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 만든 도자기가 드디어 나왔다. 세 차례에 걸쳐 도자기 연수를 받으며 내린 결론이란, 도자기를 빚는 게 그리 재밌지 않다는 것이다. 이걸 깨닫기 위해 세 번이나 연수를 받았다니...그것도 기초만. 기초가 잘 다져지지도 않는데 그래도 또 도자기 빚겠다고 덤빌지 모를 일.

 

 

 

문양은 이름의 이니셜인 ㄱ, ㅅ, ㅈ 을 새겨 넣었다. 이웃 사촌인 ㄱ,ㅅ,ㅈ 에게 주려고 만들었다. 내게는 사진만 남는 셈이지만 주인을 찾아주어서 기쁘다.

 

 

 

작은 신선놀음.

 

 

 

 이건 장난.

 

 

 

신선놀음+ 장난= 예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61쪽....이외수: 예전 산속에서 수도하는 사람들은 하얀 빛깔의 편편한 돌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않아 있었다. 그 흰 돌 위에 올라가서 씻지 않고 4년 정도 그렇게 앉아 있으면 몸에 있는 모든 먼지와 때가 아래로 내려와 발뒤꿈치로 모인다. 뒤꿈치만 씻어주면 된다. 흰 돌을 살펴보면 전혀 더러워지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땀이 나는 겨드랑이나 사타구니도 신경 쓰지 않고 두면 땀이 때와 결합해서 살에 붙어 있다가 두껍게 딱지가 지고, 그 딱지가 떨어져나가면 어린아이 피부 같아진다. 고약한 냄새는 커녕 향이 난다. 향나무에서 나는 냄새와 같다. 

 

 

아침에 이 부분을 읽고 무릎을 치며 한참 웃었다. 이외수, 점점 좋아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 딸과 주고 받은 문자 내용이다.

 

나: 딸,학원 몇시에 가? 저녁은? 엄마친구가 그러더라,수시는 그냥 다 떨어지는 거로 생각하라고. 기죽지마, 딸.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해.

 

☞ 그런데 진짜 하고 싶은 공부는 아버지가 싫어해.

 

☞ 내가 보기에 싫어한다기 보다는 너의 강한 의지를 기대하시는 거야. 세상을 이겨내는.

 

☞ 다른 학생이 힘들면 불쌍한 거고 내가 힘들면 의지가 약한 거고.

 

☞ 오해하지마 딸 네 지친 모습에 가슴이 쓰려 아버지라고 다를까 부모인데

 

☞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고 난 실패만 반복하겠지

 

☞ 실패해도 내 사랑하는 딸이야

 

☞ 하지만 내가 못 견디면 끝인데. 끝

 

☞ 끝이 어딨어. 슬픈 말 하지 말자. 엄마가 지켜줄거야.

 

☞ 아버지가 원하는 것: 순종하되 온실 속의 화초같으면 안되고 도전하되 여자들이 대부분 가는 쪽이며 취업과 전망이 좋은 곳이어야 함  다 모순적이야

 

☞ 굉장히 문과적인데 역시 자질이 좋아 아깝다 우리딸

 

☞ 재수하면 문과로 갈까

 

☞ ㅎㅎ찬성

 

☞ 문과 가면 뭐 먹고 살지

 

☞ 밥 없으면 빵 먹지

 

☞ 허 이런 느낌이구나

 

오후5시.  딸이 공부하고 있는 학교로 가서 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교문밖에 서 있는 엄마를 본 딸이 왜 왔느냐고 물었다.

 

"왜긴. 공중낙하할까봐 왔지."

