흔한 일이겠지만 그들은 인생의 전체랄지, 아니 한 토막이라 하더라도 갖가지 사건에 대해 생각하고 느낀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오직 사랑에 대해서만 말한다. 그것도 여러가지 사랑이 아닌 클로이라는 여자를 향한 단 하나의 사랑만을 집요하게 이야기 한다. 어쩌면 내가 이 책을 읽는데 내가 난독증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긴 세월이 걸렸던 것은 답답함에 숨구멍을 터주기 위해서 읽는 중간중간 쉬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한페이지를 읽고 하루를 쉬었고 때로는 한줄을 읽고 한달을 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내 기억력 나쁜 머리에서 일어난 일 치고는 가히 기적적으로 한달전에 읽은 책의 앞장과 현재 읽고 있는 뒷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한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혹시 생각이 너무 많아서 사랑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사람을 만나고 사귀기로 하고 남들에게도 애인이라고 소개를 하면서도 나는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해 마지 않는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 오히려 이게 사랑이 아닐까? 뭐 맞겠지 하는 심정이었다. 내가 조금만 더 단순했다면. 나의 학습 능력 만큼이나 내가 사랑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생략했더라면 나는 사랑을 조금 더 쉽게 해 볼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 주인공에게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사랑을 하면서 지나치게 생각이 많았다. 허나 따지고 보면 누구나 사랑을 하면서 그 정도의 생각은 하는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머리속으로 해서 그 분량을 알 수 없을 뿐. 그 모든 과정을 글로 옮겨놓는다면 알랭 드 보통 보다 한 수 더 뜰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에는 많은 철학자들과 그들의 글귀가 인용되어 있다. 하지만 별로 어렵지 않은 정도의 인용이라 괜찮다. 가끔은 단순한 선으로 이뤄진 그림이나 도표등이 등장하긴 하나 역시 어렵지 않다. 아마 이 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한 남자의 내면을 오래도록 질기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압박감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을 사람들에게 권할 생각이다. 나처럼 그 압박감에 못이겨 읽는데 10개월이 걸리건 1년이 걸리건 꼭 한번은 읽어 봐야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단지 재밌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일생에 한번 이상은 꼭 하게 되는 사랑이라는 행위 혹은 마음에 대해 한번쯤은 이렇게 착잡할정도로 차곡차곡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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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1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사랑 방식에서 저의 모습을 보고 갑니다. 묘하네요..
시간이 걸려도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내면을 집요하게 한 번 따라가 볼랍니다...

마냐 2004-05-10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상당히 매력적인 리뷰...책도 혹하는데...그노무 10개월이 쬐금 걸리는군요..^^;;

꼬마요정 2004-05-12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아직도 읽고 있답니다..^^ 정말 맘 먹고 잡지 않으면 많이 읽지도 못하구요, 일상이 바빠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이 책을 이제 2/3 가량 읽은 저로써는 이런 남자가 나를 사랑해주면 좋겠다란 생각도 했어요.. 그럴려면 물론 저 자신부터 갈고 닦아야겠지만 말이죠~^^

미키루크 2004-05-14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평이네요. 그런데 왜 그렇게 읽는데 오래 걸릴까요?

플라시보 2004-05-14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 책을 추천해주신 미***란 분께 죄송스럽게 말입니다. 하하^^
 


이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부터 1979년까지 이다. 내가 76년에 태어났으니 훨씬 이전의 얘기이자 76년부터는 또 나와 무관하지 않은 시대적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인 것이다. (79년 박대통령이 돌아가셨을때를 나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아기였던 나는 밖에 나가 놀고 싶어했고 그때만 해도 살아계셨던 할머니께서 부채과자를 주며 '나라에 큰 어른이 돌아가셨으니 니가 나가서 아~ 거리고 놀면 큰일난다'며 나를 방에 붙잡아 두셨다. 그때 문 밖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났으며 뭔가 모르게 술렁이는 분위기에 나는 상당히 신기해 했었다.)

