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기게 눈을 겨냥하는 눈초파리, 

초저녁에 반짝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반딧불. 

성가신 것들도 많고 예쁜 것도 많은 시골. 

재주껏 사진에 담아본다.



흉내내기 어려운 색감. 개머루.




이렇게 아름다운 곤충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노린재




사마귀와 아이콘택트




이름이 뭐드래요? 00 잠자리.




금산 며느리인 친구가 알려준 이름...기름메뚜기




귀뚜라미라는데...




농부의 딸, 내 친구도 우리나라에서 처음 본다는 박쥐.

날벌레 잡는다고 처마 밑에 붙여놓은 끈끈이 트랩에 새끼박쥐가 걸려들었다. 

미안한 마음에 사진은 작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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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5-09-03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끼 박쥐까지 사진 찍으신 여기는 어디일까요?

nama 2025-09-03 16:26   좋아요 0 | URL
강원도 양양이래요~

잉크냄새 2025-09-03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머루는 파레트에 쏟아놓은 물감같네요.
작은 잠자리는 실 잠자리가 아닌지요?

nama 2025-09-03 20:47   좋아요 0 | URL
글쎄요.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크게 보면 향신료 전쟁과 관계있지만 딱히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고,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라 그냥 번호를 붙여나간다. 처음부터 다시 정리한다면 좀 깔끔할 텐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고 독서 역시 그렇다. 일단 되는대로 읽어보는 수밖에.
















육두구, 정향 등의 향신료를 둘러싼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과 약탈의 행렬. 포르투갈, 스페인의 뒤를 네덜란드가 화려하게(?) 잇는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350년간(1602~1949)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우리가 당한 일제 강점기의 10배에 해당하는 350년간의 지배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냥 책을 읽을 땐 그런가보다 했는데 막상 글을 쓰다보니 350년이라는 햇수를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거다. 어떻게 살아냈을까. 그 긴 세월을 꿋꿋하게(?) 고혈을 빨아먹은 네덜란드도 참 대단한 나라이지 싶다. 그래도 양심 있는 누군가가 있어 그 물줄기를 바꾸었다.


에두아르트 다우어스 데커르 Eduard Douwes Dekker(1820~87) 

물타뚤리Multatuli. '엄청난 고통을 받은 자'라는 뜻을 가진 단어를 필명으로 한 사람.

1860년 세상에 나온 책이 <막스 하벨라르>이다. 절판되었으나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2020년 교양부문 세종도서에 선정되어 공공도서관, 전문도서관, 작은도서관 및 초중고 등 전국에 보급'되어 있다고 한다. 책이 몇권 안되는 시골도서관에서도 빌릴 수 있어서 놀랐었는데...사익을 추구하지 않는 '공공'의 힘을 깨닫는다.(말이 자꾸 옆으로 샌다.)


초반의 예의 만연체를 잘 넘기면 이 책의 저력이 독서의 기쁨과 함께 전해져온다. 세월이 흘러도 살아남는 힘을 실감하면서 '이런 게 바로 고전이구나'하는 새삼스런 깨달음까지. 또 하나. 눈 밝은 사람이 있어 책을 발견하고, 세상에 퍼뜨린 사람도 있고, 그걸 알아주는 사람도 있고...뒤늦게 이렇게 감탄하는 사람도 있고... 또 누군가 이 글을 읽고 이 책을 집어들겠지. 이름하여 '고전'의 힘.


이야깃거리가 많아서 할 말도 많은 책이다. 소설 속의 소설인 '사이쟈와 아딘다' 이야기도 인상적.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당시 네덜란드 목사님의 말씀.


p.204

독자 여러분, 목사님 말씀 중에서 쟈바인들의 육체노동을 강조한 대목을 유념해 주십시오.(중략) 목사님은 그 보고서들을 들고 쟈바인들에게 노동할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만이 그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는 길이라고 역설하셨고요.(중략) 전능하신 하나님이 애당초 그 땅을 커피재배에 적합하지 않게 만드신 건, 그곳 주민들에게 영생할 기회를 주시고자 그리하셨는지도 모릅니다. 커피를 재배할 수 있게끔 구슬땀을 흘리며 토양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르박 주민들을 구원받게 하려는 절대자의 세심한 마음쓰심이지요. 


p.205

복음서야말로 최고선에 이르는 길잡이 아닙니까? 그리고 복음서에 구원보다 더 숭고한 목표가 있습디까? 도대체 그 무엇이 구원보다 더 가치가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의 책무는 그들을 구원받는 길로 인도하는 것 아닙니까? 이 책무를 다하는 데 노동이 필수라면- 저를 예로 든다면 지난 20년간 문턱이 닳도록 커피거래소를 드나들었지요- 그들에게 노동을 강제하지 않는 건 우리 이기심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지 않습니까?


