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에 나왔던 충북 단양 소재의 새한서점에 다녀왔다. 몇년 동안 벼르고 벼르던 방문이었다. 유명세를 타지 않았다면, 글쎄, 가려고 마음이나 먹었을까 싶게 시골 깊숙한 곳에 박혀(?) 있었다. 경박한 도시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박혀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곳이다. 유명세 덕분인지 우리가 갔을 때도 연신 사람들이 들락날락하고 있었으나 대부분은 그저 구경삼아 온 것이지 진지하게 책을 고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내방한 사람들이 책 한 권이라도 사들고 가길 바라는 심정이 들었다. 그곳에 온 관심과 차량의 기름값을 치를 정도의 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 그 정도의 마음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왜냐면, 서점의 기운이 이미 쇠락의 운명을 어쩌지 못하고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로하신 주인 할아버지의 서점에 대한 애정과 정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의당 그래야 할 일이다.

 

솔직히 이 서점에서 소위 말하는 힐링을 받고 오지는 못했다. 만약 내게 시간이 넉넉히 주어져서 온종일 이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채 반나절도 못되어 울면서 뛰쳐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무너져가는 서가, 흙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한 옛 서적들 틈에서 반듯하게 버티고 있을 재간이 없을 것같다. 내 자신의 앞날을 미리 앞당겨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면 과장이 지나칠까.

 

각설하고, 사진을 감상하시라.

 

 

 

전경을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점 정면

 

 

 

 

이 부분은 꼼꼼하게 읽어주시길 바란다. 

 

 

 

서점 입구겸 테라스

 

 

 

말하자면 서점의 로비

 

 

 

 

내가 구입한 책. 대부분 알라딘에서도 구입할 수 있으나 <인도의 사랑>은 글쎄 이곳이 아니면 구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내 바람이다. 나만 소유하고 싶은...

 

 

 

 

 

 

 

 

 

 

 

 

 

 

 

 

 

 

 

 

포르투갈의 어떤 서점에서는 5유로의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물론 책을 구매하면 5유로를 할인해준단다. 내가 만약 주인이라면 욕을 먹을지라도 이 방법을 취해볼 텐데. . 그러다 아무도 안 오면? 그래도 책 볼 사람은 반드시 오리라는 믿음을 믿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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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0-04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소네요~우아!

nama 2018-10-04 12:18   좋아요 0 | URL
명소이긴하나 서점이라 생각하고 책을 봐주면 좋을 듯해요. 그냥 구경만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2018-10-04 1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4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용이 있는 수다조차 별로 즐기지 않는지라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고 할 수는 없다. 많이 건너뛰며 읽었다. 목련에 관한 다음 설명은 기억하고 싶다.

 

'1억 년 전, 목련은 백악기 시대에 최초의 꽃 피는 속씨식물로 등장했다. 식물 세계의 빅뱅이었다. 이 시기는 벌이나 나비가 나타나기 전이었다. 목련을 찾은 곤충은 벌이나 나비들의 선배 격인 딱정벌레들이었다. 딱정벌레는 날개가 두껍고 딱딱하며 큰턱이 발달하여 씹기에 좋은 입을 가졌다. 따라서 딱정벌레들이 다녀간 꽃은 상처를 입어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한다. 이에 목련은 암술과 수술을 견고하게 만들고, 펼친 꽃잎은 딱정벌레가 머물 수 있도록 위를 향하게 만들었다. 또한 나비나 벌이 좋아하는 꿀을 형성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딱정벌레가 꿀보다 꽃잎을 먹는 곤충이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오면서도 목련은 이 생존방식을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도 딱정벌레를 매개자로 불러낸다. 그래서 목련을 '살아 있는 화석식물'이라 부른다. 때로는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보다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음을 목련의 진화사가 보여준다.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이다.'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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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큐 가든이 있다면 인천엔 소래습지생태공원이 있다.' 한 시간 내내 공원을 거닐며 생각해낸 자랑스런 문장이다.^^  오늘은 유달리 하늘과 구름이 눈에 들어온다.