부정선거로 대통령이 된 이승만 박사가 물러나고 박정희 대통령이 군부정권을 세운 시절 청와대 근처의 효자동에는 효자 이발관을 하고 있는 성한모(송강호)가 있다. 그는 면도사였던 민자(문소리)를 꼬드겨 임신을 시키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버팅기는 민자에게 사사오입을 주장하며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말한다. 돈은 별로 못벌지만 인생은 편하게 살 수 있는 낙안이라는 이름을 이름짓는 곳에서 받아온 성한모는 민자와 아기와 함께 이발소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 그러다 청와대에서 나온 사람을 간첩으로 오인해서 신고하고 신고정신의 투철성을 인정받아 청와대에서 상을 받게 된 성한모. 그는 그때부터 대통령의 이발사가 된다. 그러다 북에서 간첩이 내려왔고 마침 이 간첩들이 설사를 한 것을 발견. 설사를 하는 사람들은 간첩과 접선을 하여 일명 마루구스 병에 걸렸다고 하여 국가에서는 설사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잡아들여 고문을 한다. 마침 성한모의 아들 낙안이 설사를 하는데 성한모는 자신이 청와대 이발사인 만큼 모범을 보이기 위해 낙안을 직접 경찰에 데려가나 잠시 맡겨둔다는 그의 생각과는 달리 낙안은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다리를 못쓰게 된다. 성한모는 아이의 다리를 낫게 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아이는 끝내 걷지 못한다. 세월이 흘러 박대통령이 돌아가시고 전두환이 새로운 대통령이 되자 성한모는 다시 대통령의 이발사가 될 뻔 한다. 그러나 성한모는 머리를 이발하기 위해 의자에 앉은 전두환에게 이렇게 말한다. '각하 머리가 자라면 다시 오겠습니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그 존재만으로도 무게감이 실리는 배우 송강호의 영화이다. 시대상황과 가상을 적절히 엮은 시나리오는 훌륭하긴 하지만 만약 송강호가 아닌 배우가 맡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경상도 사투리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구사한 문소리도 연기를 잘 했으며 박대통령 역활을 맡은 목소리 끝내주는 배우와 그 밖의 조연들도 썩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는 송강호라는 배우로 인해 빛나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내가 송강호를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하나이다. 코믹과 동시에 진지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실소를 금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 내내 웃기기만 하는 배우는 아니다.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긴 알면 내가 배우하지 뭣하러 여기 앉아 있겠는가!) 송강호는 웃기다가도 갑자기 진지해지는데 관객들은 그 사이의 갭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코믹과 진지함 사이의 간극이 존재하지 않는 배우 송강호. 나는 그래서 그가 좋다. 늘상 코믹하지만도 않고 늘상 진지하지만도 않은. 어떤 역활을 맡아도 송강호 버전이 되어버리는 극중 인물들. 복수는 나의것을 제외하고 송강호는 단 한번도 코믹하면서도 진지한 역활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복수는 나의것에서는 계속 진지해야만 하는 역활이었다.)

