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공부한 사람들은 책에만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몸으로 세상을 익힌 사람들은 중요한 건 현실에 있다는 걸 알아요. 머리는 사람을 속이죠. 하지만 몸은 안 속이거든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건,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자기 편하게 상상하기 때문이에요. 튤립 한 송이가 집 한 채 값인 적도 있었다면서요? 간혹 그렇게 사람들이 미쳐버릴 때가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예요. 항상 현실을 관찰하세요.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하세요. 머리는 스스로를 속입니다. 그래서 몸으로 하는 공부, 경험으로 하는 공부가 병행되어야 하는 거예요.                                             - 박성득(이 책의 공동저자)

 

사람은 자신이 겪은 고통의 깊이만큼 남을 위로할 수 있는 거예요. 그 깊이가 진실된 위로를 만듭니다.                                                                         - 문단열(영어 강사)

 

쉬운 인생을 살기를 기도하지 마라. 대신 역경이 닥쳤을 때 이겨낼 힘을 달라고 기도하라.

                                                                                      - 이소룡

 

인생은 최선을 다해 살되 포르투나(운명)에 순응해야 한다.        - 마키아벨리

 

그 '업의 본질'을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관리도 철저하다. 예전에 박진영이 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십수 년간 똑같은 아침 일정(잘 관리된 식단과 운동 시가, 노래 연습 시간 등)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을 때 '아, 저렇게 잘 놀고 굉장히 일상적이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박진영씨도 매우 수도승 같은 일상을 사는구나' 하고 생각을 했....

                                                                                      - 강호(글쓴이)

 

이제 곧 내 나이 육십입니다. 육십 이후의 삶은 보너스지요. 늘 그렇게 생각했어요.

 

 

기행문보다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책이다. 글은 강호라는 분이 썼고 삶의 지침이 되는 부분은 여행을 먼저 제안한 박성득이란 분의 육성을 옮겨 적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득한 분의 말씀이라서 구절구절이 절절하게 가슴으로 다가온다. 육십 세 먹은 사람의 언어가 아니라 80은 넘긴 사람의 지혜가 녹아 있다. 나이만 먹었다고 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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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가족사란, 소설을 닮았다. 어쩌면 소설이란 장르는 누군가의 가족사에서부터 시작되었을지도.... (긴 글을 써놓고 순간의 실수로 글을 날려버렸다. 마지막 구절만 남았다.)

 

 

 

 

저 등장인물 오른편에 우리 가족을 넣으면 그대로 또 한 편의 소설이 탄생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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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나쓰메 소세키라도 시대를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 이는 정신적인 노동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가급적 노동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은 나는 과연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하느냐는 갈등에 이르렀다. 책을 반쯤 읽었을 때 결말이 궁금한 성급한 마음에 책 말미에 있는 작품해설을 훔쳐본다. 마치 문제집을 풀다가 정답지를 먼저 보는 기분이 들었지만.

 

 

 

'고등유민' 인 다이스케는 부모형제의 도움으로 백수로 살아간다. 나름대로 논리가 있으니,

 

그는 실생활을 통한 세상살이 경험보다도 부활절 밤의 경험이 인생에 있어서 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른이나 되어서 한량처럼 빈둥거리는 것은 아무래도 보기 좋지 않구나."

다이스케는 결코 빈둥거리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은 직업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은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고귀한 부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사실은 아버지가 가엾어졌다. 아버지의 단순한 두뇌로는 이렇게 의미 있는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 자신의 사상이나 정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릴 수가 없는 것이다.

 

 

 

사실 이 소설은 어떤 책을 읽다가 궁금해서 펼쳐보게 되었다.

 

 

 

 

 

 

 

 

 

 

 

 

 

 

 

 

일을 놓은 지금, 내 눈에는 온통 이런 책만 보인다. 아무도 뭐라 안 하는데, 일할 만큼 일했는데, 끊임없이 자기검증에 시달리는 기분마저 든다. 게을러지기 위해 노력(일)해야 할 것 같은, 그래서 이런 책이 눈에 들어오는 걸까.

 

 

나도 이쯤에서 게을러지기로 한다. 아무래도 시대를 감안해서 읽어야 하는 책은 머리를 써야 하기에 일처럼 느껴져서다. 반만 읽은 책을 미련없이 옆으로 치워버리기로 한다. 후반부 반은 사실, 그리 궁금하지 않다. 삼각관계건 불륜이건. 집요하리만치 자의식에 빠진 주인공의 내면 읽기도 좀 피곤하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마르크스 사위가 쓴 이 책은 제목이 마음에 들지만 이것 또한 머리 아프리. 아서라.

 

 

그래도 나쓰메 소세키인데 너무 소홀하게 대한 감이 있어서 하나 더 옮겨본다.

 

사실을 말하자면, 아버지의 이른바 훈육은 부자간에 오가는 따뜻한 정을 점점 냉각시켰을 뿐이다. 적어도 다이스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달리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대한다손 치더라도 결국 피를 나눈 부자간이 아닌가. 아들이 부모에 대해 선천적으로 느끼는 정은 아버지가 아들을 어떻게 다루든 간에 변할 리가 없다. 교육을 위해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그 결과는 결코 혈육의 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유교 정신이 몸에 밴 아버지는 이렇게 굳게 믿고 있었다. 자신이 다이스케를 이 세상에 존재하게 했다는 단순한 사실이야말로 어떠한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일에 대해서도 부자간의 영원한 애정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아버지는 그러한 신념으로 밀고 나갔다.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에게 냉담한 아들로 만들었다.

