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른이 되어 버렸다. 남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저축을 많이 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보니 가끔은 미래가 막막해서 먹먹해지기도 한다.

오늘 신문기사에서 경비원부터 전화교환원까지 모두 연봉을 8000만원 이상 주기로 했다는 미국인 사업가 이야기를 보았는데, 과연 그런 회사는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을까.

 

일본은 한번 가보고 그 기억이 별로라 다시는 가지 않을테야,싶었는데 일본문학을 유독 좋아하는 나는, 그래도 어디 한번만 다시 가볼까? 싶기도 하다.

 

마스다 미리의 이번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좀더 커졌다. 그녀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왠지 입안에 군침이 고이곤 하는데, 책에 나온 가게들을 직접 가보고 싶은 맘이 드는 것이다.

 

"결혼은 몇 번이고 할 수 있지만, 40대에 돌입하는 것은 단 한번!"

 

아 이 얼마나 멋진 대사인지.  힘내야지! 오늘도 인생에 단 하루뿐인 날이 지나가고 있는 거니까.

내 성격 중 마음에 드는 부분.
`한가지 일에 실패해도 내 전부가 엉터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점을 가장 좋아한다. 어째서 흔들림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믿음이 있어서 쓰러지지 않는 것 같다. 자신을 믿는 것도 중요하다. (p210~211)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8-11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11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혼자 사는 여자 - 자취 12년차 싱글녀의 웃픈 서울살이, 웃픈 서른살이
백두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웃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했다. 킹사이즈 침대가 들어가는 침실과 작업실이 구분되는 집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자가용까지 보유하고 있다니 내심 부럽기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추천을 잘 안하는 친구가 갑자기 카톡으로 말했다. <미 비포 유> 꼭 읽어봐. 오래전 친구가 추천했던 <시간여행자의 아내>를 퍽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기대감을 갖고 책을 펼쳤다. 실은 엄청난 두께 때문에 과거에도 한번 읽으려고 시도했다가 포기했던 책이었지만.

 

폭염경보가 내린 오늘 같은 날은 집에서 뒹굴 거리며 책이나 읽으면 딱이다.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집에서 5시간 정도 내리 읽어서 책을 다 읽어치웠다.

 

평소 잘 안 우는 친구도 이 책을 읽으며 울었다고 했고, 후기들도 죄다 울었어요, 뭐 그런 내용이라 왠지 나는 절대 울지 말아야지, 하는 맘이었는데 그만 나도 울고 말았다.

 

가장 나의 눈물샘을 자극한 장면은 윌이 루의 아버지를 취직시켜 주는 장면이었다.

 

"어느 날 당신이 부모님이 혼자 생계를 유지하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할 필요 없이 떠나가서 날개를 펼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 말에서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다.

 

아마 나도 누군가 그런 말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루의 젊음과 윌의 재력이 부러웠다. 만약 루가 윌과 같은 환경에 놓였다면! 루가 사지마비 환자가 되어 내내 집에 누워있게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긴 루의 가족들이라면 절대 루가 윌과 같은 선택을 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루도 가족들과 함께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윌이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윌과 루는 평생 만날 일이 없었겠지. 훗날 루의 말처럼 윌의 결혼식장에서 홀서빙을 하는 여자가 루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고 보면 인생은 정말 알 수가 없다.

 

과연 내가 윌이라면 어떤 선택을 내렸을까. 그리고 그 후, 루는 어떻게 되었을까.

 

삶에 대해,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쿄밴드왜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4
쇼지 유키야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여름휴가비가 입금되기만을 기다렸다가, 미용실에 달려가 근 1년만에 파마를 했다. 전에는 때마다 염색에 파마에.. 미용실에 갖다 바친 돈만 헤아려도 돈을 꽤 모았으련만. 하긴, 확실히 미용실에 발을 끊고 나니 예쁘다는 말을 적게 듣기는 한다. (어쩌면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일지도.)