딸이 헤헤 웃는다. 후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ablna 2014-10-3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만큼 살다보니 결판나기 전에는 복잡하고 질퍽한 문제도 결판난 후에 보면
더없이 간단하고 선명해 지는게, 나쁘지 않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딸 수시, 수능 다 실패하고 패색 짙은 바둑판에 마지막돌 던지듯이 전문대
갔었지요.
올해 졸업하고 의무기록사로 대학병원에 다니며 하는말,
˝엄마, 의사보다 더 좋아. 이대로 정직원이나 됐음 좋겠당.˝

내가 즐길수 있는 것이면서 취직도 잘되는 것이 대학의 정답이긴 한데,
차선책도 괜찮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인데 취직이 어려운 것, 또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취직이 잘되는 것... 전자가 취직이 잘 될 수도, 후자가 그분야가 좋아
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흔히 하는 말로 어떤 결과든 마음먹기에 달린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 할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나서 결과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관조하듯 편안히...
그 후는 그때 가서 생각해도 충분하니까,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라 생각
하면 그뿐, 기죽을 필요 없다고 봅니다. 아자아자!

nama 2014-10-30 23:30   좋아요 0 | URL
아래글에도 그런 말을 누군가 하고 있지요.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
되는 대로 산다기 보다는 자연스런 흐름을 따라 살자는 얘기일 테죠.
늙어가는 사람은 그게 되는데 아직 10대인 딸에게 그걸 기대한다는 게 매우 부적절하고 어렵다는 점이지요.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길을 앞에 두고 노심초사하고 불안한 날들을 보내는 게 힘들지요. 그래도 견뎌내야 하겠지요.
인생 선배님, 감사드려요.ㅎㅎ

sabina 2014-10-31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루하루는 성실,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제 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은 편했는데 사회적인 잣대의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나 봅니다.
아니면 하루하루의 성실이 부족했던지...

아이에게 어른같은 감정다스림을 바랄 수는 없지요.
그래서 고3은 고3엄마가 셋트처럼 필요합니다.
헤헤 웃을 수 있도록 중간중간 따뜻한 시선을 주는 좋은 셋트엄마가 있어서
잘 이겨낼 겁니다.





nama 2014-11-01 10:08   좋아요 0 | URL
잘 이겨내기를 물론 바랍니다만, 솔직하게는 딸이 제대로 실패하기를 바랍니다. 대학을 졸업하고서야 실패를 경험한 엄마로서 하는 말이지요. 실패에 대한 내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른다면 더욱 좋겠지만...실패에 대한 욕망이 이리도 크다니...부모는 어쩔 수 없나봅니다.
 

박웅현의 글을 읽다보면 삶이 정리되는 기분이 된다. 위로 보다 차원이 높다.

 

 

 

 

 

 

 

 

 

 

 

 

 

 

 

밑줄은 마음으로 긋고 그냥 읽은 것으로 만족하고자 했으나 그래도 다음 구절은 베끼고 싶다. 

 

p.226....최근엔 젊은 사람들에게 '꿈 꾸지 말라'는 강의를 합니다. 제발 꿈 좀 꾸지 말라는 게 강의의 주요 포인트예요. 우리 제발 꿈꾸지 말고 삽시다. 꾸려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잘 살지, 그런 작은 꿈을 꾸면서 삽시다. 교수가 되고 말 테야, 큰 사람이 될 거야, 꼭 대기업에 취직해 임원이 되겠어, 연봉 3억을 받겠어, 이런 꿈 좀 꾸지 말고 말입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씨는....."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 지혜입니다. 맞습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고, 인생은 되는 대로 살아야 합니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의 결과가 인생이 되는 겁니다.

 

이 글을 읽다가 떠오는 게 있다. 학생생활기록부에는 학생 본인과 부모의 진로희망을 써넣는 항목이 있다. 필수항목이라 무엇인가를 꼭 써넣어야 한다. 요즘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황당한 꿈을 꾸지 않기 때문에 회사원, 교사, 공무원, 디자이너 등을 쓰거나 약간 공부가 되는 아이들은 의사, 검사 정도 이렇게 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교사'라는 말을 쓰지 말고 반드시 국어교사라거나 수학교사라거나 헤어디자이어, 의상디자이너...이렇게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고 해서 생활기록부를 쓰는 기간이 돌아오면 헛웃음을 치면서도 그 지시에 따르게 된다. 물론 아이들을 다그치면서.

 

웃기지 않은가. 중학교1학년짜리 아이한테 과목을 정해서 무슨 교사가 되고 싶은 지를 정하라는 게. 인생이 어떻게 바뀔 지 아무도 모르는데 교사도 그냥 교사가 아니고 과목을 정해서 꿈을 꾸라는 게. 꿈을 강요하는 시대, 그렇다고 꿈을 펼칠 수 있을만큼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기만이고 사기다.

