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리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책

흑과 다의 환상 - 상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이 책은 구입한지 한달이 넘도록 좀처럼 손에 들게 되지를 않았다. 여태껏 온다리쿠의 책은 늘 단숨에 읽어버릇했던지라 의외였다. 왜 그런지 페이지를 넘기기도 참 버거웠고,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읽으려고 해도 자꾸만 꾸벅꾸벅 졸게되곤 했다.

나는 늘 일본소설을 읽을때면 주인공 이름이 헷갈려서 초반에는 무척 집중해서 읽어야만 누가 누군지 각인된다. 왜 외국이름은 다 그게 그거같이 느껴지는지 나로서도 의아하지만 뭐 어쩌랴. 암튼 그래서 1장 앞에서 10페이지정도는 거의 세번은 반복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순간 주인공 4명을 구분하게 되면서 읽는 속도는 점차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솔직히 <삼월은 붉은 구렁을>도 읽은지 오래라 내용이 가물거렸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 책 나름대로 퍽 흥미롭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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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코, 아키히코, 마키오, 세스코 이렇게 네사람은 대학동창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리에코, 마키오, 세스코는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리에코와 마키오는 과거 연인이었다가 헤어진 사이고, 네 사람모두 결혼 하여 가정을 갖고 있으며, 특별히 마키오는 얼마전 부인과 이혼을 했고, 아키히코는 늦게 결혼하여 아직 신혼이다. 암튼, 그런 네 사람이 다 같이 여행을 떠나게 되다니 그것부터가 참 놀랍다. 자기 남편이, 혹은 부인이 대학동창과 며칠씩 여행을 간다는데 쉽게 허락해 줄 수 있을까? 흠..

여튼 그들이 찾은 곳은 커다란 숲을 간직하고 있는 y섬이다. 그 섬에는 뭔가 깨림직한게 있는 사람의 눈에는 안 보인다는 전설의 벚나무가 있다. 네 사람은 그 나무를 보기 위해 산을 오른다. 그리고 떠나기전부터 아키히코는 나머지 세 사람에게 미션을 준다. 뭔가 미스테리한 일을 갖고 오라는 것. 함께 해결해보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네 사람은 매일 서로 겪은 미스테리한 일들을 주고받고, 정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름대로 해결책을 하나씩 찾아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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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같기도 하고, 뭔가 조금 미스테리물 같기도 한 <흑과 다의 환상>은 딱히 어느 장르라고 규정지을 수 없다. 구지 이름 붙이자면 '온다리쿠표 소설'이랄까? ^^;; 하지만, 여전히 온다리쿠는 읽으면 읽을 수록 매력적이다.

덧- 왜 제목이 <흑과 다의 환상>일까? 누구 아시는 분.. 아직도 그건 이해가 안된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