 

어쨌건 시대를 뛰어넘는 나쓰메 소세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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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6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6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낙원의 캔버스
하라다 마하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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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인 스위스 바젤에서 펼쳐지는, 앙리 루소의 그림을 둘러싼 두 큐레이터의 대결. 큐레이터 출신 작가의 이점을 잘 드러낸 명작. 읽는 내내 세상의 일을 잊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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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4-0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게 작가 이름이 낯선 책인데, 읽으면서 세상 일을 잊을 정도라고 하시니, 나중에 기회되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nama님, 오늘은 비개인 날의 오후라서 그런지, 어제보다는 조금 더 밝은 느낌이예요.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nama 2018-04-04 20:30   좋아요 1 | URL
서양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재밌게 읽으실 수 있어요.
즐거운 봄날 되시길 바랍니다.^^
 
페기 구겐하임 자서전 - 어느 미술 중독자의 고백
페기 구겐하임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인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이름만 알고 있었던 페기 구겐하임을 드디어 알게 되었다. 자서전이라 더 생생하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왜 진즉에 읽지 않았나 하는 후회도 살짝 들었다. '예술은 한가해야 나오는 법' 처럼 독서도 한가해야 할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내게 해당하는 말)

 

읽으면서 역시 페기 구겐하임은 자서전을 쓸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일을 했고,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곳을 다녔고, 많은 화가들을 키워내거나 도와주었고, 무엇보다도 현대미술분야에서 또렷한 족적을 남겼으니까.

 

자신을 드러내는 솔직함에 놀라고, 곳곳에 숨어 있는 인간미 넘치는 유머에 웃음 짓고, 화랑과 미술관을 일궈낸 열정에 감탄하고,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예술가들 이름에 압도 당하다보니 만사 제쳐놓고 끝까지 읽게 되는데....하루가 저물고 있다.

 

이 분이 어떤 안목을 지닌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일화 하나. 때는 2차 세계대전, 독일이 프랑스로 다가오고 있을 무렵. 그간 수집해온 작품들을 보존하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의 신세를 지려고 하는데,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루브르 박물관 측은 내가 가진 그림은 보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공간을 내주기를 거절했다. 그들이 보존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그림' 의 작가를 열거하면

 

칸딘스키, 클레, 피카비아, 브라크, 후안 그리스, 레제, 글레이즈, 마르쿠시, 들로네....몬드리안, 미로, 막스 에른스트, 데 키리코, 이브 탕기,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브랑쿠시, ...자코메티, 헨리 무어..

 

그림(조각)도 그림이지만 이 분이 밟았던 여러 나라도 기를 죽인다는 것.

 

뉴욕을 떠나온 지 12년 동안 나는 여러 차례 고국으로 돌아가는 일을 미루었다. 대신 시칠리아, 말타, 키프로스, 인도, 스리랑카, 레바논, 시리아, 그리스, 코르푸 섬, 터키, 아일랜드,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유고슬라비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위스, 독일, 에스파냐, 탕헤르에 갔다. 하지만 숙부 솔로몬 구겐하임의 미술관 개관식 때는 뉴욕에 갈 것이라고 줄곧 말해 왔다.

 

어쨌거나 이 모든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막대한?) 유산 상속이 있었으니까 가능했겠지만 그 돈을 이렇게 멋지게 사용할 수 있었던 건 결국 그녀의 탁월한 능력이 아니었을까.

 

 

딸내미 친구 중에 뉴욕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과 베네치아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 모두를 다녀왔다기에 어떤 미술관이 더 좋았더냐고 물어보았더니 대답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었다. 아마 그 친구가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영혼이 깃들인 베네치아 구겐하임 미술관에 대해 그 이상의 대답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는데...두 군데 다 가보지 못한 나로서는 그저 '그런가?' 싶을 뿐.

 

 

이 책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메기 구겐하임의 연인이 여럿 등장하는데 특히 막스 에른스트와의 관계를 보면 그 유명한 막스 에른스트는 알고보면 여자에게 기대는 찌질하고-페기가 사랑하는 애완견까지 가져가고 그 애완견이 낳은 새끼를 돈을 받고 페기에게 팔았다는-  치사한 남자였다는 사실이다. 궁금하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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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4-0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욕 구겐하임에 1998년에 다녀왔어요. 일단 들어가기도 전에 건물 모습을 보고 입이 벌어지더군요.
둘러보고 나오는데 하고 싶은 말은 많고 누구와 나눌수 없어 참 아쉬웠네요. 처음 가보는 뉴욕을 지하철 타고 혼자서 ㅋㅋ
베네치아에도 구겐하임이 있는줄은 처음 알았네요.

nama 2018-04-01 15:59   좋아요 0 | URL
뉴욕 구겐하임은 구겐하임 집안 사람이 (돈이 많아서) 세운 것이고 베네치아 구겐하임은 페기 구겐하임이 이곳저곳에서 살다가 베네치아에 정착하면서 세운 곳으로 말년을 보낸 곳이기도 해요.

저는 아직 미국에는 가보지 않았어요. 의도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