 

미용실에서 잡지책을 슬렁슬렁 뒤적이다가, 여름마다 나오기 마련인 특집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코너에 눈이 딱, 정지했다. 코멘트를 읽으면서 이번 여름 휴가에는 어떤 책이 어울릴까 열심히 핸드폰 메모장에 메모를 한다.

 

그 중 한권이 바로 이 책 <도쿄밴드왜건>이었다. 어쩌다보니 여름휴가지에는 정작 무겁게 챙겨가서는 단 한줄도 못 읽고 그대로 들고 돌아왔지만 무더위로 잠이 안 오는 여름밤, 서너시간만에 후딱 한권을 다 읽고 말았다.

 

마치 드라마를 본 듯, 영화를 본 듯, 등장인물들이 눈앞에서 활보하고 이야기하고 사라졌다. 작가가 이 책을 "그 시절 많은 눈물과 웃음을 거실에 가져다준 텔레비전 드라마에" 헌정한 책이라고 하더니만 과연!

 

속편도 읽고 싶은데 찾아보니 절판이다. 이리 재미난 책이 왜 절판이 된 걸까.

 

이 책속 무대가 헌책방이라, 헌책방에 가서 책을 구매해달라는 소리인가. 오랜만에 이 책을 구하러 헌책방에나 기웃거려볼까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5-08-12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읽은 책인데 꽤 재미나게 봤어요. 새삼 작가이름을 보게 되네요. 쇼지 유키야. 여름휴가는 독서와 함께, 좋지요

구름의무게 2015-08-12 00:09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무려 2007년에 국내에 소개된 책이군요!
그런데 작가의 다른 책은 (일본에서는 모르겠으나) 국내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었던 듯요. 보통 한 권이 히트치면 연쇄적으로 인기가 있을법한데. 다른 책은 분위기가 많이 다른건지 그 이유가 궁금해서라도 몇 권 더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지음 / 달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책을 참 좋아한다. 내 서재에 있는 그의 책들은 손을 참 많이 탔다. 수시로 꺼내서 읽고, 또 읽었으니까. 평소보다 조금 이른 여름휴가를 제주도로 떠나면서 어떤 책을 갖고 갈까 고민할 때, 마치 내 맘을 읽은 것처럼 그의 신간이 나왔다.

 

 

숙소에서, 이동 중에 잠깐씩 짬을 내어 그의 책을 아껴가며 읽었다. 지난 번 여행에서는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제주편>을 읽어서, 제주도 하면 항상 그 책이 떠올랐는데, 앞으로는 이병률의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다행히 이번 여행에도 좋은 친구가 함께해주었다. 스무 살, 처음으로 낯선 곳으로 떠날 준비를 할 때에는 어떻게든 혼자 가고 싶어 발버둥을 쳤건만, 그때 부모님의 걱정에 할 수 없이 친구와 함께 국경을 넘은 뒤로 나는 한 번도 혼자 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친구와 같은 비행기를 예매하는데 실패하여, 혼자 비행하는 몇 시간의 여정에서 느꼈던 철저한 고독에 몸서리친 이후로, 혼자 하는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져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쩌면 그때 공항에서 친구를 만나, 비행 내내 옆좌석에 어떤 사람이 앉아있었고,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미주알고주알 털어놓지 못했더라면, 낯선 나라 낯선 숙소에 혼자 찾아가고 그곳에서 철저히 혼자 며칠의 시간을 더 보냈더라면, 어쩌면 나는 지금 조금 더 단단해져서, 혼자서도 거침없이 여행하는 사람이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어갈수록 사람은 조금씩 유연해진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병률의 신간을 읽으며, 유독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기존의 책들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던 그의 인간적인 모습, 연약한 모습들이 느껴졌으니까.

 

 

좋아하는 작가와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일인 것 같다. 과연 그의 다음 책은 언제 나올까. 에세이일까. 시집일까. 아니면 반전매력의 소설일까. 그때 나는 또 얼마만큼 자라있을까. 어느 장소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다가, 그의 신간을 발견하여 읽게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