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궁금해서 일본 원서 표지를 찾아보니 이렇게 생겼다. 표지 만큼은 우리나라 번역본이 훨씬 맘에 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백야행과 용의자x, 비밀 정도 보았다. 다들 결말에서 흠칫 놀라게 만드는 스토리는 훌륭하다 느꼈으나,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항상 결말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책도 꽤 오랜기간 베스트셀러에 있는 걸 지켜보면서도 읽기를 망설였다. 기존에 읽었던 책처럼 마지막에 실망하게 될까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고민으로 만약 이 책을 안 읽었다면 어찌했을까.

 

본의 아니게 다른 책과 함께 읽게 되어서 오랜기간 붙잡고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그럴때는 앞의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나 몇번 앞장을 들춰보게 되는데, 이 책은 읽는 내용이 영화를 본 것처럼 머릿속에 각인되어 어려움 없이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편지에서 진심으로 감동받고 말았다.

 

요근래 주변 인들이 책추천을 해달라 하면 선뜻 권해줄 책이 없었는데 앞으로 당분간은 이 책을 추천해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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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워낙 주변에서 권해주는 이들이 많아서 진즉부터 궁금했던 책 중 하나.

 

오랜만에 전철에서 책을 읽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때보다 눈도 덜 아프고, 시간도 잘 갔다. 덕분에 몇 번 내리는 역을 지나치기는 했지만.

 

서른 살 너머까지 살아있을 줄 알았더라면 스무 살 그 즈음에 삶을 대하는 태도는 뭔가 달랐을 것이다, 라고 작가는 말했다. 문득 스물둘에 만났던 j란 친구가 떠올랐다. j는 입버릇처럼 자기는 서른 살까지만 살 거라고 말했다. 지금은 연락이 끊겨버린 j는 과연 아직 살아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자전거를 배우고 싶어졌고, 아직은 혼자서도 제대로 타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내 자전거에 누군가를 태워주고 싶어졌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졌고, 시집을 읽고 싶어졌고,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노래>가 문득 떠올랐다.

 

가난한 사랑노래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달빛이 새파랗게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점 치는 소리

방법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사려 소리에

눈을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되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에 터지는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매번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나는 한국에 태어나길 참 잘했구나, 라는 생각.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로 쓰인 글을 읽으며 느끼는 이런 충만한 감상은, 도저히 느껴보지 못했을 테니까.

 

가장 낮은 곳에 이르렀을 때, 산 봉우리는 가장 높게 보이는 법이다. 그리고 삼나무 높은 우듬지까지 올라가본 까마귀, 다시는 뜰로 내려앉지 않는 법이다. 지금이 겨울이라면, 당신의 마음마저도 겨울이라면 그 겨울을 온전히 누리기를. 이제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테니까.

 

깜깜한 것을 싫어하지만 같은 연유로 때로는 하지보다 동지가 더 반갑다. 하지에 이르면 앞으로는 계속 해가 짧아지겠구나 싶어 우울해 지지만 동지에는 앞으로는 해가 점점 길어지겠구나 싶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 하지는 대체 언제지 라는 생각에 내내 우울함을 얼굴에 써붙이고 다닌 지난 한해였다. 잊고 있었다. 동지가 깊어질 수록 하지가 가까이오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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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누구나 서툰 여행
최혜진 글.사진 / 에디터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읽을 책을 정한채 도서관에 가서 바로 빌리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은 그냥 서가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면서 눈에 띄는 책을 고르는 것을 더 좋아한다. 후자의 경우, 책을 꺼내어 휘리릭 넘겨본 다음 아무데나 펼쳐서 한 챕터쯤을 읽어보고 가독율이 좋을 경우에 빌리게 되는데, 이 책도 그렇게 해서 내 손에 들어왔다. 우연히 펼쳐서 읽어보았는데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도저히 서가에 그대로 꽂아두고 올 수가 없었던 것이다.

 

처음 빌린 까닭은 지금 내가 계획하고 있는 여행지 선정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목적이었는데, 막상 다 읽고 나니 여행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 어딘가로 떠난다는것, 용기를 낸다는 것, 그게 더 중요한게 아닐까.

 

요즈음의 여행에세이는 대부분 사진만 잔뜩이고 글은 짧막짧막한 경우가 많았다. 페이지수를 늘리기 위해 편집도 널널한 경우가 대부분. 그런데 이 책은 오랜만에 만난 잘 여문 책이었다. 글이 정말 많아서 읽는 맛이 났달까. 간만에 '보見'는게 아니라 ' 읽讀'는 기분이 들어서 기분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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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간순서로 쓰여져 있지 않다. 게다가 장소도 뒤엉켜 있다. 파리 이야기를 하다가 베니스에 갔다가 암스테르담에 가는 식. 순서대로 이동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읽으면서 생경하다거나, 내용이 중구난방이란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루하지 않아 좋았달까. 작가는 얼마나 공을 들여 순서들을 나열했을까.

 

http://blog.naver.com/364eve

 

책을 읽고 혹시나 하고 검색을 해보니 역시나 작가의 블로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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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프랑스 보르도로 떠난 나이는 서른두살이었다.(다행히도 실제 나이는 작가가 나보다 한살 많다) 나는 지금 그 나이보다 한살이 더 많은데, 올해 새롭게 공부를 시작해서 다시 학생이 되었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뭔가를 시작해보고 싶었다. 그런 나에게 작가가 말해주었다.