또 송강호의 가장 큰 매력중 하나는 평범한 소시민같은 그의 외모이다. 그는 비록 잘생기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지만 둥그스름한 얼굴과 짝눈을 가지고 마치 옆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 같은 인상을 준다. 내가 송강호라는 배우를 처음으로 눈여겨 본 것은 조용한 가족에서 삼촌 역활을 맡았을 때였다. '학생 아닌데요' 하는 이 단순한 대사 한마디를 송강호처럼 처 낼수 있는 배우는 장담하건데 대한민국이건 전세계건 다 뒤져도 송강호 하나 뿐이다. 단지 연기를 잘한다 혹은 극중 역활을 잘 해석하고 배역에 몰입한다 정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송강호의 독특한 연기는 송강호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아직까지는 없다. 배우치고는 그다지 잘 생기지 않은 송강호는 그래서 오히려 어떤 역활이건 자연스럽게 소화 해 낼수가 있다. 장동건의 잘생긴 외모가 인기의 비결은 될 망정 연기의 걸림돌이 될 수 있었던 것의 반대로 송강호의 외모는 외모만으로 환영받을 스타는 안될 지언정 그의 연기에 어떠한 장애도 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의 잘 생기지 않은 외모는 장동건보다 덜 치열하게 연기잘하는 배우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장점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장동건이 단지 잘생긴 연예인에서 연기를 잘 하는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들인 노력은 옆에서 지켜보기 안쓰러울 정도였으나 다행스럽게도 그는 그 과정들을 무사히 견뎌내서 이제는 얼굴이 아닌 연기가 되는 배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중간 나는 딱 한가지 장면에서 불만이 있었다. 바로 아들 낙안이 고문을 당하는 장면이었는데 전기고문에 유달리 잘 견디는 아니 오히려 그걸 재밌어 하는 아이로 설정이 되어서 나중에는 몸에 전구를 연결해서 불까지 켜는데 보면서 사실 약간 오바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렇지만 그 장면이 지나가고 나서 나는 생각했다. 어린아이의 고문받는 장면을 리얼하고 치열하게 보여주었다면 효자동 이발사는 너무 심각한 영화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받은 신체학대에 관한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효자동 이발사에서 마저 아들 낙안이 리얼하고 처절하게 고문을 받았더라면 나는 영화를 이렇게까지 재밌게 보지 못했을것 같다.

아들 낙안은 비록 고문으로 다리를 못쓰기는 하지만 거기서 만약 송강호가 갑자기 똑똑해진다거나 하여 나라와 정부를 비판하고 나서지 않은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보면 갑자기 어떤일을 계기로 약간 무식하고 멍청했던 인물이 지나치게 똑똑해지고 현명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효자동 이발사는 충분히 그런 연출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그와같은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 성한모는 아이의 다리를 못쓰게 되자 거리에 나가서 가위로 자기 머리를 자르며 울분을 토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청와대 이발사로 각하의 머리를 자르고 마루구스병에 대해 주워들은 것을 이리저리 생각하여 이것이 국가의 음모임을 밝혀내는 일 같은건 하지 않는다. 별로 배운것 없고 가난하며 빽도 없는, 어쩌다 운이 좋아서 대통령의 머리를 깎을 수 있게 된 성한모로써는 너무도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사실을 너무 코믹하고도 단순하게 그린 단점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효자동 이발사는 시대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이발사인(가끔 깍쇠로 불리기도 하는) 성한모의 눈에 비친 세상이고 성한모식 해석이 가미된 영화이기 때문에 갖은 심각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내내 무거워지지 않고 처음의 중량을 잘 지켜가며 마무리를 짓는다. 사실 송강호의 전작 살인의 추억이 말 그대로 살인적으로 대단한 영화였기 때문에 그때보다는 다소 흥행 스코어가 떨어질지는 몰라도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살인의 추억은 살인의 추억대로 효자동 이발사는 효자동 이발사대로 매력적인 영화이다. 왜냐면 두 영화 다 너무나 매력적인 송강호라는 배우가 제대로 되었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연기를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나는 송강호의 말투가 너무 좋다. 완벽한 표준어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부산 사투리도 아닌것이 그 매력적인 말투는 배우 송강호만이 지닌 분명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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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5-08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반가워요! 저랑 같은 날에 이 영화를 보셨군요!! 님 말씀처럼 송강호가 갑자기 똑똑해지는 게 아니라 다행입니다.

비로그인 2004-05-08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마태우스 님이랑 한 날에 똑같은 영화에 대한 페이퍼를 올리셨군요.
혹시 두 분이 같이 보신 건...^^*

코코죠 2004-05-08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마태우스님의 저 당황한 듯한 말투....냉열사님 예리하십니닷. 음 수상해 수상해 역시나 수상해

책읽는나무 2004-05-08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저도 두분의 영화평을 읽으면서.....헛!! 같이 봤나?? 의심(?)했습니다....^^
또한.....플라시보버전 영화평과.....마태우스버전 영화평을 보면서....같은 영화지만...평을 읽자니...각기 다른 영화를 본듯한 느낌도 드네요^^....전 개인적으로 플라시보버전이 더 와닿네요.....ㅎㅎㅎ

플라시보 2004-05-10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마태우스님도 저와 같은날 저 영화를 보셨군요. 흐흐. 님들. 의심할껄 하세요. 마태우스님과 제가 있는 도시는 한참이나 떨어져 있답니다.
 