 

 

선운사에 세워져 있다는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글귀를 옯겨본다. 첫 문장부터 가슴에 철썩 달라붙는다.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중국 명나라 때 묘협이라는 스님이 불자들에게 들려준 <보왕삼매론>이라 한다. 검색해보니 책도 나와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4-10-2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시기엔 이것저것 매일 되고 싶은 것들이 계속 바뀌는 꿈이 많은 아이들도 많고, 또 저처럼 별 생각이 없어서 이번엔 여기다 뭘 쓰지 싶은 아이들도 있을텐데, 둘 다 빈칸을 보면서 망설이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하는 직업도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많지 않을까요. ^^;

nama 2014-10-27 16:17   좋아요 0 | URL
진로와 직업을 동일시하는 게 문제이지요. 이건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일관된 방향으로 스펙을 쌓아야 입시에 유리하다고 하여 이과면 이과 문과면 문과로 고정시키는데 이것도 문제라고 봐요. ....아이들에게도 일찍부터 직업만 강요하지 말고`되는 대로 살아라.`라고 말해주고 되는 대로 사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주면 안될까요?
 

아파트 근처, 거리에서 파는 중고 재봉틀을 14만 원에 구입했다. 이미 60년 가까이된 재봉틀이 있지만 그건 고장난 지 오래된 것으로 버리기가 아까워 그냥 소장하고 있을 뿐, 늘 재봉틀이 하나 있었으면 했다. 그러나 새 것은 부담스러웠다. 재봉틀을 자주 사용할 것도 아니고, 재봉틀을 놓을 공간도 여의치 않고 해서 늘 망설였는데...드디어 내가 찾던 손재봉틀을 만나게 된 것이다. 족히 30년은 넘었을 거라고 한다.

 

초등학교 때 어깨 너머로 배운 재봉질을 기억을 더듬어가며 해보았다. 된다.

 

 

 

아주 고전적인 모양의 재봉틀. 내게 재봉틀은 이런 모양이어야 한다.

 

 

 

체육대회때 사용했던 플래카드로 장바구니를 만들어보았다. 업사이클링이다.

흠, 내가 보아도 잘 만든 것 같다.ㅎㅎㅎ

 

 

 

만드는 김에 하나 더 만들었다. 근데 두번 째는 흥이 덜 난다. 간사하다, 내 마음과 손가락이.(2014.10.25)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14-10-2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뵙겠습니다, 저는 서니데이라고 해요. 재봉틀 사진을 보고 들어왔어요.

이건 부라더 미싱인가요. 손잡이가 보이는 것 같은데, 손으로 돌려서 쓰는 미싱인가봐요. 요즘은 오래된 미싱에 작은 모터를 달아서 쓸 수 있도록 바꾼 것들도 있다고 해요. 오래되었는데 지금도 잘 쓸 수 있다면 전에 쓰신 분이 아주 잘 쓰셨나봐요.

만드신 장바구니도 실물 보면 멋있을 것 같습니다. 전에 플래카드여서 그런지 색상도 선명하고, 쓰기에도 튼튼해서 좋을 것 같네요.

올려주신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nama 2014-10-24 07:4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손에 만져본 것이라고는 손재봉틀밖에 없어서 모터가 달린 건 좀 두려웠거든요.
습성을 바꾸거나 버리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요즘엔 낡은 것들이 좋아져요. 제가 낡아가니까 동병상련쯤 되나요.~~

권순주 2014-10-24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릴 때 엄마가 재봉틀을 돌리는 것을 보았지요. 치마도 만들어 주셨는데. 참 지금도 만들어 주셔요. 풍기인견으로 여름 잠옷도 만들어 주시고, 이불도 만들어 주시고요. 근데 한 번도 내가 해보겠다는 생각은 안 했답니다. ㅎ 플래카드 장바구니를 보고 언젠가 한 번 저도 도전하고 싶다는 맘이 생겨요. 감사합니다. ^^*

nama 2014-10-24 19:29   좋아요 0 | URL
어머니께서 지금도 만들어주시다니 놀랍고 부럽습니다.
저도 예쁘게 만들어서 하나 드리고 싶어요.