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있는 수다조차 별로 즐기지 않는지라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고 할 수는 없다. 많이 건너뛰며 읽었다. 목련에 관한 다음 설명은 기억하고 싶다.

 

'1억 년 전, 목련은 백악기 시대에 최초의 꽃 피는 속씨식물로 등장했다. 식물 세계의 빅뱅이었다. 이 시기는 벌이나 나비가 나타나기 전이었다. 목련을 찾은 곤충은 벌이나 나비들의 선배 격인 딱정벌레들이었다. 딱정벌레는 날개가 두껍고 딱딱하며 큰턱이 발달하여 씹기에 좋은 입을 가졌다. 따라서 딱정벌레들이 다녀간 꽃은 상처를 입어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한다. 이에 목련은 암술과 수술을 견고하게 만들고, 펼친 꽃잎은 딱정벌레가 머물 수 있도록 위를 향하게 만들었다. 또한 나비나 벌이 좋아하는 꿀을 형성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딱정벌레가 꿀보다 꽃잎을 먹는 곤충이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오면서도 목련은 이 생존방식을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도 딱정벌레를 매개자로 불러낸다. 그래서 목련을 '살아 있는 화석식물'이라 부른다. 때로는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보다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음을 목련의 진화사가 보여준다.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이다.'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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