 

"지금은 초보자가 되어 보는, 아주 좋은 시간이다. 불확실성과 '아직 미정'의 상태 안에서 발버둥 치지 않고 머물러 보는 경험을 하는 아주 귀한 시간이다. 무능해도, 미숙해도 괜찮다. 지금은 그래야 할 시간이다. 이것이 여행이다" (p.27- 서른둘 일월 - 그냥 그래야 할 때)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22살 2월. 그 당시 나는 캐리어를 끌고 하는 여행은 진정한 여행이 아니라 생각하여 40리터짜리 배낭에 침낭까지 이고 여행을 다녔고, 침대칸에서 옆칸 아저씨가 생전 맡아본적 없는 발냄새를 풍기며 코를 골고 잠을 자도 불평없이 쿨쿨 잘 잤고, 영하의 날씨에 추운 게스트하우스에서 (러시아에서 왔는지) 나시티를 입고 설치는 서양여자애가 자기는 덥다며 히터를 못 틀게 할 때에도 (할 수 없지, 라고 체념하고) 오들오들 떨면서 잘 잤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에어텔이란 이름의 여행상품에 길들여진 나는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보다는 호텔을 선호하고, 여행을 갈때면 당연하게 캐리어에 짐을 꾸린다.

 

이 책에도 인용된 것처럼 최영미 시인은 <시대의 우울>이란 책에서 말했다.

"여행을 하면 자신이 얼마짜리 방에 만족하는 사람인지 알게 된다"고.

 

기다림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서른 무렵 알게 됐다. 삶의 다음 정거장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 그 기다림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갈 거라 믿는 것. 그 또한 숭고한 삶의 방식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됐다. 그러므로 지금, 저마다의 길에서, 묵묵히 무언가를 견디며 더 좋은 날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축복을.(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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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스물여덟살에 갑상선 암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1년뒤 재발로 다시 수술. 그리고 1년 뒤에는 척추로 암이 전이되어 또 수술대에 오른다. 평탄치 않았던 삶.

그 삶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준다는 걸, 책을 쓸 때 작가는 예측했을까.

 

내가 맨 처음, 내 몸의 이상을 알았을 때도 아마 스물여덟아홉 그 즈음이었을 것이다. 평생 매일 같은 시간에 약을 먹어야 하고, 적어도 일년에 두 번 이상 병원에 정기적으로 가야하고, 나를 담당한(어쩌면 앞으로 평생 만날) 주치의가 생겼다. 오히려 나는 처음에는 담담했던 것 같다. 역시, 내 인생은 특별하구나! 뭐 그런 생각. 하나님이 나를 통해 뭔가 큰 일을 하시려나 보군, 하는 생각.

 

그런데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그렇다고 증상이 호전되지도 않는 불치병이란 건, 사람의 마음을 참 나약하게 변화시켰다.

 

나도 이 책의 저자랑 똑같았다. 내 자신을 평가절하했다. 이렇게 하자있는 제품을 누가 좋아하겠어. 나는 평생 결혼도 못하겠다.(물론 이건 아직도 하는 생각이다. 누구나 건강한 사람을 좋아하니까. 아픈 나부터도. 배우자는 건강하기를 기대하고 또 바라니까) 내 주치의 선생님도 그랬다. 남자친구랑 헤어지기 전에 고민상담을 했더니, 그냥 말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 건 거짓말이 아니라고. 말하면 아무래도 결혼하기는 힘들지 않겠냐고. 그런데 그건 내 성격상 용납할 수 없었다. 말하지 않는 건 내 기준에서는 속임수고 거짓말이니까.

 

부러우면서 다행인건, 이 책의 저자가 결혼을 했다는 거.

그럼 혹시 나도.. 기대해보게 된다는 거

 

그래 작가의 말처럼 내가 싸워야 할 것은 잔혹하고 나약하고 멍청한 내 마음이다. 진짜 하자는 아픈 몸이 아니라 '나를 평가 절하하는 내 마음'이다. 그 누구도 함부로 평가할 수 없게 열심히 살아보자. 나만의, 내 인생을!!

 

일단 당장은 올해 혼자서 여행해보기!

어쩌면 평생 혼자 살게 될지도 모르니까, 홀로서는 연습을 해봐야지. 하나씩 차근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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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될 거야, 오키나와에서는 - 여자 혼자 떠난 오키나와 여행기
송수영 지음 / 낭만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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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목을 보고는 여행 에세이를 기대했는데, 에세이라고 하기엔 내용이 좀 미흡하다. 차라리 여행가이드북이라는 표현이 맞을 텐데 가이드북이라고 하기엔 가독율이 떨어진다. 가이드북은 찾아보기 편하게 디자인 되는게 제일 중요한데, 디자인은 에세이처럼 되어 있다. 게다가 중간중간 많은 내용이 고딕체로 편집되었는데 자간이 너무 넓어서 가독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 솔직히 고딕체 부분은 거의 읽지를 못했다.

 

제목만 보고 엄청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 이하.

 

예전에 손미나 아나운서의 일본여행서도 그래는데, 단기간에 여행서를 만들기 위해 해당 지역을 다녀오고 만든 책은 딱 티가 난다.

(그런 면에서 손미나 아나운서의 프랑스, 스페인 에세이를 좋아한다.)

가령 최소 몇 년 이상 그 나라에서 살아본 뒤 나오는 에세이나 여행기와 정말 책을 만들기 위해 반짝 여행을 하고 나오는 책의 차이랄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좀 실망스러웠다. 전자를 기대했는데 후자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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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데이 (초대형 지도 + 할인쿠폰 증정) - 2015-2016 개정판 Terra's Day Series 1
윤도영.박기남 글.사진 / TERRA(테라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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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면서 몇권의 여행서적을 빌려 보았는데, 가이드북 중에선 이 책이 가히 최고인 듯 하다.

만약 내 여행지가 이탈리아로 최종 확정되면 구매해서 들고갈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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