 

 

 

 

 

 

 

 

 

 

 

 

 

 

 

 

 

 

 

 

 

 

 

 

 

 

 

 

 

만조를 향해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었고 다리 위에서는 대여섯 분의 아저씨들이 망둥어 낚시에 한창이었다. 마침 운이 좋은 이 아저씨의 낚싯줄에는 4마리의 망둥어가 한꺼번에 딸려 올라왔다. 사진을 찍고 싶다니까 이미 잡은 망둥어 한 마리를 슬쩍 낚시 바늘에 걸어놓으신다. 아저씨 얼굴 찍어도 되냐고 여쭈니 괜찮다고 하신다. 아저씨 얼굴에 뿌듯함이 보일 듯 말 듯 하다.

 

 

 

 

이 식물 이름을 알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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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도서관에서 책을 쌓아놓고 읽었다. 게중에는 영운학의 기초가 되는 책도 있어서 매우 반가웠는데 알고보니 임용고시수험서였다. 정말 알찬 영문학 개론서였는데...아쉽다.

 

 

1.

 

 

 

 

 

 

 

 

 

 

 

 

 

나는 단아하고 세련되고 매끄러운 글을 참지 못한다. 예전에는 분명 이런 스타일의 글발에 감동하고는 한숨 짓거나 베껴쓰거나 그랬을 텐데 지금은 심기가 불편해진다. 이런 책은 도저히 끝까지 읽지 못하고 도중 하차하고 만다. 계속 읽다보면 동어 반복에 질리고 만다. 소위 말하는 매너리즘이 감지되면서 글의 내용이 마음의 밑바닥을 흔들지 못하고 겉돌고 만다.

 

그래도 한 문장은 건졌다고 생각했다.

 

'지도로 무장하면 여행자의 세계는 축소된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여행의 기술>에서 인용했다 함.

 

 

그럴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여행이 낭만적일 수만은 없다. 지도로 무장해도 길을 잃고 방황하게 마련인 게 여행이다. 표현은 멋져보이지만 현실성 떨어지는 이런 문장에 이내 식상해지고 만다. 세련된 문장을 그냥 즐기면 되는 데 나는 그게 왜 안될까? 차라리 저 말을 인용하는 대신 지도 없이 길을 헤맨 경험을 이야기했다면 훨씬 이야기에 빠져들 텐데 말이다.

 

 

 

2.

 

 

 

 

 

 

 

 

 

 

 

 

 

 

착한 행동이라도 남을 위할 때는 몰래 해야 하거늘, 내가 옳다고 남의 잘못을 호되게 꾸짖으면 그 사람이 올바를 길로 들어설 것인가?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순간 사람들은 대개 모욕을 느껴서 오히려 반항한다. '그래 나는 나쁜 사람이다. 그런 너는 얼마나 착하냐?' 그는 결국 마음으로 승복하지 않는다.

 

 

 

 

3.

 

 

 

 

 

 

 

 

 

 

 

 

 

 

 

 

나는 더 이상 앞에서도 뒤에서도,

희망이나 두려움을 보지 않는다.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가 발견하는 좋은 것을 취한다.

지금, 여기서 가장 좋은 것을.

 

-존 그린리프 휘티어(미국 시인, 노에 폐지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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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빵집에 식빵을 사려고 들어서는 순간, 잘 생긴 청년이 문 앞에서 내게 작은 빵봉지를 내민다. 내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빵을 주려고 나왔다나. 오우, 기특한 녀석. 누구누구 샘 아니냐며 자기를 알아보는지 묻는다. 얼굴이 눈에 많이 익었다. 기억은 나는데 이름은....모르겠다. 이럴 땐 솔직하게 물어본다.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은 기억 안 난다고. 녀석이 이름을 밝혀주니 몇 년 전 기억이 오롯이 난다. 은근히 미운 짓을 한 녀석이었으나 워낙 거물급이 많아서 그 축에 들지는 않은, 그래도 얌전한 녀석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 당시의 거물급 아이들이 꿈 속에 나타나곤 하는데 그런 날은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식빵을 사러왔으니 매장으로 들어가 식빵 한 봉지를 골라서 계산대로 가져갔다. 신용카드를 내미니 제자녀석이 그냥 가져가란다. 엉? 이래도 되나? 주인 아들은 아닐텐데....

 

"고마워, 이럴 줄 알았으면 예전에 더 잘해줄 걸 그랬네.ㅎㅎㅎ"

 

"이미 늦었어요. ㅎㅎㅎ."

 

 

 

고맙다, 도형아. 너그러운 청년으로 성장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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