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n Min (첸민) - Chen Min
Chen Min (첸민) 노래 / 포니캐년(Pony Canyon)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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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금과 얼후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검색한 결과,

 

해금의 울림통은 오동나무로 만들고, 얼후는 뱀가죽을 덧입힌다.

해금은 줄이 명주실이고, 얼후는 쇠줄이다.

해금은 줄을 눌러서 소리를 내지만, 얼후는 바이올린처럼 줄을 손끝으로 짚어서 연주한다.

 

위키피디아에서는 해금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해금은 몽골 지역의 유목민족인 "해부루 족"(해족)이 사용한 악기라 하여 "해금"이라고 한다. 이 악기는 중국에 유입되어 경극 반주에 쓰는 악기인 경호(京胡)로 사용되었다. 이후 한 옥타브가 낮은 음역대로 개량되면서 호금의 일종인 얼후(이호/二胡/南胡)라는 명칭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 유입된 시기는 고려 예종 11년(1116년)으로 중국에서 들어와 한국에서 현악기의 하나로서 개량되어 해금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었으며 원형과 가장 비슷한 악기로 알려져 있다. 명주실을 꼬아 만든 두 가닥의 줄의 한쪽 끝에 공명통이 있어서 활로 줄을 마찰할 때 울리는 소리가 난다. 속된 말로 '깽깽이'라 이르기도 한다. 향악 연주에 주로 쓰인다.'

 

해금이 '원형과 가장 비슷한 악기'라는 것을 이 음반을 듣고 확인했다. 해금이 투박하고 깊은 슬픔을 표현한다면, 얼후는 좀 더 경쾌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낸다. 그간 해금과 얼후의 차이점이 궁금했는데 잠정적으로 이쯤에서 결론을 냈다, 물론 내 나름의 방식대로. (참고로 나는 학창시절에 체육 다음으로 음악 점수가 낮았다.)

 

아쉬운 게 있다면, 중국이나 홍콩, 라오스 같은 곳을 여행하다보면 얼후가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반해(라오스의 루앙프라방에서는 초라한 행색의 거지마저 이 악기를 연주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우리의 해금은 소수 마니아만이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생각난다. 고입연합고사에 해금을 묻는 음악문제가 나왔었다. 1970년대 중반의 일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해금'하면 대금 비슷한 악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 음반(얼후)으로 듣는 리베르탱고, 가슴을 쿵쿵 찌르는 듯한 묵직한 아픔 같은 멜로디가 도시풍의 세련미로 치장되었지만 어딘가 허전하다. 버터 바른 맛 같은 느끼함,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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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기 전엔 죽지마라 - 떠나라, 자전거 타고 지구 한바퀴 1
이시다 유스케 지음, 이성현 옮김 / 홍익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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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병원에 가는 날 이 책을 가방에 넣고 갔다. 가벼운 수술이지만 병원에 입원하러 가면서 들고 가기에는 제호가 약간 어울리지 않을 듯한 책이다. 그렇다고 삶의 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은 더욱 아니다. 다만 무료한 시간을 좀 더 수월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구입해놓고 건드리지 않기도 했고.

 

'7년 반 동안, 전 세계 87개국 95,000km를 자전거로 달렸다! 문명에 찌든 일상으로부터 엑소더스를 꿈꿨던 젊은이의 위대한 독립선언서'라고 겉표지에 적혀 있지만 못내 부박한 표현이다. 꼭 이런 여행을 해보지 못하거나 않는 사람들을 주눅들게 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 내용은 이런 자랑 따위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된다.

 

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한 연민, 쓸쓸함에 대한 관조 등 장기간의 혹독한 여행이 아니고서는 터득할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진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동지가 된 친구가 티베트에서 조난을 당해 생사를 달리한 이야기, 초원에서 홀로 사는 청년과 나누는 내면의 대화, 의족에도 불구하고 생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한 예쁜 아가씨의 다음과 같은 말 등...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음악을 듣고 있으면, 살아 있어서 행복하다는 걸 깨닫게 된답니다.

(173쪽)

 

평범한 문장에 불과한데 병원 침대에 누워 읽다보니 아름답게 읽혀진다. 간사한 마음이라니..

 

온갖 의술과 의약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고독하고도 무의미하게 생의 마지막 시간을 연장하느니 차라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여행길에서 장렬하게 죽어가는 게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읽어 나가자니 단순한 여행기 이상으로 읽혔다. 독서라는 게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구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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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 옆의 화분은 퇴원 축하 기념으로 병원에서 줬다.)

