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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사이드 업 ㅣ Wow 그래픽노블
제니퍼 L. 홀름 지음, 매튜 홀름 그림,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6월
평점 :
<써니 사이드 업>은 청소년을 위한 양질의 영미권 만화(그래픽 노블)를 꾸준히 출판하고 있는 보물창고(출판사 '푸른책들'의 임프린트)의 신간 도서이다. 이 만화는 펜실베니아에 사는 열세 살 소녀 '써니'가 보낸 여름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 제니퍼 홀름은 소설을 주로 쓰고 낸 소설가이다. 이따금씩 친오빠 매튜 홀름(그림)과 만화 혹은 동화책 잡업을 한다고 하는데, 이 책 또한 글-제니퍼 홀름 / 그림-매튜 홀름의 협업 작품이다. 책의 주요 소재도 가족, 남매를 다루었기 때문인지 작가의 인연 또한 단순히 흘려서 볼 수 없었다.
(스포일러 있음)
펜실베니아에 사는 주인공 선샤인(애칭 써니)은 여름 방학을 즐겁게 보낼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가족 간(오빠)의 복잡한 사정에 의해, 여름 방학을 플로리다의 실버 타운에 홀로 거주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보내야만 한다. 혼자 비행기를 타고 플로리다에 도착한 써니의 눈에 보이는 실버 타운은 지루하고 재미없기만 하다. 자신과 친한 친구들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을 넘어, 젊은 사람들도 없는 실버 타운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써니는 실버 타운에 적응하며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히어로 만화(마블, DC) 등에 빠지며 나름대로 즐거운 날들을 보내게 되지만, 여름 방학 전 펜실베니아의 가족들에게 생겼던 문제는 계속 써니의 마음 한 켠을 따라다닌다. 써니가 보내는 여름은 어떤 모습일까.
심플한 그림, 그리고 적은 글 때문에 초반부에는 만화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은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생각해보니 작가의 철저한 계산에 의한 연출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품 내내 조용한 분위기가 계속되다가 후반부에 감정이 고조되는 부분이 일부 있었는데, 그것조차 무척 덤덤하고 절제하며 표현한 작가의 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책이 메인 독자로 하고 있는 층은 청소년인데, 내가 읽은 바로는 다루고 있는 주제나 풀어가는 방식이 청소년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보물창고의 만화는 늘 재미있어서 독자를 실망시키는 일이 없다. <써니 사이드 업> 또한 무척 만족한 만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