전구모양의 귀걸이. 불까지 켜지면 그야말로 멋지구리의 끝이겠지만 그건 확인된 바 없어 모르겠다. 아무튼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예전에 귀걸이에 열쇠 자물쇠 뭐 그런걸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건 쨉도 안된다. 전구 귀걸이. 정말 죽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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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5-06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라멘트 나간 걸 보니 불은 안켜지겠군요. =)

ㅋㅋ... 기술적인 문제를 논하자면 가능합니다. LR44(흔히 말하는 단추 건전지. 그리 보여도 요놈 1.5V입니다) 전구 끝에 연결하고 대강 마무리 잘 지으면 될지도 모르겠네요. 단순히 불 켜지는 게 목적이라면 LED로 대체하는게 더 좋겠구요. 하지만 저 과정을 거친다면 필라멘트 전구의 아날로그 디자인이 손상되는게 문제겠네요.

그런데 메트릭스에서 보아하니 인간 몸에 몇백볼트인가 전압이 있다는데, 귀걸이 거는 동시에 혈관과 연결하여 걸음 내딛을 때마다 불이 반짝반짝 켜지는 건 어떨까요? 이경지는 안드로이드겠군요. ㅋㅋ... 하여간 엄니 사무실에서 강제노동하던 중, 간만에 즐거운 상상 하다갑니다.

플라시보 2004-05-0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님의 과학적이고도 재기발랄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저도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걸음을 걸을때 마다 불이 반짝거리는..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더욱 빛을 발하는 귀걸이^^

nugool 2004-05-0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진형이 장난감에 들어 있는 맛 간 전구 있으면.. 한번 만들어 볼까요? ^^

플라시보 2004-05-08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러세요. 전 매너님이 더 빨리 만들겠다고 말씀하실줄 알았는데 의외로 불이 들어오게 하는것에 신경을 빼앗기신듯. 대신 너굴님이 근사하게 만드세요^^ (불은 안들어와도 된답니다.^^)
 

영화를 고르는 방법은 여러가지 일 것이다.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 장르가 무엇인지, 얼마나 흥행을 하고 있는지 혹은 할 것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독이 누구인지도 영화를 고르게 하는 한 부분이다.

나는 영화를 고를때 한 가지를 보지는 않지만 감독이나 배우의 힘을 믿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감독을 믿는 경우가 더 많은데 팀 버튼이랄지 데이비드 핀처, 데이비드 린치, 코엔형제, 워쇼스키 형제 등의 감독은 신작이 나왔다 하면 장르가 뭐건 어떤 배우가 나오건 간에 선택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도 그런 감독을 꼽으라면 나는 홍상수와 김기덕을 꼽겠다. 물론 이 두 감독은 앞에서 열거한 것들과는 다소 의미가 다르다. 앞에 열거한 감독들은 내가 무조건 애정을 바치는 감독들이고 이 두 감독은 그냥 왠지 봐 줘야 할것만 같은. 의무감이라고 하기에는 좀 뭣하지만. 일단은 영화관에 가서 표를 끊게 만든다. 사실 두 감독 다 내가 추구하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은 아니다. 그들은 다소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파격적이며 보고 나서 생각이 많아지도록 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 두 감독을 끝내 외면하지 못한다.

홍상수 감독이 신작 영화를 찍었다고 했을때. 나는 또 봐줘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전작 생활의 발견부터 조금씩 내가 소화하기 쉬워지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강원도의 힘처럼 어렵지는 않겠지 하는 얄팍한 믿음마저 가지면서 말이다.

홍상수가 선택한 배우는 유지태와 김태우 그리고 성현아다. 칸의 레드카펫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돌고 있는 가운데 나는 어제 이 영화를 봤다. 