 

이런 사진을 올리니 가슴이 뛴다. 좋다.

지난 월요일 오후4시 병원에 입원에서 목요일인 오늘, 드디어 조금 전에 퇴원하고 집에 오자마자 이 사진을 찍는다. 친구가 웃어보자고 cast한 사진을 보내라고 해서 핑계김에 기념사진을 찍는다.

병명은 Morton's neuroma라는 신경종이라고 한다. 근 1년 이상 발에 문제가 있어 보행에 힘이 들어서 가끔씩 우울해지곤 했는데 드디어 아픈 곳을 도려낸 것이다. 이런 병명이 있다는 것, 물론 병원에 입원하고 침대맡에 꽂힌 환자챠트를 보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담당의사는 내가 영어와 담을 트고 사는 지는 몰랐을 터이니 병명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은 것이었고, 나 역시 병명이 뭐 중요하냐 아픈 거 낫기만 하면 되고, 알아서 해주겠거니 여겼다.

 

동네 병원에서 대강 물리치료만 받다가 본격적으로 수술을 생각하게 된 건 아래의 책 덕분이었다.

 

 

 

 

 

 

 

 

 

 

 

 

 

 

이 책을 보고 옳거니 내 몸은 내가 관리해야지, 생각하고 나름대로 책에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자가 물리치료에 들어갔는데....다행인지 불행인지 내가 아픈 것에 관한 부분은 없었다. 이 책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는 순간 가차없이 의원 아니 병원으로 방향을 바꾸고 일사천리로 수술까지 해버렸다. 수술 예약을 하고 도서관에서 찾아본 다음의 책에는 다행히 내 발의 증상과 치료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었다. 물론 수술쪽으로.

 

 

 

 

 

 

 

 

 

 

 

 

 

그렇다면  Morton's neuroma라는 병의 원인은? 원인은 모른다는  담당의사의 말씀. 인터넷 검색으로는 그저 중년여성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비로소 내가 '중년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고나 할까.

 

퇴근 때마다 아프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인생의 비애를 삼켰는데 이제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통통 몸을 튕기며 날듯이 걷게 될 터이니 새삼 세상이 환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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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12-19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네요. 1년 이상 아프셨었다니 그동안 많이 힘드셨겠어요. 아픈 정도가 미미한 단계라면 모를까 일단 아픔을 느낄 정도까지 되면 병원에 가는게 정답인것 같아요.
잘 회복하셔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날듯이 걷게 되시길 바랍니다. 마음은 저절로 가벼워지시겠지요.

nama 2013-12-19 21:41   좋아요 0 | URL
병원이야 많이 다녔지요. ㅈ정형외과, ㅇ정형외과, ㄱ대학병원,ㄱ한의원, ㅇ한의원, 족부전문 ㅂ한의원...그러다가 자가치료...다시 병원으로. 가히 병원 순례가 되겠는데 처음부터 제대로 짚어주었으면 시간은 끌지 않았겠지요. 물론 그 사이에 아픈 지점이 바뀌기도 했구요.
아프면 서럽다는 것만은 확실하네요.

고맙습니다. 님도 건강하세요.
 

 

 

 

 

 

 

사족: 제목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얘야, 너 만큼은 똑바로 걸어라." 이게 모든 부모들의 심정이겠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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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12-15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모습은 앞모습과 또 다른 감상과 생각을 주는 것 같아요.
두번째 사진엔 숲으로 들어오는 빛을 어떻게 저렇게 절묘하게 잡으셨나요. 멋있어요.

nama 2013-12-15 21:37   좋아요 0 | URL
기분이 자꾸 가라앉아서 한번 올려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꼼쥐 2013-12-17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장난 같지만 숲속의 고요가 들리는 듯합니다. ^^

nama 2013-12-19 12:01   좋아요 0 | URL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그저 고맙습니다.

sabina 2014-05-1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늘 느끼는거지만, 사람의 뒷모습은 감상의 여운을 길게주지요.
감상의 꼬리가 오래전 다녀온 오대산 전나무숲까지 이어놓네요. ^^

nama 2014-05-24 21:54   좋아요 0 | URL
사실은 제 아버지와 닮은 딸아이의 팔자걸음이 우스워서 올린 사진인데, 여운을 줄 수도 있군요.
 

 

 

 

 

 

 

 

 

 

 

 

 

 

 

 

로마인들은 전쟁에서 이기고 귀환한 장군에게 노예를 보내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라고 속삭이게 했다 한다. 그 장군의 자긍심이 과도하게 커지지 않게 하려는 목적에서였다.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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