말인지 막걸리인지...뭐 지금이라고 다를까만...


p. 259

삶이 지옥일지라도

어떤 자는 모든 영화를 누리고 살며

온갖 죄악을 저질러 사람들 앞에 나서지도 못하면서

금고는 터져만 간다네


p.327

이처럼 하벨라르가 이중고를 겪은 이유는 불법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는 권력자들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범죄행위를 혐오하면서도 자신이 나설 필요까지 있겠냐며 방관하거나, 불의와 맞서 싸우길 아예 포기한 사람들의 소심함과 우유부단함이 그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중략) 정의가 강자 편에 설 것이라는 답답한 확신이 어느 때보다도 강한 상황에서 불의를 공격하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p.356

"기독교 신자 둘이 싸우며 도와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은 누구 편을 들어주나요?"



1860년에 간행한 책을 2025년에 읽어도 참신한 느낌이 드는 건, 세상은 구태의연하고 여전히 돈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
















이 책은 <향신료 전쟁>을 쓰신 분이 쓴 후기작이라 반갑게 주문했는데....

설탕 전쟁을 논하기 전에 오타 전쟁을 치르는 중..,


p.31  ~이사벨 여왕~

p.40  ~무엇이 있는지 있는지

p.135 ~ 무역

p.149 ~런데 >>> 그런데


많이 서두르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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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욕망의 향신료 제국의 향신료>에 실린 글이다.


p. 355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반다제도 주민을 학살했고, 경쟁 관계에 있는 섬들의 육두구 플랜테이션 농장을 파괴했으며, 몰래 거래했다는 이유로 원주민을 가혹하게 처벌했다. 그들은 향신료 교역을 거의 완벽하게 독점했기에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다.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는, 그 시대의 건물, 운하, 렘브란트의 그림, 과학, 프로텐스탄트 계몽운동은 부분적으로는 말레이군도 사람들의 고통으로 일궈낸 것이다.


***********************************************


이미 올렸던 글을 다시 덧붙이는 이유.... 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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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포스팅한 '향신료 전쟁에 관한 책'에서 마지막에 언급한 것은 하비에르에 관한 책이었다. 드디어 다 읽었다.















아시아 선교의 아버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16세기에 세계를 훑고 다녔다. '나바레, 파리, 베네치아, 볼로냐, 리스본, 모잠비크, 소코트라, 고아, 코친, 진주해변, 실론, 말라카, 암보니아, 테르나테, 모로타이, 가고시마, 히라도, 야마구치, 후나이 그리고 중국의 상천도를 오가며 아시아에 복음을 전'했다고 한다. 이 책을 쓴 김상근 교수는, '역사적인 인물의 생애를 연구할 때, 그가 태어난 곳과 활동하고 임종한 장소까지 현장을 확인한 후 집필을 하는 습관이 있어, 이 책도 하비에르가 태어난 스페인에서부터 그의 시신이 모셔진 인도 고아까지 긴 순례를 마친 뒤에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은이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하비에르 유적을 잊을 만하면 만났던 나는 내내 하비에르가 궁금했었다. 궁리 끝에 찾아낸 책도 있었다.


   


   

그런데 영인본이었다. 책을 카메라로 찍어서 책으로 만든 책. 영인본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에 굴복, 읽어볼 엄두도 못냈는데, 김상근의 위의 책을 읽은 후, 가만히 들여다보니 문장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 


김상근의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일본 선교에 관한 부분이었다.


{p.226) "일본인들은 지금까지 발견된 인종 중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아닌 인종 중에 일본인을 능가하는 인종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서로 우호적인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다른 어떤 것보다 명예를 소중히 여깁니다...."

(p. 280) 하비에르는 일본에서 선교가 성공을 거두려면 인도나 몰루카 제도에 투입되던 선교사와는 차원이 다른 , 특출한 선교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활동할 선교사는 고도의 철학적 이론으로 무장한 불교 승려들과 신학적 논쟁을 벌일 수 있는 훈련을 받은 사람이어야 했다.


하비에르가 일본에서 보낸 시기는 1549년 8월 15일 부터 1551년 11월 20일 까지. 그러니까 16세기 중반으로 일본이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외교관이자 교수로서, 역시 이쪽 세계를 누비는 서현섭의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이 책에도 하비에르와 일본의 기독교 선교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p.159) 그때 항해장이 '선교사들은 영토 정복의 앞잡이'라는 의미의 말을 했다고 한 것이 히데요시의 귀에 들어갔다. 히데요시는 1596년 12월 교토와 오사카에서 프란치스코회 소속 신부와 선교사 6명, 일본이 수도자 및 신도 등 모두 24명을 체포하여 나가사키로 연행하여 처형하도록 명하였다.


일본에서 기독교가 거의 전멸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체제 위협을 용납할 수 없었고, 영토 정복에 겁먹을 수도 있었고, 동성애를 금하는 교리에 거부감이 들었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아래 책 <일본의 굴레>에 나온다.) 아무래도 내가 납득하는데 시간이 걸릴 듯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을 난독, 다시 정신차리고 포르투갈로 돌아온다. 향신료 전쟁의 주인공은 포르투갈로부터 시작했으니까.















대항해시대의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역학 관계가 왕조사 위주로 잘 정리되어 있으나...친절함에도 불구하고 family tree에 머리를 쥐어짜는 느낌?


하여튼 수험생 공부하듯 이 책 저 책 들춰가며 내용을 서로 보완하며 읽는 맛에 여름 더위를 잊을 정도. 
