남자A와 남자B는 오랜만에 만나서 학창시절을 얘기한다. 그러다 그들이 함께 공유했던 여자 C를 떠 올린다. 그들은 낮술을 먹은김에 C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그들은 또 다시 C를 함께 공유한다. 이게 영화 내용의 전부이다.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 이상 줄거리를 말할 자신이 없다. (이거보다 훨씬 더 길게 이 영화를 소개해 놓은 분들이 참으로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일상의 소소함을 징그럽도록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전작들도 그랬고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욕지거리가 나올 만큼이나 현실과 닮았다. 아니 닮았다는 표현도 무색할 만큼. 내 친구는 홍상수 영화를 다큐멘타리라고 말했는데 어쩌면 그말이 꼭 맞아 떨어지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 서재에서 일상으로의 초대라는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는 말 그대로 내 일상들이 적혀있다. 물론 일어난 일을 그대로 적긴 하지만 거기다가 어느정도는 손을 댄다는 고백을 해야겠다. 있는 일들만 그대로 올려 놓으면 절대로 재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가공을 거친 일상은 꽤나 재미있고 때로는 스펙타클 하기까지 하다. 내 짧은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있는 일상을 조금도 틀리거나 가공하지 않고 날것을 그대로 올린다면 아마도 지금처럼 사람들이 읽어줄지 의문이다. 일상이 되었건 뭐가 되었건 간에 재미가 없는걸 사람들이 견딜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언제나 느끼는 것은 마치 전혀 건드리지 않은 진짜 일상이 스크린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분명 거기에는 배우도 있고 카메라도 돌아가고 있으며 감독과 스텝들이 화면 바깥에 존재하고 있겠지만 그런 사실조차 망각하게 만들만큼. 징글징글하게 사실적이다. 어떨때는 이럴바에야 영화 뭐하러 보나 싶을 정도로 저건 일상이고 우리 주변에 충분하게 있을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하나. 홍상수가 정말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에게 애정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가 그리는 인간군상은 하나같이 비열하고 치졸하며 뻔뻔스럽다. 심지어 그 뻔뻔함에 관객들이 치를 떨 지경이다. 그게 하나의 사건이 아니고 영화 내내 인물들이 너나 할것 없이 수시로 하기 때문에 홍상수의 영화를 가만 보고 있노라면 사는건 참 치사스러운 일이며 인간은 너무 간사하고 가벼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홍상수의 영화가 작품으로 인정받을 만 한지도 모른다. 그러니 칸의 경쟁부분에 초청이 되었겠지. 그렇지만 매번 똑같은식인 (김기덕도 마찬가지지만) 영화들은 약간씩 질린다. 홍상수의 모든 영화들은 한데 다 같이 버무려놔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소소한 일들로만 가득하다. 영화속 인물들은 무조건 아름다우며 현실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저런 인간들은 살면서조차 만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보기엔 오히려 엽기코드를 가지고 있는 김기덕 감독이 차라리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도 뚜렷하고 전달하려는 메세지도 확실해서 훨씬 보기가 편하다. 물론 그의 영화에는 피가 난자하고 가끔은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이긴 하지만 그래도 홍상수의 영화처럼 뜬금없이 시작해서 뜬금없이 끝나지는 않는다. 홍상수의 영화는 첫 영화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을 빼고는 피도 칼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홍상수의 영화를 보고 나면 화면가득 피칠갑을 한 영화를 봤을때 보다 더 심기가 불편하다. 어쩌면 현실인지도 모르지만 그걸 마치 거울보듯 스크린 속에서 발견하고 싶지는 않은 내 마음과 영화의 충돌에서 나오는 것일수도 있다.

홍상수의 영화는 눈치없이 구는 친구와 함께 가는 모임같다. 친구의 눈치없는 행동에 부끄럽지만 내 친구라서 끝까지 지켜보긴 해야겠고. 그만 하라고 아무리 눈치를 준다고 해도 결코 알아차리지 못해서 한대 쥐어박고 싶기도 하고 차라리 눈을 확 감고 이 모든게 꿈이길 바라는 그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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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5-0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덤 앤 더머를 보는 것과도 같은 문호와 헌준의 대사는 상당히 재미있기는 했어요. 그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하면 슬프지만요. 저도 이 영화를 보았는데 느낌은 홍상수와 김기덕은 여자를 모른다는 것이었어요.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남자들은 여자를 미래라고 생각할 지는 몰라도 과거도 현재도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이 되네요. 님의 서재에 글은 처음 남기네요. 님의 일상을 저도 읽고 있지만 진실에 약간의 유머가 있어서 재미있는 글이라 생각되어요. 100% 진실은 조금 갑갑하지요. 님의 글에서는 진실과 여유, 유머가 같이 느껴지는 것이 좋아요.


마냐 2004-05-05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죽..그래도 이 영화 볼껍니다. 사실 김기덕은 본게 없지만, 홍상수는 언제나 꾸리꾸리한게 전 좋더군요. 저 뵨태인가봐요..헥.

겨울 2004-05-05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상수, 왜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빠짐없이 챙겨보죠.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맞나?, 강원도의 힘, 오 수정, 생활의 발견에 이르기까지 뭔가 필사적이 되어서 봤는데, 왜일까 새삼스럽게 생각을 하자니,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들 때문인 것 같다는. 속물스럽고 꾸질꾸질하고 술 한 잔씩 걸친 것 같은 맹한 눈빛이 재미있잖아요. 플라시보님의 글, 언제나 진지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 당차고 솔직한 모습에 늘 감탄하죠.

플라시보 2004-05-06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님. 정말 덤앤더머 형제 맞아요. 하하. 어찌나 어리버리해 주시는지... 저도 님 생각과 마찬가지로 홍상수와 김기덕은 여자를 모르거나. 알아도 아주 한정적인 일부분만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마냐님. 이번영화 아주 꾸리꾸리 합니다. 님 입맞에 딱이겠는걸요? 하하
우울과 몽상님. 저 역시 계속 챙겨봤지만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홍상수 영화에는 주인공들이 술취하지 않은 영화가 없군요.

작은위로 2004-05-0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개인적으로 감독보다는 흐흠, 배우 유지태가 끌려서 보기로 결정했다는 사실. 홍상수감독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아직 그의 영화를 본적이 없네요. 김기덕감독도 그렇고. 이상하게 보려고 하면 못보게 되는 영화가 그 두영화였어요(아, 이창동감독영화도) 이상하죠?
아무튼 그래서 이번껀 꼭 보고 싶은데.. 못보게 될 확률이 더 높다는 거죠. 왜냐하면,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보고픈 영화들이 넘 많거든요...ㅜㅠ

플라시보 2004-05-0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고싶은 영화가 너무 많을 경우 일주일에 한편이라는 규칙을 깨고 두편 세편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뭐 비디오도 있고 DVD도 있으니 빌려보셔도 될꺼구요^^. 유지태. 글쎄요. 전 봄날은 간다 이후로는 그의 연기가 그렇게 썩 좋아 보인적은 없었어요. 그래도 가능성이 참 많은 배우라는 생각은 합니다.^^

마태우스 2004-05-0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눈치없이 구는 친구와 함께 가는 모임같다" 캬오, 멋진 표현입니다. 다른 일로 잠을 못자서 비몽사몽이었는데, 님의 글을 읽으니 역시 잠이 깹니다. 눈치없는 친구와 모임 같은 건 안가는 게 좋겠지요?

플라시보 2004-05-0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감사합니다. 어. 근데 저도 어제 잠을 좀 설쳤거든요. 역시 님과 마찬가지로 비몽사몽이며 억지로 깨려고 하기 보다는 이따 점심먹고 한잠 자렵니다.
그리고 눈치없는 친구와 모임은 안가는게 당연히 좋죠. 더구나 큰소리로 저의 바보스러운 실수담 같은걸 말하면 정말이지 등꼴이 오싹해집니다.

구름잡이 2004-06-20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지루한 그림.
잔잔한 일상의 나른함.
홍상수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살립니다.(오락 영화 처럼 시간 죽이지는 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