왕조사 위주의 책을 구태의연하게 보는 저자 주경철의 관점은 매우 세밀하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통이 크면서 섬세한 책인데 975쪽으로도 부족한지 설명이 압축되어 있다. 당장은 대항해시대의 포르투갈과 스페인 부분만 읽었는데 콘사이스(concise)하다고 할까. 간결하다. 그동안 읽었던 대항해시대 관련 책을 압축, 보충 설명하는 듯하다. 자루에 대충 줏어담은 돌멩이들을 흔들어서 반듯하게 정리하는 느낌이다. 읽을 만하다. 읽다보면 저 두꺼운 책도 다 읽을 날이 오리라. 책을 쓴 사람도 있는데 읽기가 쓰기 보다 어려울까.


그래도 소설 한 권쯤은 읽어줘야지.
















두 번 놀란 책. 책이 얇고 작아서 놀랐고, 내용이 빈약해서 놀랐고. 하루키의 글이니까 책으로 나왔지 무명 작가의 책이라면 세상에 나오지도 못할 책. 아무래도 소설, 에세이가 눈에 안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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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를 얘기하는 이 책은 책 자체가 잡초 같다. 잡초처럼 뽑아내 읽어도 또 읽을 게 남아있는, 뽑아도 뽑아도 되살아나는 잡초 같다. 그러니 한번 읽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책장의 책을 다 뽑아내도 아마 이 책은 끝까지 살아남을 것 같다. 



상큼하게 먹겠다고 심은 상추 모종은 배고픈 고라니에게 다 뜯겨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텃밭. 한여름 잡초가 제왕처럼 차지하고 있다. 그 팔팔하고 대찬 기세가 장대하다 못해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족히 지름이 50 cm 가 넘는 이 풀 이름은, 땅빈대. 뭔가 퍼펙트한 만다라 같은 자태, 감히 잡초라고 부르기가 미안하다.




(p. 94)  위로 자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세상의 일반적인 가치나 상식에 사로잡혀 살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자기만의 삶을 살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낮게 기며 사는 땅빈대의 이러한 삶의 방식은 상층부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대개의 잡초 가운데서 이채롭다. 땅빈대는 홀로 새로운 세계를 열고 그 길을 가는 이색적인 풀이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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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읽기 시작한 이 분야가 자못 흥미롭다.















국내 저자의 책이라 가독성이 좋아 재밌게 읽었는데...지금 재독하려고 하니 완독한 지 일 년도 안됐건만 새롭게 다가온다. 책을 다 읽었다는 게 뭔지, 내 자신이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읽었다고, 이미 읽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다.
















<향신료 전쟁>에서 기본을 닦고 읽으니 내용 파악은 쉬웠으나 좀 더 정밀한 집중력이 필요했다. 시간이 좀 걸렸다. 다시 읽고 재차 내 것으로 소화하고 싶으나 왠지 학생이 된 느낌?















며칠 끙끙거리며 읽었다. 휘리릭 페이지가 넘어가지는 않으나 읽다보면 어느새 끝이 보인다. 물론 재밌는 건 마찬가지.


와중에 책을 한 권 발견했다.















자비에르가 스페인어로는 하비에르라는 사실을 몰라서 그간 이 책의 존재를 몰랐다. 억울한 심정.

프란치스코 자비에르는 누구? 16세기 동남아시아 일대, 일본에서 기독교를 전파했던 선교사로 이 분을 빼고는 동남아시아와 일본의 기독교를 논할 수 없다. 


https://blog.aladin.co.kr/nama/1113975


2007년의 마카오여행기에 자비에르를 발견(?)한 놀라움을 기록했었다. 이 놀라움이 왜 계속되냐면, 잊을만 하면 곳곳에서 조우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고아,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마카오, 필리핀의 세부(작년에 갔었는데도 벌써 가물가물하다.) 에서 이 분을 기리는 성당을 보았다. 그래서 늘 궁금했다. 책이 나올만 한데... 바로 위의 책도 그 궁금증에서 나왔다고 한다. 게다가 발로 뛴 책. 주문을 넣고 기다리는 중이다. 기왕이면 일본의 나가사키에도 가볼까... 모색 중.


몇년에 걸쳐 두고두고 하는 공부가 좋다. 독서에도 주제가 있으면 더 재밌다. 아직도 가슴이 설렌다. 책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음은 <욕망의 향신료 제국의 향신료>에 실린 글이다.


p. 355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반다제도 주민을 학살했고, 경쟁 관계에 있는 섬들의 육두구 플랜테이션 농장을 파괴했으며, 몰래 거래했다는 이유로 원주민을 가혹하게 처벌했다. 그들은 향신료 교역을 거의 완벽하게 독점했기에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다.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는, 그 시대의 건물, 운하, 렘브란트의 그림, 과학, 프로텐스탄트 계몽운동은 부분적으로는 말레이군도 사람들의 고통으로 일궈낸 것이다.


30년도 더 된 일이지만 만약 암스테르담의 운하에 가보기 전에 위의 책들을 읽었더라면 여행의 방향은 더 선명해지고 나라는 인간도 지금보다 나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이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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